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판결문에 "尹, 평화적 계엄이라며 사후부서 모순된다" 일침
"전두환 시절 계엄 선포문과 매우 흡사"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백대현 부장판사가 지난해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26.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26/NISI20250926_0020994336_web.jpg?rnd=20250926110401)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백대현 부장판사가 지난해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김래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및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 선포문이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 작성된 계엄 선포문과 매우 흡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평화적인 '메시지 계엄'이고 말하면서 계엄 선포문을 사후 부서(副署·서명)한 행위가 "모순"이라고도 지적했다.
20일 뉴시스가 확보한 221쪽 짜리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지난 16일 특수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이같이 판단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 선포문이 형식적인 표지에 불과하고 실체적인 문서에 해당하지 않아 허위공문서 작성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문서는 제목, 내용, 대통령의 서명, 작성일자, 국무총리와 국방부장관의 부서로 구성돼 있다"며 "이 사건 문서의 작성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음이 분명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공문서는 작성권한이 있는 공무원이 해당 문서에 서명의 방식으로 결재함으로써 성립된다고 할 것"이라며 "이 사건 문서는 '작성권한 있는 공무원인 피고인이 서명의 방식으로 결재함으로써 성립된 문서'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계엄 선포문과 1980년대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주도로 작성된 두 개의 계엄 선포문을 사진과 함께 비교·대조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선포문은 1980년 5월 17일자 계엄 선포문 및 1980년 10월 16일자 계엄 선포문과 그 제목, 내용, 구조와 형식 등이 매우 흡사하다"며 "위 각 문서는 계엄을 선포한다는 뜻을 공고하면서 계엄의 종류, 일시, 지역, 계엄사령관 등을 안내하는 선포문의 성격을 갖는다"고 판시했다.
세 문건이 흡사한 이유에 대해 괄호 표시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라는 제목 하에 전문에서 계엄 선포의 목적과 이유를 밝히면서 그 하단에 '계엄의 종류', '계엄 지역', '시행일시', '계엄사령관'을 각 기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 문건의 부서란에 대해서도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취지의 본문 하단에 '대통령의 서명란', '계엄 선포 일자', '국무총리의 서명란', '국무위원의 서명란'이 위치하고 있다"며 "해당 서명란에는 각자의 서명이 기재돼 있다"며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가 긴급한 경우에는 사후 부서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으며, 이에 따라 허위공문서 작성에 고의가 없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계엄 당시 국회통제 등 물리적 조치를 수반하지 않은 채 국민들에게 국가안보위기 상황, 야당에 의한 국정마비 등의 현황 및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평화적 계엄, 이른바 '메시지 계엄'을 선포하려고 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계엄 선포 이전에 국무총리 및 관계 국무위원들의 사전 부서를 거치지 못할 정도로 긴급성 및 보안성이 고도로 요구되는 상황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사건 계엄 선포의 경우 긴급하고 보안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후부서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는 피고인의 주장과 서로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지난 16일 윤 전 대통령 징역 5년을 선고하며 ▲소집통지를 하지 않은 국무위원 7인의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계엄 선포문 관련 허위공문서 작성죄 ▲계엄 선포문 사후 부서 관련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및 공용서류 손상죄를 유죄로 판단했다.
아울러 ▲비화폰 기록 삭제 관련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위반 교사죄 ▲체포영장 집행 저지 관련 특수공무집행방해죄 ▲2차 체포 및 수색 영장 집행 저지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소집 통지를 했으나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2인의 심의권 침해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계엄 선포문 관련 허위작성공문서 행사죄, 허위공보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하고 법질서를 준수할 의무가 있는데도 도리어 헌법과 관련 법령에서 대통령의 독단과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규정한 절차적 요건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으므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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