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훈계에 화 나 소화기 분사…"가르치기 두려운 학교가 돼 버려"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도 사건 언급
교육부 "교권5법 학교에 정착되는 과정"
온라인 정보 통합시스템 9월 본격 운영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6회국회(임시회) 교육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5.06.11.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11/NISI20250611_0020847759_web.jpg?rnd=20250611145737)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6회국회(임시회) 교육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5.06.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수습 기자 = 경기 파주의 한 중학교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교사의 훈계에 화가 난 학생이 교무실과 교내 복도에 두 차례 소화기를 분사하고 도주한 사건을 두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교실 붕괴와 교권 추락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또 하나의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교총은 11일 해당 사건에 관한 입장문을 내고 "학생 생활지도가 무력화되고 교사가 가르치기 두려운 학교가 돼 버렸다"며 "교사의 지도와 훈육이 정서학대로 내몰리고 악성 민원과 고발 대상이 되는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면 생활지도는 점점 위축되고 그만큼 학생들의 문제 행동은 조기에 교정되지 못하고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목숨을 끊은 한 중학교 교사도 학생의 흡연 등을 지도한 데 대한 가족 측의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며 "교원이 가르쳤다는 이유로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 학대 신고의 표적이 된다면 교육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교육위) 전체회의에서도 교사의 훈계에 학생이 소화기를 분사한 사건과 고(故) 현승준 교사가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사건이 언급됐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사건들을 나열하며 오석환 교육부 차관에게 "2023년에 교권5법을 통과시켰는데도 왜 이런 일이 자꾸 벌어지냐"고 물었다.
오 차관은 "교권5법 통과시켜서 제도는 마련했고 구체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정착돼 가는 과정"이라며 "다양한 제도들이 마련되며 정착돼 가는 과정에서 특이한 특성이 있는 곳에 대한 이슈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교권5법 통과 후 시간이 많이 흘렀고 교육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에 오 차관은 "인정한다"며 "최선을 다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원의 심리상담 및 치유를 위해 전국 32곳에서 운영되는 교육활동보호센터 인력 부족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정 의원은 "인력을 보면 상담사가 총 34명"이라며 "각 교육활동보호센터에 배치되는 상담사 수가 1~3명밖에 안 된다"고 했다.
이에 오 차관은 "역할을 확대해 가고 전문화하는 과정인데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에는 공감한다"며 "보강하는 역할은 계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속되는 악성 민원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민원 제도 개선방안을 후속적으로 준비 중"이라며 "온라인 통합 정보 시스템을 6~7월에 개통해 시범 실시한 후 9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운영해서 이전에는 제도로 마련했던 것이 실제로 학교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병행해 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교총은 "아동복지법을 개정해 무고성·보복성 아동 학대 신고를 근절하고 교원을 악성 민원으로부터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학교 및 교육청 민원 대응체계 구축 등 법·제도 개선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교총은 오는 1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와 함께 집회를 개최하고 고(故) 현승준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순직 인정, 아동복지법 개정, 교원 보호 민원 대응체계 구축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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