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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형 잘파세대 아이콘의 등장"…코르티스, '영크크' 돌풍 어떻게 가능했나

등록 2026.06.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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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크크 vs 올크크' 밈부터 홍대 떼창까지

놀이처럼 번진 코르티스 열풍

"대중성 공식보다 컬트적 감각"

잘파세대 언어·밈·취향에 스며든 새로운 흐름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신인류 그룹 '코르티스(CORTIS)' 가사에서 비롯된 '영크크 vs 올크크' 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영크크'는 코르티스가 자신들을 지칭한 '영 크리에이터 크루'를 변형한 곡 제목과 가사에서 유래했다. '올크크'는 이를 패러디한 '올드 크리에이터 크루'를 뜻한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를 아우르는 밈으로까지 확장되며 "오늘 영크크력 미쳤다", "그건 올크크 감성" 같은 파생 표현도 등장하는 분위기다.

오프라인상에서도 코르티스를 향한 반응이 뜨겁다. 최근 코르티스가 출연한 대학축제에서는 수천명에 달하는 인파가 이들의 미니 2집 '그린그린(GREENGREEN)' 타이틀곡 '레드레드(REDRED)'를 떼창하고, "영크크"를 외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를 두고 '난리자베스'라는 반응도 나온다. 난리자베스는 '난리'와 '엘리자베스'를 합친 신조어로, 엄청난 난리법석을 뜻하는 Z세대식 표현이다.

12일 K-팝 업계에 따르면, 대중음악계에서는 코르티스를 둘러싼 이 같은 풍경에 대해 "잘파세대 문화 코드의 성공 사례"이자 "신인류형 잘파세대의 표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지점은 코르티스가 기존 K-팝 문법 밖에서 새로운 대중 확산 지형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거대한 세계관이나 치밀한 콘셉트 대신, 일상 언어와 컬트적 감각을 음악 전반에 녹여내며 새로운 문화 흐름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2005년생), 마틴·주훈(2008년생), 성현·건호(2009년생) 등 멤버들 역시 평균 연령 17세 안팎의 잘파세대로, 또래 세대가 실제 즐기고 향유하는 문화 흐름을 음악과 콘텐츠 전반에 녹여낸다. 특히 코르티스의 음악은 일상의 언어를 자신들만의 위트와 컬트적인 감각으로 메시지를 비틀어 풀어내는 방식이 핵심이다.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들리는 표현 안에도 진정성 있는 멤버들의 태도와 가치관, 음악에 대한 주체성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5.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레드레드'의 "팔랑귀 팔랑귀(댓츠 레드-레드(that's red-red))", "넘어가 울타리 그린그린(green green)" 같은 가사 역시 멤버들이 경계하는 것과 지향하는 바를 직관적으로 담은 표현이다. 수록곡 '아사이(ACAI)'는 "토핑 없이 베이스만 먹어도 맛있는 아사이볼처럼, 꾸밈보다 근본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음식명을 나열하는 방식의 가사지만, 이를 통해 자신들의 태도와 가치관을 감각적으로 풀어낸다. 다른 수록곡 '영크리에이터크루(YOUNGCREATORCREW)'에서도 "요를레이히 말고 영크크", "테판야끼 온 마이 맥(on my Mac)" 등 재치 있는 일상 소재와 표현이 가사로 등장한다.

이러한 가사는 메시지를 구구절절 설명하기보다, 멤버들이 표현하고 싶은 감정과 태도를 즉흥적 에너지로 녹여내는 데 가깝다. 그 과정에서 말맛과 리듬, 즉흥성이 살아나고, 여기에 완성도 높은 비트와 사운드가 결합되며 코르티스 특유의 컬트적 감각이 극대화된다. 이러한 감각은 잘파세대의 숏폼·밈 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강한 중독성과 화제성을 낳고 있다.

-제로 마틴은 영국 매체 데이즈드(Dazed)와 인터뷰에서 이번 앨범을 설명하며 "창작 중에 모든 것이 안전하고 올바르게 느껴진다면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라는 데이비드 보위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는 의도적으로 미완성처럼 보이더라도 새로운 창작 에너지를 선택하는 것이 바로 코르티스의 태도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완벽하게 다듬어진 결과물보다 날 것의 에너지와 살아 있는 감각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잘파세대의 취향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창작형 크루를 표방하며 음악 뿐 아니라 안무, 영상 제작까지 나서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코르티스의 음악은 젊은 층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요즘 1020세대의 피부에 맞는 음악"이라고 톺아봤다.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2026.05.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2026.05.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조혜림 대중음악평론가는 "코르티스는 컬트적 감성을 바탕으로 기존 아이돌 문법과는 다른 독자적인 문화와 취향을 만들어낸 팀이다. 특히 팬들이 이를 일상 속에서 참여하고 확산시키는 문화적 경험을 만들어내며 잘파세대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봤다.

이러한 방식은 기성의 표현 방식이나 문화 코드와는 다른 결을 지니고 있지만, 감각이 맞닿은 이들에게는 강한 몰입을 만들어낸다. 한 번 '클릭'된 이들이 누구보다 뜨겁게 즐기고 놀이처럼 소비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기존 K-팝 확산 방식과 다른 결을 보이고 있다. 즉, 코르티스 음악은 특정 세대와 감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왜 컬트 문화에 빠지는지, 그리고 그 문화가 어떻게 빠르게 확산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실제 '영크크 vs 올크크' 밈은 팬덤 바깥으로까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코르티스는 '영크크' 프로모션 과정에서 한컴타자 '산성비' 게임 프로그램과 협업하며 1990~2000년대 PC 감성을 소환했다. X세대에게는 익숙한 복고 코드가 Z세대 사이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놀이 문화로 변주됐다는 반응 이어지고 있다.

멤버들의 티저 이미지 역시 기존 K-팝 아이돌과는 다른 분위기로 주목받고 있다. 앨범 포토와 비주얼 콘텐츠에는 멤버들이 평소 실제로 입는 사복 스타일과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한다. 전형적인 비주얼이나 과도한 스타일링에서 벗어나고, 앨범 사진이나 뮤직비디오에서도 메이크업을 크게 덜어내는 시도가 과감하다. 음악과 패션, 사진과 영상, 퍼포먼스, 프로모션에 이르기까지 인위적인 미학이 아닌 '지금의 우리를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6.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코르티스.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6.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를 두고 표현 방식은 달라졌지만 과거 X세대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990년대 서태지 문화로 대표되는 X세대가 거대한 담론과 해체주의, 저항 감성을 맥시멀한 방식으로 분출했다면, 코르티스는 생활밀착형 새로운 세대의 컬트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르티스의 영향력은 음악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평소 코르티스의 팬으로 알려진 스노보드 선수 최가온과 쇼트트랙 선수 김길리는 올해 초 청와대 행사에서 열린 코르티스의 축하 공연을 관람한 뒤 댄스 챌린지에도 참여하며 화제가 됐다. 또 K-팝 가수 최초로 미국 NBA '올스타 셀러브리티 게임' 하프타임쇼에서 공연을 펼치고, MLB 등 해외 스포츠 채널에서 코르티스의 음악이 활용되는 사례가 이어지는 등 음악 외적으로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특히 최근 대학축제 떼창 장면이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보통 길거리 떼창 문화는 이미 폭넓은 대중성을 확보한 가수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르티스는 특정 세대 감각과 취향을 깊게 파고들고 이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흐름으로 읽히고 있다. 코르티스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한축구협회와 공식 파트너 KT 등이 주최하는 '2026 북중미월드컵 기념 거리응원'에 특별 초청 아티스트로 출연한다.

이아림 대중음악평론가는 "코르티스의 가장 남다른 지점은 비주얼부터 음악에 이르는 '천연의 감도'"라며 "본투비(born to be)에 닿은, 인위성이 없기에 이들은 잘파세대의 '난리자베스' 연호를 들으며 이상향을 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혜림 평론가는 "코르티스는 특유의 영크크한 빈티지함, 일상의 언어를 활용한 가사, 나른하고 반항적인 무드가 보다 자유롭고 날 것 그대로의 뮤지션으로서의 아우라를 강조하는 듯하다"며 "다양한 아날로그 프로모션은 디지털 세대에게 낯설고도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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