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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굳건…고수익 비결은?[TSMC, 꿈의 영업이익률①]

등록 2025.01.18 09:00:00수정 2025.01.18 13: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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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률 49%…고수익 비결에 관심

'HPC' 등 고수익 사업 전환 속도 올려

경쟁사와 격차↑…가격 협상력도 커져

[서울=뉴시스]TSMC의 플랫폼별 매출 비중. HPC가 53%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TSMC 제공) 2025.01.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TSMC의 플랫폼별 매출 비중. HPC가 53%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TSMC 제공) 2025.01.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독식하며 역대급 영업이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고환율, 고물가 등 시장 불안 요소가 커져 제조사들은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반면, TSMC는 일명 '꿈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며 경쟁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에 TSMC가 어떻게 이처럼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릴 수 있는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크게 ▲고수익 사업 전환 ▲AI 시장의 곡괭이 사업 선점 ▲가격 협상력 등을 주 요인으로 꼽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지난해 4분기 매출 8684억6000만 대만달러, 순이익 3746억8000만 대만달러를 올렸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무려 49%에 달한다. 전년 동기(41.6%)와 비교하면 1년 새 7.4%p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42.5%, 3분기 47.5% 등 계속 증가세다.

통상 제조업 분야에서 영업이익률이 20%만 넘어도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 받지만 TSMC는 5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 올리고 있다.

'HPC' 고부가 집중…AI계 '곡괭이 기업' 됐다

TSMC가 꿈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요인 중 하나로 '고수익 사업 전환'이 꼽힌다. TSMC는 최근 수익성이 높은 '고성능컴퓨팅(HPC)'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HPC는 AI로 고성능 연산을 하기 위한 컴퓨터로 고부가 반도체가 필요해 다른 매출처보다 수익이 더 높다.

지난해 4분기 TSMC 플랫폼별 매출 비중에서 HPC는 53%를 차지했다. 반면 비교적 수익성이 낮은 모바일 매출 비중은 35%에 불과했다.

TSMC는 짧은 기간 동안 HPC 매출 비중을 크게 늘렸다. 2023년 4분기만 해도 HPC와 모바일 매출 비중은 각각 43%로 서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1년 만에 HPC가 모바일보다 20% 가까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 파운드리의 경우 HPC 19%, 모바일 54%로 HPC 매출 비중이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TSMC 꿈의 영업이익률 요인으로는 '곡괭이' 사업 모델 선점도 꼽힌다.

곡괭이 사업 모델은 19세기 미국 금광개발 호황 시기 금을 캐러간 사람보다 곡괭이 판매업자가 더 큰 수익을 벌었던 것처럼, 핵심 도구 및 서비스를 팔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TSMC는 AI 칩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된 상황에서 AI에 직접 뛰어들기보다 칩 위탁생산이라는 서비스를 AI 기업들에게 안정적으로 팔고 있다. 위탁생산이라는 고난도 기술을 무기 삼아 AI 기업들의 수요를 모두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GAM의 잔 코르테시 매니저는 "TSMC가 곡괭이 역할을 한다는 것을 투자자들도 깨달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웨이저자 TSMC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SK하이닉스와의 동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지용 기자) 2024.11.04. leejy52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웨이저자 TSMC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SK하이닉스와의 동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지용 기자) 2024.11.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부르는 게 값…'가격 협상력' 강하다

강력한 '가격 협상력'도 TSMC의 영업이익률을 지탱하고 있다. TSMC는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와 점유율에서 55.6%포인트나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에 첨단 3나노 공정에서 TSMC가 주요 빅테크 수요를 거의 독점하고 있어 부르는 게 값이다. 특히 TSMC의 2나노 공정 웨이퍼는 장당 최고 3만 달러(44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4나노보다 2배 더 높다.

TSMC는 2나노에서 60%가 넘는 수율(양품비율)을 올리고 있는데다 'CoWoS' 등 첨단 패키징 기술력을 앞세우고 있어 AI 칩의 높은 성능을 보장하고 있다.

TSMC의 안정적인 기술력과 고객 요구에 맞춘 적기 공급을 감안하면 빅테크들은 여전히 낮은 수율을 보이고 있는 경쟁사들에 쉽사리 생산을 맡기기 어려운 상태다. 신뢰성이 중요한 파운드리 특성상 경쟁사들이 낮은 가격을 내밀어도 빅테크들은 당분간 TSMC의 높은 가격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TSMC는 고수익 중심 사업으로 가파르게 전환하고 수율 또한 높아질 것"이라며 "삼성과의 격차가 벌어질수록 TSMC의 영업이익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타이베이=AP/뉴시스]대만 반도체 회사 TSMC 자료사진. 2023.01.04.

[타이베이=AP/뉴시스]대만 반도체 회사 TSMC 자료사진. 2023.01.04.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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