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없는 수박에서 K-사이언스로"…내년 R&D 투자, '한국다움'에 꽂혔다
과기정통부, 역사·문화·환경 결합한 '우리만의 과학' 브랜드 구축 추진
인문-이공계 칸막이 허물고 국민 체감 성과 가시화…'스토리텔링'도 강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80회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도 국가연구개발 투자방향 및 기준(안)'을 심의·의결했다.
"왜 제인 구달 같은 '한 분야 특화' 과학자 없나"…한국인이 주도하는 과학 개척 나서
박인규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적인 침팬지 전문가인 제인 구달 박사처럼 한 평생 한 분야를 연구해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학자가 왜 한국에는 없을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며 정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씨 없는 수박'으로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우장춘 박사를 K-사이언스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우 박사는 씨 없는 수박을 만든 이라고 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다소 오해가 섞인 인식이다. 우 박사가 씨 없는 수박을 한국에 보급한 인물인 것은 맞으나, 더 나아가 현재도 우리나라에서 즐겨먹는 다양한 농산물의 품종을 개발·개량해낸 인물이다. 학계에서는 사실상 한국의 식탁을 완전히 바꿔놓은 농생물과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박 본부장은 "우장춘 박사의 사례처럼 한국인이 개척하고 주도하는 분야, 우리가 하지 않으면 세계 누구도 관심 두지 않을 분야를 발굴해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K-사이언스는 크게 ▲한국인 과학자가 글로벌 연구의 주류를 형성하며 주도하는 분야인 'K-리드(Lead)' ▲외국보다 앞서 나가며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영역인 'K-이니시에이션(Initiation)' ▲우리의 생존과 혁신을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한국 특화 과학인 'K-아이덴티티(Identity)라는 세 가지 영역으로 추진된다.
![[서울=뉴시스]박인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교보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3/12/NISI20260312_0002082330_web.jpg?rnd=20260312145325)
[서울=뉴시스]박인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교보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역사·문화와 손잡는 과학…인문-이공계 칸막이 허물고 과학에도 '스토리텔링' 입힌다
대표적인 예가 조선왕조실록이다. 1600년대 초신성 폭발 연구 과정에서 서양의 기록만으로는 정확한 시점을 특정하지 못했으나, 우리 조상들이 남긴 조선왕조실록의 정밀한 기록을 통해 날짜를 특정할 수 있었던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만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규명하는 연구에 예산이 투입된다.
정부는 이처럼 K-사이언스를 통해 과학기술에 '문화'라는 스토리텔링을 더해나갈 계획이다. 단순히 연구실 안에서 끝나는 과학이 아니라 국민이 바로 체감하면서 흥미·재미를 느끼고,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지질환경이나 생태계 동식물 등 우리나라 과학자가 아니면 외국인이 관심을 두기 어려운 분야, 혹은 고고학 등 인문학적 영역과 이공계 기술이 결합한 프로젝트도 활성화된다.
이에 대해 박 본부장은 "여태껏 인문학 예산과 과학기술 예산 사이의 칸막이 때문에 투자하지 못했던 영역으로 R&D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기획 단계부터 결과 도출까지 국민과 소통하는 방식을 도입할 방침이다. 또 영국의 BBC처럼 과학적 발견 과정을 흥미롭게 보도하거나 이벤트를 만들어 교육과 홍보가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도 검토 중이다.
K-사이언스 외에도 2027년 R&D 투자는 인프라 구축을 넘어 '실증과 성과'에 초점을 뒀다.
AI 분야는 기술 개발을 넘어 전 산업에 적용하는 'AX(AI 전환) 거점' 구축에 속도를 내고, 바이오 분야는 AI를 활용해 임상까지의 전주기 단계를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데 집중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과 연계해 대규모 실증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이제는 R&D 투자가 AI 3대 강국 도약,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창업 코리아 실현,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국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결실을 맺을 때"라며 "정부R&D 사업을 수행하는 30여개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 민·관의 역량을 총 결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논의된 내년도 R&D 투자방향은 기획예산처 및 관계 부처에 통보돼 오는 9월까지 2027년도 정부 R&D 예산 배분·조정 및 편성을 위한 기본 지침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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