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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나온 고양이들과 눈맞추고 손맞대고…뮤지컬 '캣츠'[강진아의 이 공연Pick]

등록 2023.01.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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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뮤지컬 '캣츠' 공연 사진. 호기심 많은 고양이 제마이마가 한국어로 '메모리'를 부르고 있다. (사진=에스앤코 제공) 2023.0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캣츠' 공연 사진. 호기심 많은 고양이 제마이마가 한국어로 '메모리'를 부르고 있다. (사진=에스앤코 제공) 2023.01.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밤하늘 달빛을 바라봐요. 아름다운 추억에 마음을 열어요. 그곳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새로운 날 올거야."

호기심 많은 귀여운 고양이 제마이마의 맑고 순수한 목소리가 은은한 달빛 속에 울려 퍼지는 순간 찡해진다. 2막을 여는 초반부, 행복했던 날을 추억하며 새로운 날이 오길 노래하는 아기 고양이의 한국어 한 구절이 또렷이 귀에 꽂히며 잔잔하게 가슴을 울린다.

2년여 만에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가 다시 시작됐다. 지난 20일 막을 올린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 내한 공연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고양이들의 왁자지껄한 놀이터가 됐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캣츠' 공연 사진. 그리자벨라가 '메모리'를 부르는 장면. (사진=에스앤코 제공) 2023.0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캣츠' 공연 사진. 그리자벨라가 '메모리'를 부르는 장면. (사진=에스앤코 제공) 2023.01.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고양이들을 가까이 마주할 수 있는 1층 통로석(젤리클석)은 인기 만점이다. 지난 2020년 공연 땐 코로나로 객석 등장을 최소화하고 메이크업 마스크를 했지만, 다시 본 모습으로 부활했다. 객석 통로를 자유롭게 오가는 고양이들은 눈을 맞추고 얼굴을 들이밀며 관객들과 교감한다. 주먹인사를 내민 관객에게 살포시 손을 맞대주고, 장난스레 모자나 장갑을 훔쳐 달아나 웃음을 안긴다.

젤리클들의 지도자이자 현명한 선지자 고양이인 올드 듀터러노미는 인터미션에도 무대를 떠나지 않는다. 무게감 있게 세트에 앉아있지만 그루밍하는 귀여운 모습엔 미소가 절로 난다. 2막 시작 전엔 큰절을 올려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개막 첫 주에 설날 연휴를 맞은 만큼 관객들에게 전하는 특별한 감사 인사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캣츠' 공연 사진. 반항아 고양이 '럼 텀 터거'. (사진=에스앤코 제공) 2023.0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캣츠' 공연 사진. 반항아 고양이 '럼 텀 터거'. (사진=에스앤코 제공) 2023.01.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고양이들의 캐릭터는 개성 넘치고 매력적이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 '젤리클 볼'에서 새로 태어날 고양이로 선택 받고자 차례로 풀어놓는 자기소개는 희로애락이 담긴 인간사와 다를 바 없다.

공중에서 화려하게 등장하며 날렵하게 춤추는 마법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를 비롯해 최고의 인기남이자 록스타 같은 외모로 청개구리 기질을 가진 반항아 고양이 럼 텀 터거, 지금은 중풍을 앓고 있지만 유명 배우였던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는 극장 고양이 거스, 철도역에 사는 쾌활한 기차 고양이 스킴블샹스, 거대한 몸집의 부자 고양이 버스토퍼 존스 등 자신을 뽐내는 고양이들 하나하나가 모두 주인공이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캣츠' 공연 사진. 하얀 고양이 '빅토리아'가 춤추고 있다. (사진=에스앤코 제공) 2023.0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캣츠' 공연 사진. 하얀 고양이 '빅토리아'가 춤추고 있다. (사진=에스앤코 제공) 2023.01.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말썽꾸러기 도둑 고양이 커플부터 아름다운 하얀 고양이와 우아한 샴 고양이, 든든한 사회자 고양이, 사려 깊고 예민한 고양이에 악당 고양이까지 다채롭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몸을 낮추고 사뿐사뿐 움직이며 고양이와 혼연일체된 몸짓이 살아있다. 때론 하악거리고 할퀴며 경계한다. 발레와 재즈댄스, 탭댄스 등 역동적이고 예술적인 안무가 돋보인다. 텀블링과 아크로바틱 등 곡예적인 요소와 군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캣츠' 공연 사진. (사진=에스앤코 제공) 2023.0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캣츠' 공연 사진. (사진=에스앤코 제공) 2023.01.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명곡의 감동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빚어낸 '캣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메모리' 넘버였다.

한때 아름다운 고양이였지만 바깥세상으로 떠났다가 늙고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와 외면 받는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는 처연하고 아름답다. 2막의 끝에 쓸쓸함과 외로움을 쏟아내면서도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꿈꾸는 그녀의 목소리에 함께 위로받고 뭉클해진다. 젤리클들이 그녀에게 손을 뻗어주고 보듬어주는 결말은 따뜻함을 전한다.

'캣츠'는 묻는다. '신사숙냥 여러분, 고양이를 이해할 준비가 됐나요?' 오는 3월12일까지 공연.
[서울=뉴시스]뮤지컬 '캣츠' 공연 사진. (사진=에스앤코 제공) 2023.0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캣츠' 공연 사진. (사진=에스앤코 제공) 2023.01.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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