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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곧 인플레이션?…경제학자들 "과장된 공포"

등록 2026.03.04 14:41:35수정 2026.03.04 16: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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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단기 충격이면 물가 영향 제한적"

다만 전쟁 장기화 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버넌힐스(일리노이)=AP/뉴시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미국 일리노이 버넌힐스에서 시민들이 한 대형마트에서 쇼핑하는 모습. 2026.03.04.

[버넌힐스(일리노이)=AP/뉴시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미국 일리노이 버넌힐스에서 시민들이 한 대형마트에서 쇼핑하는 모습. 2026.03.04.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학계에서는 '전쟁이 곧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는 공포는 과장된 측면이 있으며, 충격이 단기간에 그친다면 물가 영향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며 2024년 여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3.11달러로 전일 대비 11센트 상승했다.

통상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10~15센트 오르는 경향이 있다. 경제학계의 경험적 기준에 따르면 유가가 5% 상승할 때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약 0.1%p(포인트) 상승한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류비와 항공권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서비스 물가에 영향을 주지만, 전문가들은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단기간에 그친다면 인플레이션 압력도 한두 달 내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6월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 12일간 충돌 당시에도 유가 상승 폭은 10달러 내외에 머물렀고,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이번 전쟁에서도 유가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브렌트유 가격이 100달러를 빠르게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전쟁 이전부터 원유 공급이 충분했고 미주 지역의 생산 증가로 세계 경제의 중동 석유 의존도가 낮아진 점 등이 상승폭을 제한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주장처럼 인플레이션은 본질적으로 통화적 현상"이라며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물가가 폭등했던 배경에는 단순히 유가 상승뿐 아니라, 금 태환 중지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과도한 통화 완화 정책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아직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만큼, 금리 인하 필요성도 크지 않다는 평가다. 설령 유가가 일정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연준이 정책 실수를 범하지 않는 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적 인플레이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의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 상황이 휘발유 가격을 약간 올릴 수는 있지만, 갈등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의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전쟁 장기화가 변수…"스태그플레이션 배제 못해"

다만 이러한 전망은 전쟁 충격이 단기간에 그친다는 전제에 기반한다. 갈등이 격화돼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머물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닐 시어링은 이 경우 인플레이션 상승 폭이 0.7%p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현재 미국 경제는 노동시장 안정과 관세 인상 여파로 물가 압력이 여전한 상태다. 여기에 에너지 가격 충격까지 더해질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은 예상보다 훨씬 늦춰질 수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가계 실질소득을 줄여 미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소비를 위축시킬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KPMG 미국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휘발유 가격 상승은 관세 영향과 서비스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연준의 물가 목표를 5년째 웃도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물가 상승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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