"억울함 못풀고 하늘로"…기술탈취 피해 중소기업 '눈물'
기술탈취 피해기업 4곳 하소연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술탈취 신문고 출범식 겸 확대 범정부 대응단 간담회'.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7.04.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26/NISI20260326_0021223796_web.jpg?rnd=20260326165227)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술탈취 신문고 출범식 겸 확대 범정부 대응단 간담회'.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7.04.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김지완 현 씨디에스글로벌의 딸인 김찬미씨는 대기업의 기술탈취로 회사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기술탈취 피해를 주장하는 중소기업 4곳이 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았다. 직접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한 이들은 엔이씨파워, CGI, 티오더, 씨디에스글로벌이다.
중소기업 권리회복을 위한 공익 재단법인 경청과 김종민 무소속 의원,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으로 마련한 간담회에서 이들은 대기업의 기술탈취로 생존의 기로에 섰다고 주장했다.
엔이씨파워는 SK에코플랜트와 친환경 소각로 운영 최적화 솔루션 기술을 두고 분쟁을 겪고 있다.
엔이씨파워는 SK에코플랜트가 자신들로부터 운영 솔루션 개념 기술설명회, 현장 실사 및 간이 기술진단, 솔루션 구조 설계 등을 제공 받았으나 정작 본 계약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계약이 무산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SK에코플랜트는 AI 기반 소각로 운영 최적화 솔루션 개발을 발표했다.
심재용 엔이씨파워 대표는 "SK에코플랜트는 사전에 이미 알고 있는 당사의 경영상태를 이유로 들어 정식계약 체결을 거절했다. 당시 코스닥 상장회사로부터 3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재무 리스크가 실질적으로 해소된 상태였다"면서 "이후 불과 1년 만에 SK에코플랜트는 당사 솔루션의 핵심 사상과 유사한 특허 4건을 출원했고, 2023년 5월에는 이를 자체 개발 솔루션인 'ZERO4 WTE' 로 발표하고 상용화 했다"고 말했다.
태블릿 국내 테이블오더 플랫폼 시장 점유율 65%를 기록 중인 티오더는 KT와 대립하고 있다. KT가 사업협력 논의 및 인수 실사 과정에서 핵심 사업 아이디어와 영업비밀을 제공받은 후 동일한 서비스인 하이오더를 출시했다는게 주장의 핵심이다.
권성택 티오더 대표는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단순히 한 기업의 생존을 넘어 아이디어 하나로 도전하는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더 이상 대기업의 기만적 행위 앞에 무너지지 않는 공정한 시장 질서를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씨디에스글로벌과 국내 1위 죽염 제조사 인산가의 소송전은 8년 넘게 진행 중이다. 두 회사가 악연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산가와 죽염 용융로 개발 및 납품 계약을 맺은 씨디에스글로벌은 죽염 용융로를 개발해 납품하기 시작했다.
씨디에스글로벌에 따르면 인산가는 납품 8년 후인 2016년 10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변리사를 통해 씨디에스글로벌과 故김지원 회장 명의의 특허 존재 여부를 확인했다. 특허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에는 씨디에스글로벌이 제공한 도면 그대로 특허를 출원했다는 게 김씨 측 주장이다.
김씨는 "빼앗긴 기술을 되찾기 위해 2018년 9월 길고 고통스러운 소송을 시작했다. 4년 반이라는 피 말리는 시간 끝에 2심인 특허법원은 인산가의 행위가 명백한 무권리자 출원임을 인정하고 전부인용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산가가 대형로펌을 앞세워 상고한 해당 사건은 3년째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故김지원 회장은 최종 판결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CGI는 한화솔루션과 방열기기 관련건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CGI는 한화솔루션이 M&A 명목으로 핵심기술과 관련된 내밀 정보자료에 대한 기술실사를 진행한 후, 협상을 일방적으로 결렬시켰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한화솔루션이 이후 유사한 기술과 동일한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해 삼성에 납품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대기업의 협력 또는 납품업체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사업 협력과 투자를 제안받고 기술을 넘겨줬다가 기술탈취 피해를 경험했다고 했다. 대형 로펌을 동원해 피해기업을 압박하거나 지루한 소송으로 시간을 끄는 등 대기업들의 법적 대응 방식도 거의 동일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기술 침해 건수는 299건, 피해 기업당 평균 손실액은 18억 2000만원이다. 지난해 기술 유출로 검거된 인원은 380여명(총 179건)에 달한다.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증거 확보 어려움 등으로 기술탈취 손해배상소송 승소율은 32.9%, 인정 손해액은 17.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석자들은 정부 및 지자체의 적극적인 개입과 제재, 제공된 정보의 유용 여부에 대해 대기업의 입증 책임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권 대표는 "혁신이 약탈의 대상이 되지 않는 상식적인 사회를 위해 사태의 본질을 엄중히 지켜봐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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