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7 샀는데 AI 100% 못 써?"…애플 '램 짜돌이' 정책의 부메랑
'램 급나누기' 걸린 시리 AI…최신 기능 다 쓰는 건 고가 모델 3종 뿐
인색했던 메모리 정책 부메랑…13억대 기기 제한에 시장 반응도 냉랭
"타사 LLM 대비 경쟁력 떨어져" 혹평도…9월 취임 존 터너스 시험대
![[쿠퍼티노=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8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애플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 참석해 청중과 함께 박수하고 있다. 오는 9월 퇴임하는 쿡은 이날 마지막으로 WWDC 기조 연설 무대에 섰다. 2026.06.09.](https://img1.newsis.com/2026/06/09/NISI20260609_0001320969_web.jpg?rnd=20260609112232)
[쿠퍼티노=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8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애플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 참석해 청중과 함께 박수하고 있다. 오는 9월 퇴임하는 쿡은 이날 마지막으로 WWDC 기조 연설 무대에 섰다. 2026.06.09.
특히 최신 플래그십 라인업인 '아이폰17' 일반 모델마저 차세대 AI 주요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램(RAM) 용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소비자들의 실망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개최한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 2026)에서 최신 온디바이스 AI 모델을 기반으로 구동되는 새로운 '시리 AI'를 전격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차세대 시리는 기존의 단순한 음성 명령 수행을 넘어 한층 풍부해진 음성 표현력과 실시간 시스템 전반의 음성 받아쓰기 정확도를 대폭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베일 벗은 차세대 시리…주요 기능은 고가 라인업 '3종'만 지원
이 같은 하드웨어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서 현재 시장에 출시된 아이폰 라인업 중 차세대 시리 AI를 완벽하게 구동할 수 있는 단말은 아이폰 에어, 아이폰17 프로, 아이폰17 프로 맥스 등 상위 고가 모델 3종에 불과하다.
기본형 아이폰17은 불과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최신 플래그십 제품임에도 8GB 램을 탑재했다는 이유로 차세대 애플 AI를 완전히 활용할 수 없는 셈이다. 애플이 2년 전 WWDC 2024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첫 발표한 이후 온디바이스 AI 구동을 위한 최소 램 사양 기준선을 높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색했던 아이폰 RAM 탑재 정책, AI 시대 맞아 부메랑으로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온디바이스 AI의 기술적 한계와 원가 절감 정책이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내부의 기기 자체 프로세서(AP)와 메모리만을 활용해 거대언어모델(LLM)을 상시 구동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방대한 양의 AI 매개변수(파라미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메모리에 올려두고 연산 처리를 해야 해 대용량의 램 확보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수년 전부터 플래그십 모델에 최소 12GB에서 최대 16GB 수준의 램을 적극적으로 탑재하며 고도화된 '갤럭시 AI' 기능을 안정적으로 지원해 왔다.
반면 애플은 그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를 무기로 삼으며 고가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램 용량 탑재에는 유독 인색한 모습을 보여왔다. 결국 이러한 누적된 원가 절감형 하드웨어 구성이 AI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과 함께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쿠퍼티노=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아이폰 17이 공개되고 있다. 2025.09.10.](https://img1.newsis.com/2025/09/10/NISI20250910_0000620463_web.jpg?rnd=20250910081249)
[쿠퍼티노=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아이폰 17이 공개되고 있다. 2025.09.10.
13억대 아이폰서 차세대 AI '구동 불가' 전망에 차가워진 시장 시선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오는 9월 차세대 운영체제인 'iOS 27' 정식 버전이 전 세계에 배포되더라도 현재 활성화되어 사용 중인 아이폰 가운데 8억5000만대 이상이 기본적인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조차 실행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나아가 이번에 발표된 고도화된 시리 AI의 핵심 기능을 쓰지 못하는 아이폰의 숫자는 전 세계적으로 13억 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기본형 아이폰17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iOS 27 업데이트를 받더라도 음성의 자연스러운 고저장단 조절이나 대폭 정밀해진 음성 인식 받아쓰기 엔진은 경험할 수 없다. 매일 음성으로 메시지나 장문의 메모를 작성하는 직장인이나 전문직 사용자들에게는 아쉬운 기능 제약인 셈이다.
미국 투자전문업체 키뱅크의 브랜던 니스펠 애널리스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내놓은 것은 기존보다 아주 조금 나아진 독립형 시리에 불과하다"며 "이마저도 여전히 다른 초거대언어모델(LLM)들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애플의 주가 역시 이러한 시장의 실망감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WWDC 2026 개최 직전 새로운 AI 기술에 대한 기대감으로 52주 신고가인 317.40달러까지 치솟았던 애플의 주가는 정작 시리 AI의 상세 사양과 제한 사항들이 베일을 벗자마자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290.55달러선까지 폭락했다. 이후 애플 주가는 295달러선 안팎까지 회복되긴 했으나, WWDC 개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진 못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오는 9월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이어 애플의 지휘봉을 잡게 될 존 터너스 차기 CEO의 어깨가 무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임 CEO의 공식 임기 시작과 함께 가을철 아이폰18 시리즈와 정식 iOS 27이 출시될 예정이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후발주자로서의 기술적 격차를 단숨에 좁히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당초 공언했던 '모두를 위한 AI' 대신 값비싼 프로 라인업 구매만을 강요하는 애플의 폐쇄적인 '램 급나누기' 전략이 갈수록 똑똑해지는 글로벌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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