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戰 그 후]"호르무즈 위기와 세계 경제에 관한 다섯 가지 교훈"
해협 봉쇄 충격 1970년대 석유 파동만큼 크지 않아…시장 적응력 발휘
각국 에너지 효율적으로 사용…선진국 '에너지 집약도 낮은 업종' 전환
AI 붐 에너지 위기 부정적 영향 상쇄…한국 등 아시아 국가 수출 급증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17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 해안가에서 한 남성이 낚시하는 동안 인근 바다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다. 2026.06.18.](https://img1.newsis.com/2026/06/18/NISI20260618_0001347081_web.jpg?rnd=20260618114905)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17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 해안가에서 한 남성이 낚시하는 동안 인근 바다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다. 2026.06.18.
미 당국자가 18일(현지 시간) 브리핑을 통해 공개한 MOU 전문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신속히 재개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면제 조처도 즉각 시행된다. 민감한 사안인 핵 문제와 이란 경제 지원에 관한 논의는 이후 60일간의 후속 협상에서 다뤄진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을 감행하자 이란은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해상 운송로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해상 운송로가 수개월간 폐쇄되었지만, 그 충격은 석유 파동(오일 쇼크) 때처럼 크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다음은 호르무즈 위기와 세계 경제에 관한 다섯 가지 교훈이다.
여러 국가 위기에 잘 대응
영국에서는 시민들이 운전을 자제하면서 4월 연료 판매량이 감소했다. 일부 유럽 및 미국 항공사들은 항공유 가격 상승에 대응해 운항 일정을 축소했다. 일본에서는 한 스낵 업체가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잉크 부족 사태로 일부 제품 포장을 흑백으로 전환했다.
공급 부족의 부담은 비축유를 확보할 여력이 없는 저소득 국가들에 더 직접적으로 쏠렸다.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 같은 일부 국가는 연료 배급제를 통해 석유 수요를 억제하는 조처를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7일 올해 2분기 전 세계 석유 수요가 약 5%, 하루 약 5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세계 석유 시장 뛰어난 적응력 발휘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6.11.](https://img1.newsis.com/2026/06/11/NISI20260611_0001325752_web.jpg?rnd=20260611015657)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6.11.
미국의 원유 수출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량은 최근 3개월간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으며, 브라질의 수출량은 3분의 1가량 늘어났다.
中 원유 비축하며 위기 극복
중국은 이란 전쟁 발발 전부터 값싼 원유를 대량으로 비축해 호르무즈 봉쇄 기간 수입량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란발 유가 폭등을 우려하던 세계 경제에 숨통이 트이는 역할을 했다.
다른 주요 수입국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도 방대한 전략 비축유를 활용하고, 다른 공급처를 확보했다. 정유사들은 원유 재고를 보존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였다.
해외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감안해 중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제 구조를 재편했다.
전력 생산을 재생 에너지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의 운전자들은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구매함으로써 휘발유 수요를 줄여 왔다.
중국도 5월 생산자 물가가 급등하고, 소매 지출이 급감하는 등 피해를 봤다. 하지만 다른 아시아 경제국들의 회복력 덕분에 세계 경제는 활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각국 에너지 더 효율적으로 사용
![[베이루트=AP/뉴시스] 사진은 2026년 4월4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손된 건물 인근에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사망한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화가 보이고 있는 모습. 2026.06.09.](https://img1.newsis.com/2026/06/09/NISI20260609_0002156834_web.jpg?rnd=20260609171814)
[베이루트=AP/뉴시스] 사진은 2026년 4월4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손된 건물 인근에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사망한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화가 보이고 있는 모습. 2026.06.09.
각국 경제가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가늠할 한 가지 방법은 1달러의 국내총생산(GDP)을 창출하는 데 소모되는 에너지량을 계산하는 것이다. 세계은행(WB) 자료를 보면,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미국과 유럽의 에너지 집약도(에너지 사용량을 GDP로 나눈 수치)는 2000년 이후 약 3분의 1 감소했으며, 중국은 약 40% 감소했다. 이런 변화는 각국 경제가 공급 차질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
선진국들은 에너지 소비가 많은 제조업에서 금융·의료 등 에너지 집약도가 낮은 업종으로 전환했다. 가전제품은 전력 소비를 줄이도록 설계되었고, 기업들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산업 공정의 효율을 극대화했다. 특히 유럽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효율의 필요성을 느꼈다.
AI 붐, 에너지 위기 부정적 영향 상쇄
미국 내 관련 데이터 센터 확충과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은 무역과 투자를 활성화했고,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AI 붐을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 칩, 기계, 부품 등을 공급하는 아시아권 국가들이 혜택을 입었다. 2025년 초 이후 한국의 수출은 약 80% 증가했고, 대만은 두 배 이상, 싱가포르는 40%, 일본도 20%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 기술 분야의 골드러시는 석유 공급 부족으로 다른 지역이 타격을 입는 와중에도 세계 경제 주요 부문에서 성장 동력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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