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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드론 90% 의존 탈피"…일본, 대만과 협력 본격화

등록 2026.05.11 17:29:46수정 2026.05.11 18: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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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국 자원 무기화에 맞서 공급망 '탈중국' 가속

대만 드론, 유럽 수출 폭증…비중국 공급망 파트너로 부상

일본·대만 기업간 15개 협약…공급망·재난 대응 등 전방위 공조

[타이중=AP/뉴시스] 11일 대만 중앙통신사(CNA)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과 대만이 중국 중심 공급망의 지배력과 가격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해 드론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2022년 11월 15일 대만 중부 타이중의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에서 열린 언론 시연 행사에서 자국 기술로 개발한 '헬기형 드론'이 비행하고 있는 모습. 2026.05.11.

[타이중=AP/뉴시스] 11일 대만 중앙통신사(CNA)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과 대만이 중국 중심 공급망의 지배력과 가격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해 드론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2022년 11월 15일 대만 중부 타이중의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에서 열린 언론 시연 행사에서 자국 기술로 개발한 '헬기형 드론'이 비행하고 있는 모습. 2026.05.11.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일본과 대만이 무인기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중심 드론 공급망의 영향력을 낮추기 위해서다. 중국이 군사력을 빠르게 키우고 핵심 부품·원자재 수출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양측은 드론을 전략 분야로 보고 민간 주도의 협력망을 넓히는 모습이다.

10일 닛케이 아시아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과 일본이 드론 산업에서 공급망의 '탈중국화'를 목표로 협력에 나섰다.

일본은 지역 안보 파트너십 강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수십 년간 유지해 온 무기 수출 제한을 완화하고 있다. 대만 역시 공급망 협력 기회를 넓히려 하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군비 확장과 수출통제 조치는 이런 움직임을 더 시급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 산하 과학기술·민주 및 사회연구센터(DSE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만의 유럽향 드론 수출은 13만6010대를 기록했다. 이는 2025년 전체 수출량(10만 7433대)을 3개월 만에 넘어선 수치다. 2024년 수출량이 2500여대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우크라이나 지원의 관문인 폴란드와 체코가 전체 물량의 상당수를 흡수하고 있다. 대만산 배터리, 모터, 비행 컨트롤러는 이제 우크라이나 드론 생산의 필수 부품이 됐다. DSET는 "대만산 부품이 러시아의 전파 방해를 뚫는 고성능 드론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과 일본의 드론 협력은 단순한 산업 협력에 머물지 않는다. 중국이 민수·군수 드론 공급망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은 핵심 부품과 생산 기반을 다변화해야 하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일본은 자국산 드론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동유럽에서 확인한 부품 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다.

특히 중국이 최근 미쓰비시 중공업, 가와사키 중공업 등 일본의 주요 방산 기업을 겨냥해 민군 겸용 물자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함에 따라 일본 드론 산업의 아킬레스건이 노출된 셈이다.

이에 일본은 대안으로 대만을 낙점했다. DSET 분석에 따르면, 2020년 이후 현재까지 양국 민간 기구와 기업 간 체결된 드론 협력 협약은 15건에 달한다. 이들은 공급망 구축은 물론, 기술 개발, 재난 방지, 비상 대응, 자율 비행 테스트 등 폭넓은 분야에서 힘을 모으기로 했다.

[타이중=AP/뉴시스] 11일 대만 중앙통신사(CNA)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과 대만이 중국 중심 공급망의 지배력과 가격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해 드론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대만 중부 타이중시 썬더타이거그룹 본사에 일회용 자폭 공격 드론인 'C-230 오버킬(스트라이커)'이 전시돼 있는 모습. 2026.05.11.

[타이중=AP/뉴시스] 11일 대만 중앙통신사(CNA)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과 대만이 중국 중심 공급망의 지배력과 가격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해 드론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대만 중부 타이중시 썬더타이거그룹 본사에 일회용 자폭 공격 드론인 'C-230 오버킬(스트라이커)'이 전시돼 있는 모습. 2026.05.11.


특히 주목할 점은 대만과 우크라이나 드론 업계 간의 긴밀한 협력이다. 양국은 지난해 9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기술 공동 개발과 합작 투자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만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 역량과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기술을 제공하고,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 얻은 실시간 데이터와 운용 전략을 공유한다. 이는 대만이 향후 중장거리 공격형 드론과 요격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있어 소중한 자산이 됐다.

또한 일본은 지난해에만 중국으로부터 약 12만5000대의 드론을 수입했다. 일본은 2030년까지 국산 드론 8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핵심 부품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해 왔다. 대만은 이 공백을 메울 유일한 '비중국' 파트너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양국의 실제 교역량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대만이 일본에 수출한 드론은 45대에 불과했고, 일본의 대만 수출은 3대에 그쳤다. 대만이 미국과 유럽에 연간 12만대 이상의 드론을 쏟아붓는 것과 대조적이다.

원인은 일본 내 생산 기반의 부족에 있다. 일본 드론 산업은 대량 생산 능력이 뒤처져 있고 산업 생태계 형성이 더디다. 이에 대만 기업들이 일본 내에서 적절한 기술 파트너나 정부 입찰 파트너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양국의 협력이 군사적 영역으로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무기 수출 규제 완화가 당장 직접적인 군사 협력으로 이어지기는 어렵겠지만, 비정부기구(NGO)나 산업협회를 통한 우회적 협력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이 대만에 함정이나 항공기를 직접 제공하기는 어렵겠지만, 드론 시스템과 같은 민군 겸용 플랫폼의 하위 시스템 제공은 향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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