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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붙은 정상회담 준비···文대통령·김정은 '첫 통화'도 가시권

등록 2018.04.12 07: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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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설치 합의 4일만에 개통···文·金 의지따라 언제든 가능

국정원 아닌 靑 집무실 설치 가능성···18일 고위급 회담 후 날짜나올 듯

속도 붙은 정상회담 준비···文대통령·김정은 '첫 통화'도 가시권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청와대가 2018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비상운영체제 가동을 공식화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핫라인 설치도 이미 가시권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의 지시로 12일부터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산하에 종합상황실을 구축하고, 24시간 정상회담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비상체제가 가동되는 만큼 핫라인 설치 논의도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남북이 이미 핫라인 설치를 위한 실무회담까지 마친 상황인 데다가, 과거 사례를 볼 때 사나흘이면 설치 후 개통까지 완료되는 등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두 정상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 첫 통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일인 27일 이전에 첫 통화를 약속한만큼 두 정상이 직접 통화하는 순간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르면 오는 18일로 예상되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최종합의 후 첫 통화 시점 발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첫 통화시점과 관련해 "아직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남북 정상 사이의) 의미있는 통화인만큼 통화가 이뤄진 뒤에는 관련 내용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판문점에서 진행된 정상간 핫라인 구축을 위한 남북 통신 실무회담에는 우리 측에선 청와대와 통일부 인사로 구성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운영지원분과위 소속 실무자 3명이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북측 대표단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애초부터 기술적인 부분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회담이었던 데다가 각별한 보안유지가 필요해 회담 대표단의 명단도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통일전선부와 핫라인을 이미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의 실무자가 참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오늘 회담은 통신을 담당하는 실무자들끼리 이뤄졌다"며 "의제나 참석자 명단 등은 일종의 보안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국제사회 어느 나라 정상도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통화 후 관련내용이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핫라인 구축과 정상통화는 더욱 큰 관심을 받고있다. 18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뚫었던 핫라인을 문 대통령이 잇는다는 점에서 상징성도 있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처음 구축됐었다. 2000년 6월 제1차 남북 정상회담 때 당시 김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말미에 핫라인 설치를 제안했고, 김 위원장이 동의하면서 처음 설치됐다.

 김 전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 이행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임동원 국정원장을 평양에 보내달라고 요청하자 김 전 대통령이 핫라인 개설 얘기를 꺼냈다는 내용은 임 전 원장이 펴낸 회고록 '피스메이커'에 담겨있다.

 김 전 대통령은 "뭔가 중요한 문제가 생기면 우리 두 정상이 직접 의사소통합시다. 이 기회에 두 정상 사이의 비상연락망을 마련하는 게 어떻겠습니까"라고 제안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그렇게 합시다"라고 동의했고, 그로부터 나흘만에 핫라인 구축이 이뤄졌다.

 김 전 대통령은 1년 전인 1999년 6월 금강산 관광객 억류사건을 겪으면서 정상간 비상연락망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게 됐고, 남북 정상회담에서 즉흥적으로 제안해 이뤄낸 성과가 바로 핫라인이다.

 임 전 원장은 "이렇게 만들어진 두 정상 사이의 비상연락망은 '국민의 정부' 마지막 날까지 계속유지되면서 남북문제 해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며 "개인적으로는 이 핫라인의 개설이야 말로 정상회담 최대의 성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이라고는 하지만 청와대에 내부에 직통 전화가 있어 두 정상이 직접 목소리를 주고 받은 형태로 운영됐던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노무현정부 당시 국정원장을 지낸 김만복 전 원장이 2015년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전화기는 국정원에 설치됐었고, 북측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김정일 위원장의 뜻으로 생각하고 당시 노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형태로 운용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DJ 정부 때는 남북간 핫라인은 수 개의 회선이 존재했으나 청와대에 핫라인 전화는 없었고, 재임기간 남북 정상이 직접 통화한 사실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통화를 하기로 한만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과 우리 비서실 격인 노동당 본관 서기실에 비화기(祕話機)를 설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화기는 도청 등을 피하기 위해 일반 음성 신호를 음어(陰語)로 변환해주는 특수 전화기다. 현재 군에서도 지휘관들이 보안이 필수인 작전 사항과 관련된 대화는 비화기를 통해 주고받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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