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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반도체주 6주 새 시총 5400조 불었다…"경찰 오기 30분 전 파티 같다"

등록 2026.05.11 11:17:36수정 2026.05.11 11: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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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239%·샌디스크 558% 폭등…AI 수요가 CPU·메모리까지 밀어올렸다

【뉴욕=뉴시스】 세계 금융중심지라는 맨해튼 월가는 2일(현지시간)최대의 금융위기를 맞고 있지만 월가를 상징하는 ‘황소상’만은 여전히 관광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있다. /정재두특파원 cjd1020@newsis.com

【뉴욕=뉴시스】 세계 금융중심지라는 맨해튼 월가는 2일(현지시간)최대의 금융위기를 맞고 있지만 월가를 상징하는 ‘황소상’만은 여전히 관광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있다. /정재두특파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인공지능(AI) 열풍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반도체로 번지면서 인텔,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 반도체주가 폭등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닷컴버블 붕괴 직전과 닮았다는 경고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AI 기업들의 컴퓨팅 수요가 폭증하면서 반도체주 전반이 올해 들어 이례적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1년 전만 해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사실상 외면받던 인텔은 올해 주가가 239% 올랐다. 샌디스크 주가는 558% 뛰었고, 한국 대표 주가지수도 거의 두 배로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편입된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최근 6주 만에 약 3조8000억달러, 환율 1400원대 단순 환산으로 약 5400조원 불었다.

반도체주 급등은 AI 기업들의 끝없는 컴퓨팅 수요 때문이다. 초기 AI 열풍은 생성형 AI 학습과 구동에 필수적인 GPU 업체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CPU와 메모리, 저장장치 업체로까지 수요가 넓어지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24시간 작동하며 대량의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점도 CPU와 메모리 수요를 함께 밀어올리고 있다.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너선 코프스키 야누스헨더슨 기술혁신펀드 매니저는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기술기업들이 손에 넣을 수 있는 반도체와 컴퓨팅 자원을 모두 사들이는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내놓았고, 내년 전망도 강하게 제시했다. 이는 많은 기업이 이익을 거의 내지 못한 채 주가만 치솟았던 닷컴버블 때와 다른 점이다.

마이크론의 경우 올해 회계연도 매출이 107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가격 약세로 영업손실을 냈던 2023년 매출 155억달러와 비교하면 급격한 반등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마이크론의 연간 영업이익이 7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3의 웨이퍼를 들고 있는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 (사진 = 업체 제공) 2025.10.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3의 웨이퍼를 들고 있는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 (사진 = 업체 제공) 2025.10.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마이크론 주가는 저점 대비 770% 급등하며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익 증가 폭이 워낙 커 전통적인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는 오히려 저렴해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팩트셋에 따르면 마이크론 주가는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의 8.9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S&P500의 PER 23배보다 낮다.

개인투자자들도 반도체주 랠리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에서 최근 1주일간 가장 많이 거래된 10개 종목은 대부분 반도체 기업, 반도체를 사들이는 빅테크 기업,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였다. 반도체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세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SOXL은 최근 1년 동안 약 1200% 올랐다.

반도체 기업들은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여러 병목 현상 때문에 공급 부족이 몇 달이 아니라 몇 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반도체 산업은 과거에도 호황과 불황을 반복해온 만큼, 현재의 초호황이 영원히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경계감도 적지 않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6주간 닷컴버블 붕괴 직전인 2000년 3월 이후 가장 강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은퇴 변호사 피터 파인버그는 10년 넘게 브로드컴과 대만 TSMC에 투자해왔지만 올해 반도체주 상승세는 “다소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티는 경찰이 들이닥치기 30분 전이 가장 좋다는 말을 알고 있다”며 “투자자에게 가장 위험한 말은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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