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협화음 빈병보증금③]소비자·소형 소매점 "귀찮고 푼돈"…회수율 제고 의문

사진=한국경영원
지난해 빈병 회수 촉진 위해 쓴 예산 113억 넘는 효과낼지 미지수
상당수 소비자·동네슈퍼·편의점 등 "모아봐야 푼돈인데…" 불만 커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소주병과 맥주병 등 빈용기 보증금이 2배 이상 대폭 인상된 가운데 대다수 소비자들은 빈병 처분에 번거로움을 느끼는 탓에 회수율 제고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높다.
1일 환경부에 따르면 자원 재활용 취지를 이유로 올해부터 소주병 100원(기존 40원)과 맥주병 130원(기존 50원)으로 '빈병 보증금'이 인상됐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오히려 술값 인상요인이 된다는 지적과 함께 정책 실효성에도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 측은 가정용 빈병 회수율은 집계에 어느정도 기간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현재로선 정확한 효과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때문에 시행 1개월이 지난 상황에서도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뉴시스가 한 대형마트 빈병 회수율을 파악해 본 결과 예전에 비해 50% 정도의 회수율 제고는 있었다. 보증금 인상으로 공병을 차 트렁크에 싣고 대형마트까지 가서 보증금을 돌려받는 알뜰한 소비자들이 더 생겨난 것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수량이나 금액에 대한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예전 회수율이 100이었다면 올해들어 지금까지 150정도가 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면서 "지난 설 연휴 마지막날 빈병 수거를 돕기 위해 현장 지원을 나갔는데, 연휴가 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많은 양의 빈병이 회수됐다"고 말했다.
전체 대형마트 중에 환경부가 보급한 무인 회수기가 설치된 곳은 여전히 10분의1인 53곳(103개)에 불과한 실정이지만 그나마 소비자들의 편의를 어느정도 더했다고 해석된다.
문제는 정책 도입을 위해 환경부가 참고한 자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회수율이다.

【서울=뉴시스】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16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OB맥주 이천공장을 방문해 회수된 빈병이 재사용 되는 과정을 둘러보고 있다. 2016.03.16. (사진=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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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결과와 비슷한 소비자들의 빈병 회수율이 나타나면 과거보다 7배 이상 빈병 반환이 늘어야 하는데, 대형마트의 반환율을 본다면 턱없이 부족한 증가다. 과연 환경부가 지난해 빈용기 회수 촉진을 위해 집행한 113억원 예산을 넘는 경제효과를 낼지도 의문이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자발적 참여와 동네슈퍼·편의점 등 소규모 소매점에서의 동참이 이어져야 빈병 회수율이 제고될 텐데 현실은 녹록치 않다. 소비자에게도 소매점에게도 모아봐야 '푼돈'에 불과하기 때문에 불편을 감수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의 한 30대 주부는 "맥주는 주로 캔맥주를 마시고, 손님이 오더라도 페트병으로 된 대용량 맥주를 구매한다. 소주는 한달 집에서 기껏해야 소주 2병~4병 정도 나오는데 200원~400원 벌려고 번거로움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 수거함에 버리겠다"며 냉소적 반응을 나타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도 "평소 주류 소비가 많은 가정에서도 한달에 기껏해야 소주 3병에 맥주 15병 정도인데 빈병이 생길때마다 인근 슈퍼에 처분하거나, 한꺼번에 큰 비닐 봉지에 담아 양손으로 들고 간다 해도 손에 쥐는 돈은 고작 2250원이다"며 "빈병 보증금 인상으로 공병 회수율이 크게 높아진다는 설명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동네슈퍼나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도 마찬가지다. 빈병 회수는 소비자들이 소매점에 빈병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고, 소매점은 또 도매상에, 도매상은 제조사에 빈병을 반납해 보증금과 취급수수료를 받는 순서로 돼있다. 동네슈퍼 측이 빈병을 모아 도매업자에 팔아봤자 취급수수료는 병당 10원 수준이기 때문에 맥주 한 박스(20병)에 200원, 소주 한박스(30병)에 300원 밖에 안된다. 한달 10박스를 가게 밖에 쌓아둔다 해도 고작 2000~3000원 벌이다. 한달 2~3만원을 벌려면 한평 공간에 천장까지 빈병 박스를 쌓아놓아야 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 탓인지 환경부에선 빈병을 받지 않는 곳이 있으면 '빈용기보증금상담센터에 신고토록 하고 강제하고 있다. 빈병 회수를 거부하는 소매점은 300만원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신고자는 최대 5만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서울 주택가의 한 편의점주는 "동네슈퍼야 그래도 규모가 되니 밖에다 빈병 박스를 쌓을 공간이 있을텐데, 손바닥 만한 편의점에서 어디에 빈병을 쌓아둬야 될지부터 고민"이라며 "술값만 올리는데다 소비자, 소매점도 불편한 이런 정책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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