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중복 사업 딱 걸렸어"…정부 R&D 예산심의, 국산 AI '연예인'이 돕는다

등록 2026.05.14 14: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과기정통부, 예산심의 특화 AI 첫 도입…업스테이지 '솔라오픈' 모델 적용

수만 장 서류 요약부터 초안 작성까지 지원…행정 부담 줄고 정책 집중

5년간 5000개 사업 데이터 학습 완료…'종이 없는 심의'로 탄소중립 기여

"중복 사업 딱 걸렸어"…정부 R&D 예산심의, 국산 AI '연예인'이 돕는다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짤 때 국산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수만 장에 달하는 서류를 사람이 일일이 읽고 중복 사업을 골라내던 시대가 저물고 '데이터 기반 심의' 시대가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 R&D 예산 배분과 조정에 특화된 AI '연.예.인'(연구개발 예산심의 인공지능)을 올해부터 적용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AI는 국내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독자 모델 '솔라'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1000개 사업 꼼꼼히"…사람 대신 AI가 초안 작성

그동안 R&D 예산 심의는 '사람의 손'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매년 5~6월이면 160여 명의 전문위원과 공무원들이 각 부처가 제출한 수많은 R&D 사업 계획서를 검토해야 했다. 최근 10년 새 R&D 사업 수가 2배 이상 늘어나면서 담당자들의 업무는 한계치에 다다랐다.

제한된 기간 안에 수만 장에 달하는 자료를 살펴봐야하는 데다 1000개가 넘는 사업들 사이에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사업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성과 예산 규모의 적절성 등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회의록 요약, 검토의견서 작성 등 행정 업무까지 더해지면서 정작 본질적인 사업 내용 검토에 데 쓸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연.예.인'은 이런 현장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등장했다. 이 AI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최근 5년간 축적된 5000여개의 사업 데이터와 1243만건의 연구 성과 정보를 이미 학습했다. 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 연구성과 데이터 1243만건도 연동했다.

예산심의 특화 AI는 사용자가 대화형으로 질문을 입력하면 던지면 필요한 정보를 즉시 찾아준다. 특히 사업 내용의 맥락을 분석해 다른 사업과 겹칠 가능성이 있는지 먼저 짚어준다.

문서 작성도 지원한다. 회의록 요약은 물론 전문위원 검토의견서, 조정결과서 초안을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생소하거나 복잡한 기술 용어도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방대한 사업설명서에서 핵심 내용만 쏙쏙 뽑아 정리하는 기능도 갖췄다.

덕분에 심의 담당자들은 단순 반복적인 행정 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대신 사업의 필요성이나 투자 우선순위 같은 본질적인 고민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됐다.

'종이 없는 심의' 현실로…탄소중립까지 챙긴다


이번 AI 도입으로 과기정통부는 '종이 없는 예산 심의'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심의 과정에서 쓰였던 엄청난 양의 인쇄물과 서류가 디지털로 전환된다. 연간 수십만 장의 종이 사용을 줄일 수 있어 탄소중립 실천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배경훈 부총리는 "정부 부처 가운데 선도적으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업무에 도입한 사례"라며 "올해 시범 적용을 시작으로 유사·중복 사업 분석 등 심의지원 기능을 더욱 고도화하고, 향후에는 각 부처에서 R&D 사업을 기획하고 예산을 요구하는 전반의 과정에 예산삼의 특화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