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고공행진 언제까지[유가 스파이크①]
WTI 배럴당 80달러 돌파, 5개월 만 최고치
美 러 원유 추가 제재·난방연료 수요 증가
국제유가 단기 강세, 점진적 조정 흐름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국제유가·환율 상승 영향으로 주유소 평균 기름값이 13주 연속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첫째 주(5~9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리터당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보다 15.7원 상승한 1686.07원, 경유는 17.2원 오른 1533.5원을 기록으며 12일 오전 기준 휘발유 평균 가격은 1698.40, 경유는 1547.04원을 나타내고 있다. 12일 서울 소재 주유소에서 휘발유·경유가 판매되고 있다. 2025.01.12.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12/NISI20250112_0020658851_web.jpg?rnd=20250112105704)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국제유가·환율 상승 영향으로 주유소 평균 기름값이 13주 연속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첫째 주(5~9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리터당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보다 15.7원 상승한 1686.07원, 경유는 17.2원 오른 1533.5원을 기록으며 12일 오전 기준 휘발유 평균 가격은 1698.40, 경유는 1547.04원을 나타내고 있다. 12일 서울 소재 주유소에서 휘발유·경유가 판매되고 있다. 2025.01.12. [email protected]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0.0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WTI 가격은 연말 대비 12% 가량 올랐다.
치솟는 국제유가에 국내 유가도 덩달아 오르며 1700원대를 돌파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1713.63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500원대 후반까지 하락한 뒤 줄곧 상승세를 보이면서 3개월 만에 120원 이상 올랐다.
서울의 평균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784원으로 1800원 돌파를 눈 앞에 뒀다. 원·달러 환율 급등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역시 원유의 원화 환산 가격 상승을 부추겨 국내 판매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국제유가 강세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 원유에 대한 광범위한 추가 제재를 발표한 영향이다. 앞서 지난 10일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 석유회사인 가즈프롬 네프트와 수르구트네프테가스를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유조선 등 183척의 선박도 제재한다고 밝혔는데, 이들은 대부분이 제재 회피, 밀수, 불법 해상활동에 관련된 이른바 '그림자 선단'에 해당한다.
또 겨울 난방연료 수요 증가, 원유재고 감소,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그룹이 모인 OPEC+(오펙 플러스) 감산 연장 등이 타이트한 수급을 야기하며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평균 난방 일수는 2023년 12월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일평균 84만 배럴에서 94만 배럴로 상향 조정했다.
수요와 달리 공급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오펙 플러스가 감산 규모 축소 시기를 올해 1월에서 4월로 연기하고 기존에 발표된 내용 보다 더 느리게 증산 속도를 가져갈 것으로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미 행정부의 러시아 석유 제재 발표는 원유 시장 내 공급 부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원유 수입이 어려워지는 경우 이를 대체하기 위해 다른 지역의 원유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이후 러시아산 원유를 적극 수입했던 국가는 중국과 인도이며 이들은 현재 원유 소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국가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북반구의 추운 날씨로 인해 북미지역의 원유 생산 차질도 언급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염가의 러시아산이 유입되기 어려워진다면 이들의 중질유 수요는 중동·아프리카 또는 캐나다 산으로 이탈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한 한파로 난방유 수요가 증가하며 유가를 견인했다. 공급측 영향은 상대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한파의 지속 여부가 단기 유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파가 잦아든 이후에는 재고 증가 흐름에 맞춰 백워데이션(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은 현상) 축소와 유가 안정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선 내외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 상승을 보인 뒤 중장기적인 공급 과잉이 지속되며 점진적인 조정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EIA가 1월 월간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 규모를 일일 95만 배럴에서 72.5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면서도 "여전히 수요 보다 공급이 많은 국면이기 때문에 국제유가는 단기 상승 후 점진적인 조정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수빈 연구원은 "미국의 주간 산유량 지표를 통해 겨울철 미국의 원유 생산 차질 규모를 확인하는 과정 속에서 유가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1분기까지는 겨울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OPEC+의 증산도 2분기 시작되는 만큼 불안을 해소시켜줄 뉴스도 부재하다는 점에서 상방 리스크가 우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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