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몸에 새겨진 '그라데이션' 멍…보이는데도 막지 못했다"[미래세대가 병들고 있다⑬]
"허리띠·옷걸이 등 도구 언급, 반복성 시사"
지속적으로 맞던 아이 "신고하지 말아달라"
가스라이팅·폭력 반복…아이 '내 탓' 자책도
"학대 아동 심리검사, 자살 고위험군 많아"
"바로 분리 부작용…부모 교육 등 개입해야"
![[그래픽=뉴시스] 해당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생성 후 가공 및 편집함. 재판매 및 DB 금지. 618tu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07/NISI20260507_0002129845_web.jpg?rnd=20260507163623)
[그래픽=뉴시스] 해당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생성 후 가공 및 편집함.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어떤 멍은 연하고, 어떤 멍은 진합니다. 색이 다른 멍자국, 아이가 오랫동안 맞아왔다는 증거입니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 교장 A씨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B(8)양 몸에서 발견한 흔적을 또렷이 기억했다. 진한 멍 위에 연한 멍이 겹쳐진 '그라데이션'. 단 한 번이 아닌, 반복된 폭력이 남긴 흔적이었다.
13일 뉴시스는 아동학대 현장을 직접 목격한 교사와 전담공무원들을 만나, 그들이 기록해 온 '보이는 학대'와 '막기 어려운 현실'을 들었다.
'멍투성이'여도 부모 옹호…아이들이 막는 '신고'
초등학교 저학년 담임을 주로 맡아온 A씨는 "한 번의 체벌과 반복된 폭력은 흔적부터 다르다"고 했다. 특히 허리띠, 옷걸이, 밥주걱처럼 특정 도구가 언급되는 순간, 현장에서는 이를 심각한 단계로 판단한다. 성인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도구가 쓰였다는 점 자체가 반복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이들이 신고를 막는다는 점이다. 아이들의 요청이 교사들을 주저하게 만든다. 신고 이후 부모와 분리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A씨는 "아빠에게 지속적으로 맞던 초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가 울면서 신고하지 말아달라고 했던 장면을 잊을 수 없다"며 "신고하면 아빠랑 함께 못 살 것이라는 협박을 받으며 학대를 당했던 친구였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학대를 경험한 아이일수록 부모를 감싸는 경향도 나타났다. 가스라이팅과 폭력이 반복되면, 아이는 학대를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학대를 부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 B씨는 "2년간 학대를 받아온 초등학생이었지만, 엄마와의 유대가 강해 진술 자체를 극도로 힘들어했다"며 "분리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학대는 고등학교까지 이어진다.
강원도 한 고등학교 교사 C씨는 "고등학생이 돼서 새롭게 학대가 시작된 경우는 드물다"며 "대부분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폭력이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는 심각했다. C씨는 "이들을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하면 주로 자해·자살 고위험군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어릴 때 시작된 폭력이 누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부모의 항의도 부담 요인이다. 완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 E씨는 "아동학대 신고 이후 부모들이 학교에 따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며 "학교 입장에서도 시끄러운 일이기 때문에 익명으로 신고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아동학대 현장으로 신고된 쓰레기집에서 수거된 쓰레기들. (사진=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A씨 제공) 2026.05.13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08/NISI20260508_0002130121_web.jpg?rnd=20260508082750)
[서울=뉴시스] 아동학대 현장으로 신고된 쓰레기집에서 수거된 쓰레기들. (사진=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A씨 제공) 2026.05.13 *재판매 및 DB 금지
'쓰레기집'에 방치된 초등학생 형제…"분리 결정도 부담"
지방 한 시청 위기아동대응팀 류모 주무관이 처음 출동한 집은 애완견 배설물과 쓰레기가 뒤섞인 공간이었다. 그 안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 형제가 생활하고 있었다. 보호자인 어머니는 중증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
류씨는 "아이들은 씻지 못했고, 학교에도 나가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방임에 놓여있었다"고 묘사했다.
분리가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었으나 결정은 쉽지 않았다. 아이에게 '분리'는 구조가 아니라 상실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분리 이후 아이가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길 원할 경우 개입의 어려움이 커진다.
인천 강화군청 가족복지과 정태영 주무관은 "아이 입장에서는 '구해줬다'가 아니라 '이 사람 때문에 부모와 떨어졌다'는 기억으로 남아 공무원을 적대적 존재로 인식하기도 한다"며 "보호자의 강한 반발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즉각 분리를 결정하는 것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무조건 분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희 경기 중탑초 교장은 "신고 이후 부모와 바로 분리되는 구조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분리 전에 부모 교육 등 중간 개입 단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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