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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진술만으로 진실을 가려야 한다면…'인터뷰 룸'

등록 2026.06.1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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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규환 '인터뷰 룸' (사진=돌베개 제공) 2026.06.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규환 '인터뷰 룸' (사진=돌베개 제공) 2026.06.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말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은, 얼마나 큰 고통 속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12쪽)

충청남도경찰청 형사과 소속 프로파일러 최규환의 신간 '인터뷰 룸'(돌베개)이 출간됐다.

신간은 저자가 수사 현장에서 마주한 성범죄 피해자와 피의자의 엇갈리는 주장 사이에서 치밀하게 양측의 진술을 분석한 기록이다.

가해자의 잔혹한 범행과 심리 탐구에 집중했던 그간의 프로파일링 책들과 달리, 피해자의 목소리를 어떻게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이해하면 좋을지에 초점을 맞춘다.

20년간 경찰로 재직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프로파일링 분야에서 보낸 저자는 수많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마주했다. 그는 수사 초기에는 감정이입을 경계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피해자들을 보며 피해자의 목소리를 배제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특히 성범죄, 아동 학대는 폐쇄회로(CC)TV나 목격자가 없는 곳에서 범행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물증이 부재해 피해자와 피의자의 진술에 의존해 수사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책은 피해자 중심주의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무고하게 피의자로 지목된 사례와 피해자·피의자 모두 사실을 왜곡한 사건도 함께 소개하며 진술의 복잡성을 드러낸다

문제는 피해자와 피의자 어느 쪽이든 진술은 부인과 방어, 두려움과 수치심, 기억의 공백과 왜곡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또 진술만이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 유일한 실마리일 때 진술분석이 중요해진다. 책임감은 그만큼 커진다.

"진술을 판단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위험을 동반한다. 단 한 번의 거짓 진술로 누군가는 일상이 무너지고, 용기를 내어 꺼낸 피해자의 진술은 오히려 2차 피해의 고통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그렇기에 진술을 다루는 일은 보다 엄격한 기준이 있어야 했다."(261쪽)

저자는 대법원의 신빙성 판단 기준인 객관성, 일관성, 통일성, 개연성, 구체성을 따라 직접 고안한 한국형 진술 신빙성 평가 모델 K-SCAM을 제안한다.

"만약 실제 피해를 보고도 여전히 용기 내기를 주저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기록들이 혼자 견디며 망설이는 그 긴 시간을 지나 마침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262쪽)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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