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업 인부 수송버스 참변…'일손 알선 구조적 문제점' 드러나
"사고 재발 방지 위해 정부·지자체, 농작업 인력 공급·수송 시스템 개선해야"

【영암=뉴시스】신대희 기자 = 1일 오후 5시20분께 전남 영암군 도포면 주암삼거리 편도2차선 도로에서 25인승 미니버스와 SUV차량이 충돌해 8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사진은 경찰과 소방당국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는 모습. 2018.05.01. [email protected]
2일 경찰과 나주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20분께 영암군 신북면 주암삼거리 편도 2차선 도로에서 이모(72)씨가 몰던 25인승 미니버스가 같은 방향으로 달리던 SUV 차량과 부딪힌 뒤 오른쪽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미니버스가 도로 옆 도랑에 빠지면서 버스 탑승자 15명 중 8명이 숨지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 SUV 차량 탑승자 4명도 부상을 입고 병원 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농작업 일자리 알선 '무허가' 영업 성행...상해보험 무방비 노출
전날 영암 시종면에서 알타리무 수확 작업을 마치고 나주로 귀가하는 도중 에 미니버스 사고로 숨진 탑승자 8명은 지자체에 등록된 직업소개소나 농협이 무료로 알선하는 일자리 소개소를 통하지 않고 무허가 인력 알선업자를 통해 농작업 현장에 투입 된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 운전자 이모씨를 포함해 사망한 8명과 중상자 7명은 대부분 나주 반남면 출신의 고령 어르신들로 농작업 상해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와 농협이 운영하는 일자리 알선소의 경우 작업인부들에 대한 상해보험과 인력 수송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전날 사고를 당한 사상자들은 무허가 알선업자를 통한 탓에 병원 치료비와 보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 나주 지역에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나주자활무료직업소개소를 비롯해 40개 등록업체에서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 있지만, 농작업 일자리의 경우 홍보 부족과 인식 부족으로 과거 관행인 '무허가' 알선이 성행하고 있다.
이러한 무허가 일자리 알선행위가 성행하는 데에는 농작업 현장에서 특별히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작업인부 대부분이 안전이 보장된 일자리 알선 시스템을 잘 모르는 고령자들이 많고, '작업반장'으로 통하는 일자리 모집책 대부분은 평소 잘 아는 지인들이어서 믿고 농작업 현장에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농작업 현장에 투입되는 고령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허가 일자리 알선이 성행하는 데에는 '편리성'과 젊은 일용직 구직자들의 농작업장 외면, 합법적으로 등록된 소개소들이 농작업 일자리 알선을 기피하는 것이 크게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등록소개소를 통할 경우 구인자와 구직자 간 '근로계약'을 반드시 체결해야 되지만 무허가 알선의 경우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편리성 때문에 고령 어르신들의 경우 등록 소개소를 찾지 않고 모집책을 통해 일자리를 알선 받고 있다.
또 등록소개소 대부분이 작업 강도에 비해 품삯이 적은 농작업장을 젊은 일용직 구직자들이 기피함에 따라 품삯 단가가 높은 건설현장 등으로 일자리를 유도하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파악됐다.
품삯의 10%를 수수료로 취하는 등록소개소의 경우 단가가 높은 건설현장 등으로 구직자를 많이 알선 할수록 이익이 커지는 구조다.

【영암=뉴시스】류형근 기자 = 1일 오후 오후 5시20분께 전남 영암군 신북면 주암삼거리 편도2차선 도로에서 25인승 미니버스와 SUV차량이 충돌해 8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2018.05.01. (사진=독자제공) [email protected]
'직업 안정법'에는 무등록 직업알선소를 운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5000만원 미만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농촌지역에서는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법보다는 현실이 우선시 되고 있어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
◇농작업장 인부 수송버스 대부분 자가용 영업…사고 발생시 피해보상 막막
농작업장 인부를 대상을 수송 운임을 받는 버스의 대부분은 합법적인 인력 공급업체나 운송사업자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 소유의 자가용 버스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지역 농작업 알선행위 대부분이 무허가로 이뤄지고 있고 일자리 모집책과 운송책이 분리돼 있거나 겸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자가용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영암 농작업장 인부 수송용 미니버스도 자가용으로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용 사업자로 지자체에 등록하지 않고 운임을 받고 인부를 실어 날랐다면 '불법 영업행위'에 해당 된다.
사고 버스는 여객운송용 차량 보험에는 가입돼 있지만 관할 지자체인 나주시에 영업용으로 신고 되지 않아 피해보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농작업 현장에 자가용 영업행위가 성행하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도 요원하다.
수송용 차량 대부분이 미니버스 비중이 높은 가운데 이른 아침 시간인 오전(새벽) 4시30분에서 5시께 농작업장으로 출발했다가 해질녘인 오후 6시께 귀가하는 인부들을 실어 나르기 때문에 경찰과 행정의 단속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농업인 김모(56)씨는 "농번기 일손이 부족한 농촌 현실에서는 등록소개소를 통해 인부들이 왔는지, 무허가 모집책을 통해 왔는지 중요하지 않다"면서 "다만 농작업을 하러 온 인부들이 정당한 품삯을 받고 안전하게 귀가 할 수 있도록 일자리 알선부터 수송 과정까지 정부와 지자체가 관심을 갖고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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