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결론 내려 저러나"…법원이 헌법재판소 심사? 이목 집중
중앙지법 2심 "헌법소원 지연, 기본권 침해 소지"
헌재에 의견서 제출 요구하며 첫 '사법심사' 예고
"재판 전제성 안 된다…근거 없는 심사" 질타 나와
'무반응 헌재'에 재판부 의중도 불확실…해석 분분
![[서울=뉴시스] 법원이 헌법소원을 4년 간 묵히는 것은 형사 피고인의 기본권 침해라면서 사상 첫 사법심사를 예고하고 나서 파장이 인 가운데 재판부의 의중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서울중앙지법이 있는 서울법원종합청사 모습. (사진=뉴시스DB). 2026.06.18.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8/NISI20260618_0002164182_web.jpg?rnd=20260618121957)
[서울=뉴시스] 법원이 헌법소원을 4년 간 묵히는 것은 형사 피고인의 기본권 침해라면서 사상 첫 사법심사를 예고하고 나서 파장이 인 가운데 재판부의 의중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서울중앙지법이 있는 서울법원종합청사 모습. (사진=뉴시스DB). 2026.06.18. [email protected]
헌법재판소가 무대응 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재판부가 선언적으로 위헌을 결정하는 후속 조치를 어떤 방식으로 내놓을지 속단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과거 대법원이 헌재의 '한정위헌'을 인정하지 않은 것과 유사한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18일 법조계에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전보성)가 전날 '헌재의 재판 지연 부작위 처분'도 사법심사 대상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재판부는 통일TV 대표 진천규씨가 2018년 8월 허가 없이 북한 서적과 영상자료, 노동신문을 국내로 반입했다는 남북교류 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의 항소심을 심리하면서 헌재에 의견서를 요청했다.
진씨는 1심에서 제기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기각되자 2022년 6월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심판(사건부호 헌바) 청구를 접수했다. 헌재는 그해 7월 정식 심판인 전원재판부 심판 회부 결정을 했다.
당시의 항소심 재판부는 헌재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취지로 심리를 중단했고, 사건을 넘겨 받은 현 재판부도 결론을 기다려 왔다. 재판부는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진씨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헌법재판의 지연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현재 가장 오래된 미제 사건은 사형제의 위헌을 다투는 헌법소원심판으로 접수 7년 넘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이런 문제는 별개로 치더라도 헌재의 재판 지연이 사법 심사 대상인 처분으로 볼 수 있는지 헌법적 근거부터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판부가 근거로 든 헌법 107조 2항은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경우 대법원이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는 내용이다.
법률의 위헌 심사권은 헌재에 있지만, 하위 격인 법령·규칙·처분에 대한 위헌 여부 해석은 사법부도 할 수 있다. 행정소송에서 근거 법령을 위헌이라 판단하면서 본안 쟁점이 된 처분을 위법하다고 평가하는 사례가 많다.
이 사건의 경우 재판부가 헌법소원을 기다리지 않고 결론을 내놓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다. 법원 제청으로 시작되는 위헌법률심판은 헌재의 결론이 내려지기 전까지 재판을 진행할 수 없지만 헌법소원은 구속력이 없다.
애초 헌법소원 지연이 진씨의 처벌 여부를 가르기 위한 선결 문제(재판의 전제성)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 헌법연구관 출신 변호사는 "헌법 107조 2항의 처분에는 헌재의 재판작용 자체는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설령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형사 재판에서 재판의 전제가 된 법률의 위헌여부 심사를 하는 헌재의 재판이 전제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뉴시스DB). 2026.06.18.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8/NISI20260618_0002164184_web.jpg?rnd=20260618122034)
[서울=뉴시스]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뉴시스DB). 2026.06.18. [email protected]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2순위인 형사수석부장판사를 맡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법조계 일각에서는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최근 법원 확정 판결을 헌재가 취소할 수도 있는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됐고, 이 입법에 헌재가 적극 찬동한 데 대한 불쾌감의 발로가 아니냐는 뒷말도 들린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재판소원 때문에 불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이론적 정합성을 갖춰야 한다"며 "'최초의 기본권 심사를 확인하기 시작했다'는 자료를 낸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고 경솔하다"고 했다.
대법원은 전날 의견서 요청 사실이 알려진 후 상황을 알았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도 "재판소원과 이번 의견서 요청은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헌재도 "근거가 없다"며 무대응 방침이다.
법조계 관심은 재판부의 의중에 쏠린다. 파장이 클 것이고 헌재가 반응하지 않을 점을 재판부가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전제에서 나오는 분석이다.
전례가 없는 초유의 사건이다 보니 재판부가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는지 예단하기 이른 상황이다.
판결문에 헌재의 지연을 지적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부터 '재판지연 위헌확인'과 같은 별도 사건을 만들어 결정문을 내놓는 형태도 거론된다.
만약 그런 결정이 나오고 헌재가 그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으면 과거 대법원이 헌재의 '한정위헌'을 인정하지 않은 것과 같은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
부장검사를 지낸 권나원 법무법인 삼현 대표변호사는 "별도의 사건화를 통해 기본권 침해에 해당되는지 판단을 하게 되는 구조가 아닐까 싶다"며 "재판부가 (헌재의 재판 지연을) 기본권 침해라고 판단한다고 해서 법령의 위헌 여부를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유·무죄가 달라질 내용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형사 재판의 당사자(진씨) 입장에서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은 본인인데 오히려 헌법소원을 취하하라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당사자 입장에서 어떤 실익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재판 전제성'이 없다는 지적에 "재판부는 헌법 107조 2항의 판단에 대한 권한은 법원에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가능한 후속 조치 등에 대해서도 재판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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