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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약을 집으로 배송받는 미국…보수대법관 반발에도 "계속 허용"

등록 2026.05.15 10:49:40수정 2026.05.15 12: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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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미페프리스톤 새 제한 조치 무기한 동결

원격처방·우편배송 유지…약국·의료진 불확실성 일단 해소

[워싱턴=AP/뉴시스]여성의 낙태 권리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지난 9일 워싱턴 백악관 담장에 바이든 행정부에 낙태를 보호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녹색 현수막을 걸어 놓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여성들의 낙태권을 뒤집은 미 연방 대법원의 판결 이후 미국 사회에서 큰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10살 성폭행 피해 소녀가 임신 중절(낙태)을 위해 오하이오주를 떠나 인디애나주에서 낙태 시술을 받았다고 오하이오주 경찰이 13일(현지시간) 확인했다. 2022.7.14

[워싱턴=AP/뉴시스]여성의 낙태 권리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지난 9일 워싱턴 백악관 담장에 바이든 행정부에 낙태를 보호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한 녹색 현수막을 걸어 놓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여성들의 낙태권을 뒤집은 미 연방 대법원의 판결 이후 미국 사회에서 큰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10살 성폭행 피해 소녀가 임신 중절(낙태)을 위해 오하이오주를 떠나 인디애나주에서 낙태 시술을 받았다고 오하이오주 경찰이 13일(현지시간) 확인했다. 2022.7.14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미 연방대법원이 널리 쓰이는 낙태약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새 제한 조치를 무기한 동결해 원격처방과 우편배송을 계속 허용했다. 관련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약국과 원격진료 업체, 의료진은 기존 방식대로 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액시오스는 14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이 미페프리스톤 조제·공급에 대한 엄격한 새 제한 조치의 효력을 계속 정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낙태약 접근권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이어지는 동안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는 의미다. 대법관 새뮤얼 앨리토와 클래런스 토머스는 반대 의견을 냈다.

미국에서는 원격처방과 우편배송을 통한 낙태약 사용이 전체 낙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결정이 약국과 원격진료 업체, 의료진에게 법적 안정성을 제공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제5연방항소법원은 환자가 미페프리스톤을 받기 전 의료진을 직접 만나도록 요구하는 제한 조치를 허용하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미페프리스톤 제조사인 댄코 래버러토리스와 젠바이오프로는 대법원에 원격진료 처방과 우편배송을 통한 접근권을 회복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사건에는 의회, 주 법무장관, 지방정부 등 낙태권 찬반 양측의 의견서가 대거 제출됐다. 전직 식품의약국(FDA) 국장들과 제약업계 단체인 미국제약협회도 제5연방항소법원의 판단이 전체 의약품 승인 체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하급심 판단이 유지될 경우 각 주가 FDA의 의약품 승인 결정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낙태약 문제를 넘어 미국 의약품 규제 체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낙태권 옹호 단체들은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장기적 접근권이 보장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가족계획연맹 행동기금의 알렉시스 맥길 존슨 대표는 성명에서 “대법원이 최소한의 조치를 했을 뿐이지만, 환자들이 필요한 진료를 계속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루이지애나주가 바이든 행정부 시절 확대된 미페프리스톤 접근 규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루이지애나주는 이 규정이 태아 생명을 보호하는 주법을 약화시키고, 미페프리스톤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의 응급진료에 메디케이드 예산을 쓰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FDA는 현재 미페프리스톤의 안전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FDA는 대법원 결정 이후 엑스에 올린 글에서 “미페프리스톤 위험평가·완화전략에 대한 과학 기반 안전성 검토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단계마다 업데이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반대 의견에서 앨리토 대법관은 미페프리스톤 접근 확대가 낙태 정책은 각 주가 정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기존 판단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제조사들이 사업상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는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봤다.

토머스 대법관은 별도 반대 의견에서 우편으로 미페프리스톤을 보내는 것이 이른바 컴스톡법을 위반한다는 루이지애나주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컴스톡법은 19세기 제정된 우편 규제법으로, 음란물과 낙태 관련 물품의 우편 발송을 금지한 조항 때문에 최근 낙태약 배송 제한 논쟁에서 다시 소환됐다. 대법원은 이번에 사건의 본안 쟁점을 즉시 심리하지 않고 제5연방항소법원으로 돌려보냈지만, 미페프리스톤 접근권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조만간 다시 대법원에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고 액시오스는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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