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광주·전남 행정통합 급물살…지자체 성패 사례 살펴보니

등록 2026.01.08 09:44:52수정 2026.01.08 10:16:2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청주시, '도농 복합도시 정착' 대표적 성공 사례

창원특례시, '산업·상권·항만' 기능 분담 안착 배경

여수시, 산업관리 일원화…통합 필요성·효과 분명

전주·완주, 생활권 공유에도 자치권 약화 우려로 무산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강기정(오른쪽)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2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광주·전남 대통합 추진 공동선언문을 낭독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6.01.02.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강기정(오른쪽)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2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광주·전남 대통합 추진 공동선언문을 낭독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6.01.02.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박기웅 이현행 기자 = 과거 세 차례 무산됐던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대통령의 지지와 시장·도지사 추진 합의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 다수가 공개적 찬성에 나섰고, 시·도 교육감도 교육통합을 언급하면서 정치권과 교육계 전반에서도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통합이 지역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 것과 달리 주민 반발과 정치적 이견에 부딪혀 좌초된 사례 역시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논의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할지 아니면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청주=뉴시스] 청주시청사 전경. (사진=청주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뉴시스] 청주시청사 전경. (사진=청주시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목적·생활권 맞아떨어진 통합은 안착

2014년 통합된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은 행정통합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통합 이전 당시 청주시는 도심 중심의 행정·상업 기능을, 청원군은 농촌·산업단지를 각각 담당하는 형태로 사실상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었다.

통합 과정에서 청원군 지역에 대한 재정 투자와 행정서비스 유지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고 통합을 이끌어냈다.

통합 이후 청주시는 도농복합도시 체계를 구축하며 행정 중복을 줄였고, 산업단지 조성과 교통·도시계획을 하나의 틀로 묶어 중부권 거점 도시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2010년 출범한 경남 창원특례시는 행정 중심 도시 창원시와 상권·구도심을 가진 마산시, 항만·군항 도시 진해시 등 다른 성격을 지닌 세 도시를 묶은 사례다.

통합 초창기 각 지역 정체성 훼손과 불균형 우려도 제기됐다. 우려와 달리 통합 이후 국가산단과 항만을 축으로 한 산업·물류 전략이 추진되면서 광역 도시 기능이 강화됐다. 지역 간 갈등은 있었지만, 명확한 도시 비전과 기능 분담 제시가 안착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무안=뉴시스] 여수산단 전경. (사진 제공 = 전남도). 2025.09.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무안=뉴시스] 여수산단 전경. (사진 제공 = 전남도). 2025.09.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998년 전남 여수시·여천시·여천군 통합은 산업도시 재편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진 사례로 평가된다. 석유화학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행정구역 분리에 따른 산단 관리와 도시계획 수립의 비효율이 문제로 지적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통합이 추진됐다.

통합 이후 여수국가산단을 중심으로 한 산업 관리 체계가 일원화됐고, 도시 기반시설 확충과 도시계획 수립도 속도를 냈다. 지역민과 산업계에 통합 필요성과 효과가 명확하게 공유돼 행정 통합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이밖에 1995년 지방자치제 전면 시행 전후 시·군 단위 통합이 이뤄졌다. 전남 광양시(동광양시+광양군)와 경남 통영시(통영시+통영군), 전북 군산시(군산시+옥구군)는 도시와 주변 농촌 지역을 하나의 행정체계로 묶어 도시 확장과 기반시설 투자를 용이하게 하려는 목적에서 통합이 추진됐다.

광양시의 경우 농촌 지역에서 제철소 중심 도시 개발 편중에 대한 불안 등 지역 내 우려와 이견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제철소와 항만 개발 등 대형 산업 프로젝트가 이미 가동됐고, 산업·행정 관리 일원화 필요성 등으로 통합이 무산될 정도의 갈등으로 번지지 않았다.

군산시도 옥구군을 중심으로 도시 중심 행정 편중과 군청 소재지 상실, 농촌 소외 우려 등 반발이 있었지만 생활·경제권이 이미 상당 부분 통합돼 반대가 확산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무안군의회를 비롯한 무안군 번영회 등 70여개 무안군 관내 사회단체 및 시민단체로 구성된 '무안반도 통합반대 공동대책위원회'가 무안반도 통합과 관련해 9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 극동빌딩 2층에 위치한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를 항의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무안군의회를 비롯한 무안군 번영회 등 70여개 무안군 관내 사회단체 및 시민단체로 구성된 '무안반도 통합반대 공동대책위원회'가 무안반도 통합과 관련해 9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 극동빌딩 2층에 위치한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를 항의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email protected]


주민 반발·주도권 갈등에 멈춘 통합

행정통합에 성공한 사례와 달리 주민 반발과 정치적 이견에 부딪혀 실패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남 서해안의 이른바 '무안반도' 행정통합 논의 역시 수차례 제기됐지만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1994년 목포시의회는 '지역 침체 탈피와 발전 기틀 마련'을 명분으로 목포·무안 통합을 공식 결의했으나, 목포 중심의 개발을 우려한 무안군의 강한 반발로 무산됐다. 같은 해 목포·무안·신안 3개 지자체 통합안으로 논의가 확대됐지만, 찬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며 결국 결렬됐다.

이후 2012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통합 논의가 이어졌으나, 행정 중심지 설정과 개발 이익 배분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모두 성과 없이 끝났다.

2020년 박우량 전 신안군수가 목포·신안 선(先)통합을 제안하고, 2023년 박 전 군수와 박홍률 전 목포시장이 통합 추진에 합의해 목포·신안 통합추진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진전이 없다.

전북 전주시와 완주군 역시 교통·경제·생활권은 상당 부분 겹쳤지만, 완주군 주민들은 통합 이후 농촌지역 자치권 약화와 재정 배분 불이익을 우려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통합 이후 행정 체계와 권한 배분에 대한 설계가 충분히 제시되지 못했고, 결국 주민투표를 넘지 못하며 논의가 중단됐다.

광역 통합 논의가 오가던 부산·울산·경남(부울경)과 대구·경북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광역 단위 행정통합 논의가 장기간 이어졌지만, 아직 실질적인 통합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안동=뉴시스]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 11일 예천박물관에서 열린 경북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에 참석해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2024.11.11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 11일 예천박물관에서 열린 경북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에 참석해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2024.11.11 *재판매 및 DB 금지


부울경은 2020년대 초 메가시티 구상을 통해 광역 교통·산업 협력을 추진했으나, 지자체장 교체와 정치적 환경 변화로 동력이 약화됐다. 대구·경북 역시 공동 협의체 구성과 특별법 논의까지 진행됐지만, 권한 배분과 행정 체계 문제를 두고 조율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활발한 통합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광주·전남도 1986년 11월 광주가 '직할시'로 승격·분리된 이후 40년 새 모두 세 차례(1995~1998, 1999~2005, 2020~2023년)에 걸쳐 행정통합 논의가 진행됐으나 번번이 무산됐었다.

첫 두 차례는 전남도청 이전 문제와 맞물려 통합 논의가 제기됐으나, 청사 소재지와 공직사회 반발, 주도권 갈등 끝에 무산됐다. 세번째 논의는 군공항 이슈와 중앙 정부의 지원 부족, 여기에 법적 기반도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과거 사례를 볼 때 행정통합이 성사된 지역은 통합 필요성과 효과가 비교적 명확했고, 주민 동의와 단계적 설계가 뒷받침됐다. 반면, 지역 간 이해관계 조정과 권한 배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해 실패하거나 지지부진했다는 분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