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기업정서 파고드는 엘리엇…"목표는 수익 극대화"
그룹 주가, 엘리엇 메시지에 롤러코스터
"주주총회 공격력 높이려 집중투표제 요구"

표면적으로는 주주가치 개선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집중투표제와 배당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경영권을 위협해 막대한 실익을 챙긴 후 한국을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배당확대와 집중투표제를 요구했고, 현대차는 1조원 규모의 자사주소각을 단행했다.
집중투표제의 경우 한국 정부가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담긴 상법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으니 이를 먼저 도입하라는 주장으로, 다음달로 예정된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공격력을 최대한 강화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집중투표제는 주총에서 이사진을 선임할 때 1주당 1표씩을 주는 방식과 달리 선임되는 이사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우리 정부는 소액주주 보호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3명의 이사를 선임할 경우 1주당 의결권을 3표씩 받으며, 이를 한 명의 이사에게 몰아줄 수도, 여러 명에게 나눠줄 수도 있는 방식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외국계 헤지펀드들의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엘리엇의 요구 역시 곧 있을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에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현대차는 1.25% 내렸고, 현대차우는 9.12% 올랐다.
이로 인한 다른 주주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과거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하다 보유 지분가치를 높여 처분하고 떠난 일이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배구조개선' 명분을 앞세운 해외투기자본의 국내기업 공격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경영승계를 앞두고 있거나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아시아 기업들은 이들의 좋은 먹잇감이 돼왔다.
소버린은 2003년 SK지분 14.99%를 보유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후 9000억원의 차익을 얻고 한국을 떠났고,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칼 아이칸은 2006년 KT&G를 공격해 1500억원을 벌고 떠났다.
2004년에는 영국계 헤르메스가 삼성물산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주가를 띄운 후 그해 말 300억원대의 차익을 손에 쥐고 떠났다. 이들이 떠난 후 주가 하락으로 인한 피해는 남은 주주들의 몫이었다.
엘리엇 역시 경영권 승계를 앞둔 현대차그룹을 타겟으로 잡고 1년여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정부정책에 따라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해야 한다는 점, 경영승계를 앞두고 있다는 점, 보수적 경영으로 사내유보금이 쌓여있고, 회계기준 등이 미국과 달라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 등이 현대차를 목표물로 잡은 이유로 분석된다.
엘리엇은 지난 23일 별도 개설한 홈페이지에 올린 '현대차그룹 이사진에 보내는 서신'에서 "지난 1년간 현대차그룹을 연구하는데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제안은 최근 한국의 투명하고 개방적인 주주친화정책 흐름과 맞물려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더 공정한 대우를 요구하는 주주들에게 귀 기울이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시기에 제시됐다"고도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의 목표는 수익률 극대화"라며 "엘리엇이 한 마디만 하면 주가가 오르내리는 상황인데 이들이 주가를 최대한 끌어올린 후 팔고 나가면 오른 주가가 다시 가라앉고, 그럴 경우 국내 소액 주주들이나 국민연금 등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배당성향 급증 등으로 인한 단기적 주가상승과 특정 외국투기자본의 이익은 장기적으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자동차 트렌드가 내연기관차에서 자율주행, 친환경차 등으로 급변하면서 다른 어떤 때보다 미래차 투자가 절실한 상황인만큼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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