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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격추에서 공습·반격까지…두 달째 이어지는 美·이란 공방

등록 2026.06.10 11: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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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방공망·레이더 공습…"아파치 격추 대응"

IRGC "바레인 주둔 미 제5함대 드론 공격" 주장

4월 휴전 이후에도 계속된 저강도 보복의 악순환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6.04.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6.04.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이 9일(현지 시간) 미군 아파치 공격헬기 격추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 군사시설을 공습하자 이란이 바레인에 주둔한 미 해군 제5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양측 모두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자위적 대응'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지난 4월 휴전 이후에도 이어져 온 저강도 보복의 악순환이 다시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8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미 육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 사건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미군 아파치 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우리의 최첨단 아파치 헬기를 격추했다"며 "두 명의 조종사는 무사하지만 미국은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란은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익명의 군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이란군이 어떠한 군사 작전도 수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곧바로 군사 행동에 나섰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미군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인근 방공망과 지상 통제소, 감시 레이더 기지에 대한 공습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작전이 최근 발생한 미군 헬리콥터 격추 사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실시됐다고 설명했다. 공습 대상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위치한 이란 군사시설들로, 방공 체계와 지휘·통제 시설, 감시 자산 등이 포함됐다.

중부사령부는 "미군은 이란의 부당한 공격에 맞서 방어하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언론에 따르면 미국의 공격 목표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자스크, 시리크, 케슘섬, 쿠흐에모바락 일대였다.

공습 직후 현지에서는 폭발음이 잇따라 보고됐다. 이란 준관영 타스님 통신은 시리크와 미나브, 케슘섬 일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고, 메흐르 통신은 케슘섬에서 최소 6차례의 폭발음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 국영 언론은 미국의 공습이 종료됐으며 현재 남부 지역 상황은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이 민간 시설에도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시리크 인근 베마니 지역의 통신탑이 파손됐으며 저수조(물탱크) 2개가 파괴돼 일부 지역의 상수도 공급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2026.05.15.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2026.05.15.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의 공습에 대한 보복에 나섰다고 밝혔다.

IRGC는 성명을 통해 역내 미국 목표물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힌 데 이어, 바레인에 정박 중인 미 해군 제5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군사적 공격이 계속될 경우 더욱 강력한 보복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며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엑스(X)를 통해 "미국의 어떤 공격도 응답 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전장에서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우리의 결의를 시험하기로 했다. 우리의 강력한 군대는 어떠한 공격이나 위협에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안전을 원한다면 우리 지역을 떠나라"고 경고하며 역내 미군 주둔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 4월 휴전 이후에도 이어져 온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양측은 전면 충돌 우려 속에 휴전에 합의했지만,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 역내 미군 주둔 등을 둘러싼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이후 양측은 상대의 군사 행동과 압박 조치를 도발로 규정하며 이에 대한 '자위적 대응'을 내세우는 공방을 이어왔다.

전면전은 피하면서도 공습과 드론 공격, 군사적 위협을 주고받는 저강도 보복의 악순환이 두 달 넘게 계속된 셈이다.

이번 아파치 헬기 사건 이후에도 미국은 공습을 "비례적 대응"이자 "자위적 공격"으로 규정했고, 이란은 미사일·드론 공격이 정당한 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휴전 이후 지속돼 온 저강도 공방이 다시 한 단계 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까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합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외교적 해결 기대가 남아 있었지만, 양측이 다시 군사 행동을 주고받으면서 불안한 휴전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과 이란 모두 전면전을 원하지는 않지만, 상대방의 행동을 위협으로 규정하고 대응 수위를 높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우발적 충돌이 더 큰 위기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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