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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영웅…박항서, 리더십의 첫 번째 덕목은 '겸손'

등록 2025.01.17 12: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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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기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서 강연

'서번트 리더십' 전수…"선수들은 가족과도 같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박항서 베트남 박린FC 고문(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1기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1회차 강연을 하고 있다. 2025.01.16.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박항서 베트남 박린FC 고문(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1기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1회차 강연을 하고 있다. 2025.0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낯선 문화와 오랜 타지 생활을 딛고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서번트 리더십' 비결을 전수했다.

박 전 감독은 지난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기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의 입학식에 첫 강사로 나섰다.

지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박 전 감독은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역임하면서 국제 무대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

베트남은 박 전 감독의 지휘 아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진출을 달성하며 동남아 강호로 떠올랐다.

박 전 감독은 부드럽게 포용하고 섬기는 리더십, 이른바 '서번트 리더십'으로 베트남 축구팀을 이끌었다고 회상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항서 베트남 박린FC 고문(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1기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1회차 강연을 하고 있다. 2025.01.16.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항서 베트남 박린FC 고문(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1기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1회차 강연을 하고 있다. 2025.01.16. [email protected]

이날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의 첫 주자로 나선 박 전 감독은 ▲리더십의 변화 ▲존중 ▲먼저 다가간다 ▲선수가 먼저다 ▲용서 ▲보호 ▲목표 설정까지 7가지 주제를 토크쇼 형식으로 풀어냈다.

박 전 감독은 "31살에 지도자를 시작했고, 61살에 베트남에 갔다. 원래는 다혈질이고 독하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꼰대' 스타일이었다. 지도자로서 바뀐 건 베트남에 가면서부터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베트남에서는 이방인이다. 처음에는 1년만 버티자고 생각했다. 당시 베트남 외국인 감독 평균 수명이 8개월 정도였다. 이방인이기 때문에 자신을 낮추고, 부지런해야 한다고 느꼈다. 흠 잡힐 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감독은 베트남에 자리 잡은 낮잠 문화나 쌀국수를 비롯한 식습관 등을 적극 받아들였다.

그는 "선수들에게 '너희 문화와 관습을 존중한다. 나는 적극적으로 '베트남화'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운동장에서 내가 지시한 기술적인 부분은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했다. 5년4개월이라는 재임 동안 베트남의 관습과 문화를 존중했다. 이방인이기 때문에 늘 낮추려고 노력했고, 첫 마음가짐을 잘 지켰다"고 설명했다.

재임 기간 중 가장 큰 걸림돌은 언어적인 장벽이었다. 그럼에도 박 전 감독은 먼저 선수들에게 다가갔고 '파파'라 불릴 만큼 큰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박 전 감독은 "나도 선수 생활을 했지만, 감독이 치료실에 오면 싫어한다. 목적은 뚜렷했다. 치료실은 마사지와 치료를 받는 선수들의 사랑방이다. 부상 상태와 팀 분위기 그리고 개인적인 것들까지 여러 정보를 들었다. 같이 장난을 치기도 했다. 훈련이 끝나면 간식이 의무실에 오는데, 나중에는 선수들이 간식 먹으러 오라고 찾아오기까지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박항서 베트남 박린FC 고문(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1기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1회차 강연을 하고 있다. 2025.01.16.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박항서 베트남 박린FC 고문(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1기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1회차 강연을 하고 있다. 2025.01.16. [email protected]

박 전 감독은 선수들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그라운드 위에서 심판 판정에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도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였다.

박 전 감독은 "한국에서는 실수하면 크게 혼난다. 사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연습은 잘하기 위해서 하는 거고, 실수하는 건 당연한 거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요구하는 대로 해봐라'고 지시했다.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한다'라는 말도 베트남에 가서 많이 느꼈다. 각자 갖고 있는 능력을 극대화하는 게 내 목표였다"고 전했다.

이어 "심판 판정은 조금 자제해야 할 것도 있다. 혈기 왕성할 때는 다혈질이다 보니 자주 충돌했고 제재도 많이 받았다. 선수가 경고나 퇴장을 당하면 손실이 크지만, 내가 항의하면 비교적 덜하다. 심판한테 강하게 항의하면, 내가 잘못했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고 자주 항의하는 건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며 웃었다.

박 전 감독은 "베트남에서 자리를 잡고 난 뒤에는 베트남축구연맹(VFF)에 선수 권리를 비롯한 여러 가지를 요구했다. 우리 선수들의 권리가 보장될 부분을 찾는 게 감독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데리고 있는 선수는 가족이나 마찬가지"라고도 덧붙였다.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는 3개월간 총 13개 강의로 진행된다. 박 전 감독을 시작으로 정호승 시인, 방송인 정선희, 여자 마라톤 최고 기록 보유자 권은주 감독 등이 리더십, 네트워킹, 웰빙 등을 주제로 강연한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항서 베트남 박린FC 고문(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1기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 입학식’에서 1회차 강연을 마친 뒤 수강생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5.01.16.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항서 베트남 박린FC 고문(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1기 뉴시스 여성 CEO 리더십 아카데미 입학식’에서 1회차 강연을 마친 뒤 수강생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5.01.1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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