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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광양회→신형대국→‘건설·전략적 안정’…中, 대미 ‘치수’ 조정 중

등록 2026.05.15 15: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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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2012년 총서기 선출 이후 강조해온 ‘신형대국관계’에서 전환

덩샤오핑 충고 도광양회, 후진타오 ‘중화부흥’ 지나며 오래전 희미해져

‘미국의 쇠퇴’ 사용 증가…美 능가할 초강대국 의지 남은 새 관계로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얘기를 나누며 산책하고 있다. 2026.05.15.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얘기를 나누며 산책하고 있다. 2026.05.15.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5일 전날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정상회담을 1면 머리기사로 소개하면서 시 주석이 ‘미중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 건설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도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를 새로운 미중 관계로 설정하는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3년은 물론 그 이상의 기간 동안 미중 관계에 전략적 지침을 제공할 것이며 양국 국민과 국제사회의 환영을 받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그러면서 인민일보는 ‘건설적 전략적 안정’의 구체적인 내용도 자세히 설명했다.

협력이 주를 이루는 적극적인 안정, 적정 수준의 경쟁이 이루어지는 건전한 안정, 이견이 통제 가능한 일상적인 안정, 평화가 기대되는 지속적인 안정 등이다.

신문은 ‘미중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서로를 향해 나아가는 실천이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신문에서 강조한 것처럼 앞으로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건설적 전략적 안정관계’를 구두선처럼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은 2012년 총서기, 이듬해 국가주석 선출 이후 미국 등과의 관계를 ‘신형대국관계’로 규정했다.

시 주석이 부주석이던 2012년 2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사용했으나 시 주석의 대미 관계를 대표했다.

신형대국관계의 명확한 개념 규정을 밝힌 적은 없으나 중국이 미국과 동등한 역할과 지위를 인정받아야 하며 서로 대립하고 충돌하기 보다 상생하고 협조하는 관게를 정리하자는 취지가 담겼다.

마오쩌둥의 ‘지구전론’ 3단계에 비추면 내가 상대보다 부족할 때 참고 버티는 1단계 단계에서 대등한 관계로 가는 2단계의 중간쯤에 가깝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이 휘청이는 가운데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중국이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섰으나 아직은 미국과 필적할 위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그에 비하면 ‘개혁 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이 충고한 도광양회(韜光養晦)는 마오 지구전의 1단계다.

덩은 ‘몸을 낮추고 실력을 기르면서 때를 기다리라’는 의미로 이를 사용하면서 섣부르게 우두머리가 되지 말라는 ‘결부당두(決不當頭)’와 함께 이같은 유훈을 남겼다.

도광양회는 후진타오 주석 시절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와 2위 경제대국 부상 등으로 ‘중화부흥’의 기치를 높이들고 대국굴기(大國崛起·대국으로 떨쳐 일어남)를 주창하면서 점차 사라졌다.

이제 시 주석 집권 이후 주로는 미국과의 관계 설정의 지표가 되어온 ‘신형대국관계’는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로 전환했다.

인민일보의 설명이 있었지만 이 관계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나타낼 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신문은 이 관계를 소개하기 전 시 주석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취지는 패권국과 추격 국가가 무력 충돌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지만 중국이 곧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어쩌면 쇠퇴하는 국가’라고 언급했다”고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졸린 조’ 바이든과 바이든 행정부의 4년 동안 우리가 입은 막대한 피해를 지칭한 것”이라며 쇠퇴한 미국은 바이든 시대의 미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통상 직설적인 표현을 하지 않는 중국 최고 지도자가 어떤 표현으로 ‘미국의 쇠퇴’를 언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직접적인 표현이 아니어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의미로 받아들였다면 중국 최고지도자의 의중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중국이 이미 자국을 서구를 따라잡으려 하기 보다 능가할 초강대국으로 여기고 있으며 미국은 쇠퇴하는 제국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미국을 ‘절름걸이는 제국’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연구에서도 지난해 중국 공식 자료에서 ‘미국의 쇠퇴’ 관련 용어 사용 빈도가 이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올해 9월 시 주석이 트럼프의 초청해 응해 미국을 방문해서 워싱턴 한 복판에서도 이 같은 미중 관계를 언급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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