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현장] 노르웨이 건대구 국내 첫 선…"외국산 수산물 韓공략 강화"

등록 2023.05.30 18:18:3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노르웨이 청정 지역서 자란 대구…"맛·식감 뛰어나지만 비싸"

日원전 오염수 방류 예고에 국내서 외국산 수산물 관심 높아져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30일 서울 종로구 미쉬매쉬에서 진행된 노르웨이 건대구 론칭 행사에 진열된 노르웨이 건대구의 모습. 2023.05.30.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30일 서울 종로구 미쉬매쉬에서 진행된 노르웨이 건대구 론칭 행사에 진열된 노르웨이 건대구의 모습. 2023.05.30.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노르웨이산 건대구가 국내 시장에 들어온다. 노르웨이는 세계 2위 규모의 수산물 수출국이다. 연어 및 고등어, 생대구, 킹크랩 등에 이어 건대구를 한국에 수출하게 됐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는 30일 오전 주한 노르웨이대사관, 이노베이션 노르웨이와 함께 서울 종로구 미쉬매쉬에서 론칭 쇼케이스를 열고 노르웨이 북극해 건대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노르웨이 북극해 건대구는 바렌츠해 대구로 만들어지는 노르웨이 북부의 전통 식재료다. '건대구'라는 이름 그대로 '말린 대구' 제품이다.

우리나라의 황태가 황태덕장(황태 건조장)에서 동결과 해동, 건조 과정을 거쳐 탄생하듯, 노르웨이의 건대구도 유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어획 하는 즉시 자연 바람으로 건조하고 약 3개월 동안 북극 바람을 맞으며 숙성시킨다. 이후 4~9개월 동안 실내 숙성 시간을 거쳐 북극해 건대구 고유의 맛과 식감을 갖추게 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노르웨이 측 관계자들은 자국산 건대구에 큰 자부심을 드러냈다. 노르웨이 건대구의 긴 역사와 더불어 청정바다에서 어획한 질 좋은 상품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노르웨이 건대구는 8세기경 바이킹이 항해를 위한 식량으로 사용한 것이 시초로, 875년부터 해외로 수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30일 서울 종로구 미쉬매쉬에서 진행된 노르웨이 건대구 론칭 행사에서 노르웨이 수산물 수출업체인 로포트피스크(lofotfisk)의 루네 스톡폴트 디렉터가 발언하고 있다. 2023.05.30.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30일 서울 종로구 미쉬매쉬에서 진행된 노르웨이 건대구 론칭 행사에서 노르웨이 수산물 수출업체인 로포트피스크(lofotfisk)의 루네 스톡폴트 디렉터가 발언하고 있다. 2023.05.30.


이날 행사에 참석한 노르웨이 수산물 수출업체인 로포트피스크(lofotfisk)의 루네 스톡폴트 디렉터는 "노르웨이 건대구는 북극의 차가운 공기 아래 청정한 바다에서 잡히는 최고급 대구"라며 "한국의 황태와 맛이 비슷하다"고 소개했다.

안네 카리 한센 오빈 주한 노르웨이 대사는 “노르웨이의 오랜 역사를 담은 북극해 건대구를 한국 시장에 소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북극해 건대구의 놀라운 맛과 풍미를 국내 소비자들에 소개해 노르웨이 수산물과의 접점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수입하는 노르웨이 건대구는 좀 더 조리하기 쉽도록 물에 불린 상태로 들어온다. 말린 대구를 물에 7~10일 정도 불린 후 들여오기 때문에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반건조 생선과는 식감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30일 서울 종로구 미쉬매시에서 진행된 노르웨이 건대구 론칭 행사에서 파올로 데 마리아 셰프가 물에 불린 노르웨이 건대구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3.05.30.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30일 서울 종로구 미쉬매시에서 진행된 노르웨이 건대구 론칭 행사에서 파올로 데 마리아 셰프가 물에 불린 노르웨이 건대구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3.05.30.


이번 행사에서는 노르웨이 건대구를 활용한 카나페, 강정, 찜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는데, 기자가 직접 맛을 보니 국산 대구와 식감과 맛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건조한 이후 물에 불린 제품인데도 살집이 두툼해 씹는 맛이 있었고 맛은 담백했다. 식감은 국산 대구보다 조금 더 쫄깃했다.

행사에 초대된 국내 셰프들은 노르웨이 건대구에 관심을 보였다. 한 셰프는  "노르웨이 대구는 한국 대구와 품종이 다르다"며 "개인적으로는 노르웨이산이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셰프도 "국산 대구와 맛이나 식감 등에 차이가 있다"며 "한국식 요리보다는 서양식 요리에 활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했다.

노르웨이 측은 건대구 및 자국산 수산물의 수출에 큰 기대감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조만간 방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한국 소비자들이 오염수가 방류되면 국산 수산물보다 외국산 수산물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노르웨이 수산업체 관계자는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두고 한국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한국 소비자들이 청정한 바다에서 잡힌 노르웨이 수산물을 더 찾게 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30일 서울 종로구 미쉬매시에서 진행된 노르웨이 건대구 론칭 행사에서 제공된 건대구를 활용한 메뉴. 2023.05.30.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30일 서울 종로구 미쉬매시에서 진행된 노르웨이 건대구 론칭 행사에서 제공된 건대구를 활용한 메뉴. 2023.05.30.


하지만 노르웨이산 대구가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르웨이는 지난해 말부터 한국에 생대구를 수출하고 있는데 한국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노르웨이산 생대구를 판매한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대구탕 요리를 주로 먹는데, 노르웨이산 생대구는 한국인들이 탕을 먹을 때 선호하는 이리나 곤이 없어서 선호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르웨이산 생대구는 가격대도 국산보다 10%, 때에 따라서는 70% 가량 높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국산 대구 대체품으로 선택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노르웨이 북극해 건대구는 건조 과정 등에 추가로 수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노르웨이산 생대구보다 더 비싸게 책정될 전망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전망에 국산 수산물업계는 우려하는 분위기다. 다만 아직까지는 오염수 방류가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