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 역전골, 코 앞에서 본다"…TV 중계 뒤흔든 '손가락 카메라'[월드컵과 과학③]
공이 발에 닿는 찰나까지 포착…북중미 월드컵은 '첨단 방송 기술' 경연장
주심 헤드셋에 초소형 카메라…관중석→그라운드, 월드컵 중계 뷰 달라졌다
격렬한 움직임도 인공지능(AI)이 실시간 보정…선수 충돌·골밑 혼전 생생하게 전달
경기장 통째로 복제한 '디지털 트윈' 첫 도입…코칭스태프, 3D 가상 뷰로 전술 분석
![[사포판(멕시코)=뉴시스] 전신 기자 = 11일(현지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오현규가 역전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2026.06.12. photo1006@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2/NISI20260612_0021318235_web.jpg?rnd=20260612143240)
[사포판(멕시코)=뉴시스] 전신 기자 = 11일(현지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오현규가 역전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2026.06.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 대한민국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인 체코전.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의 역전골이 터지는 순간 TV 중계 화면이 그라운드 한복판으로 뚝 떨어졌다. 선수들의 허리 높이에서 공이 빠르게 굴러가고, 골문을 향해 무섭게 돌진하는 공격수의 숨소리가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마치 주심과 함께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직접 뛰어 들어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올해 북중미 월드컵에서 처음 도입된 '레프 카메라(Ref Cam·심판 카메라)'가 수십년간 이어져 온 축구 중계의 틀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 그동안 축구 중계는 경기장 가장 높은 곳에 설치된 메인 카메라가 주도했다. 경기 전체의 전술이나 선수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보여주기에는 좋았지만, 선수들이 실제 잔디 위에서 느끼는 무시무시한 속도감과 거친 현장감을 안방까지 전달하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관중석 내려다보던 축구는 끝났다…'심판 시점'으로 뛰어든 북중미 월드컵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 기술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점을 제시한다. 심판이 거칠게 뛰어다니며 화면이 격렬하게 흔들리는 문제는 첨단 인공지능(AI) 기술로 해결했다. 인공지능 이미지 안정화 기술이 촬영 중인 영상을 실시간으로 깎고 다듬어 시청자가 보기에 편안하고 매끄러운 화면으로 자동 보정해 준다.
레프 카메라의 도입은 축구 중계가 관중석의 시선에서 선수의 개인 공간으로 내려왔다는 점에서 거대한 전환점이다. 선수들이 몸을 부딪치며 충돌하는 순간, 레드카드가 나오는 험악한 대치 상황, 골문 앞 일촉즉발의 혼전 등 핵심 장면을 그라운드 한복판에서 함께 겪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중계 지연 5초 미만"…북미 대륙 가르는 초고속 네트워크의 비밀
경기 하나를 내보내기 위해 설치된 장비들은 이제 단순한 카메라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영화 촬영 시스템처럼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간다.
![[사포판=AP/뉴시스] 이기혁이 11일(현지 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와 경기 중 공을 몰고 있다. 2026.06.12.](https://img1.newsis.com/2026/06/12/NISI20260612_0001329953_web.jpg?rnd=20260612144532)
[사포판=AP/뉴시스] 이기혁이 11일(현지 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와 경기 중 공을 몰고 있다. 2026.06.12.
FIFA와 방송 제작을 전담하는 HBS는 16개 도시에서 치러지는 104개 경기를 안정적으로 송출하기 위해 대륙 전체를 하나의 초고속 네트워크로 묶었다.
이 거대한 혈관의 중심에 '5초 미만 초저지연 IPTV 시스템'이 있다. 과거 인터넷 중계가 화면을 안방에 전달하기까지 20~40초의 지연 시간을 겪었던 것과 완전히 딴판이다. 이 신기술 덕분에 경기장 내부의 대형 전광판이나 국제축구연맹(FIFA) 전 세계 행사 공간에서 골 장면을 거의 실시간으로 동시에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모든 TV 시청자가 5초 이하로 월드컵을 보는 건 아니다. 각국 방송사에서 별도의 인코딩과 송출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기술은 향후 스포츠 중계가 지향하는 '초저지연 시대'를 보여주는 시험 무대로 평가받는다.
영화가 된 월드컵 중계…선수 표정부터 골망 흔들림까지 '플레이어 캠' 밀착
이번 월드컵은 경기장 전체를 컴퓨터 가상 공간에 똑같이 복제하는 '디지털 트윈 기반 3D 플랫폼'도 구축했다. 실제 잔디 위에서 뛰는 선수들의 실시간 위치 데이터와 영상 정보를 수집해 경기장을 3차원 가상 세계로 고스란히 재현해 내는 기술이다.
현장의 코칭스태프는 이 디지털 트윈 공간에 떠 있는 가상 카메라를 조작해 원하는 각도로 경기를 자유롭게 돌려본다. 선수들 사이의 정확한 거리, 팀의 대형 변화, 움직임의 흐름을 입체적인 3D 그래픽으로 전숙을 분석할 수 있다. 예전에는 감독이 벤치에서 보는 제한된 시야나 경기가 끝난 뒤 녹화 영상에만 의존했다면, 이제는 경기 중에도 가상 경기장 안에서 현미경 분석이 가능해진 셈이다.
여기에 가죽 공이 발에 닿는 찰나의 변형까지 잡아내는 초고속 슬로모션 카메라와 특정 선수만 쫓는 '플레이어 캠' 등 특수 장비도 대거 늘어났다. 골대 뒤 숨은 카메라, 터치라인 초근접 카메라, 와이어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스파이더캠 등이 골망이 흔들리는 순간의 전율은 물론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 한 편의 영화처럼 스크린에 담아낸다.
![[사포판=AP/뉴시스] 황인범(오른쪽)이 11일(현지 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와 경기 후반 22분 동점 골을 넣고 있다. 2026.06.12.](https://img1.newsis.com/2026/06/12/NISI20260612_0001329894_web.jpg?rnd=20260612145055)
[사포판=AP/뉴시스] 황인범(오른쪽)이 11일(현지 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와 경기 후반 22분 동점 골을 넣고 있다. 2026.06.12.
여기에 기존보다 많은 초고속 슬로모션 카메라와 선수 추적 카메라(플레이어캠) 같은 기술도 더해졌다. 최근 월드컵과 주요 축구 대회에서는 중계용 특수 카메라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골대 뒤 카메라, 터치라인 초근접 카메라, 초고속 슬로모션 카메라, 와이어를 이용해 경기장 위를 이동하는 스파이더캠 등 골이 발에 닿는 찰나의 변형, 골망이 흔들리는 순간, 선수들의 표정과 숨소리까지 영화 같은 장면으로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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