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 금리 인하 발목 잡나[유가 스파이크③]
美 러시아 제재로 국제유가 80달러로 급등
인플레이션 급등에 연준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고환율까지 한은의 금리 인하도 제약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국제유가·환율 상승 영향으로 주유소 평균 기름값이 13주 연속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첫째 주(5~9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리터당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보다 15.7원 상승한 1686.07원, 경유는 17.2원 오른 1533.5원을 기록으며 12일 오전 기준 휘발유 평균 가격은 1698.40, 경유는 1547.04원을 나타내고 있다. 12일 서울 소재 주유소에서 휘발유·경유가 판매되고 있다. 2025.01.12.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12/NISI20250112_0020658855_web.jpg?rnd=20250112105704)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국제유가·환율 상승 영향으로 주유소 평균 기름값이 13주 연속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첫째 주(5~9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리터당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보다 15.7원 상승한 1686.07원, 경유는 17.2원 오른 1533.5원을 기록으며 12일 오전 기준 휘발유 평균 가격은 1698.40, 경유는 1547.04원을 나타내고 있다. 12일 서울 소재 주유소에서 휘발유·경유가 판매되고 있다. 2025.01.12. [email protected]
19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3.28% 오른 배럴당 80.04달러로 8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같은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보다 2.64% 오른 82.03달러에 마무리했다. 역시 작년 8월12일 이후 최고 수준에 올랐다.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가 가자지구 전쟁 발발 15개월 만에 휴전에 전격 합의해 유가 압력이 줄었다. 그럼에도 유가가 뛴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러시아 석유산업에 제재 여파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행정부도 러시아 제재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며 여기에 이란 제재까지 더해질 경우 3월엔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문제는 예상치 못한 유가 반등이 글로벌 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의 경기 호조와 트럼프 신정부의 보호 무역 및 불법 이민 강경책 등으로 물가 압력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는 그대로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을 더 크게 할 수 있다. 5월까지 인하 기대가 밀린 상황에서 최근엔 되레 금리 인상 주장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FOMC(공개시장운영위원회)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 회견을 통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인플레이션은 높은데 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불확실성도 높은 수준"이라며 "조심스러운 정책금리 결정이 필요한 적절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은 경기 하강 우려에 금리 인하가 시급한 우리나라에도 악재다. 미국이 금리를 낮추지 않은 상황에서는 한은의 통화완화는 한미 금리 역전차 확대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연준과의 통화정책에 엇박자를 내며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버거운 상황이란 얘기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5.01.16.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16/NISI20250116_0020663847_web.jpg?rnd=20250116093810)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5.01.16. [email protected]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물가 안정은 한은이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가장 무게를 두는 목표다. 경기 부양이 시급한 상황이더라도 최근 강달러와 국내 정국 불안과 함께 유가 상승이 물가 압력을 높이면 한은으로서도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워진다.
최근 유가 수준은 한은의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각각 1.9%로 내다봤다. 당시 전망 근거로 삼은 유가 수준은 브렌트유 기준 올해 상반기 배럴당 73달러, 하반기 72달러로 현 수준인 80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지속에 물가가 다시 2%대로 넘게 되면 한은의 통화 완화에도 제약이 생긴다는 의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6일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1470원대를 유지할 경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보다 0.15%포인트 오른 2.05%가 될 것"이라며 "물가 걱정이 크다"고 언급했다.
소비자물가보다 1~3개월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입물가도 최근 오름세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입물가지수는 11월보다 2.4% 올라 지난해 10월부터 석달 연속 올랐다. 12월 상승률은 4월(4.4%)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당시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73.23달러로 현 수준(80달러)보다 크게 낮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 두바이유 평균은 배럴 당 81.6달러였는데 최근 80달러까지 올라 기저효과의 긍정적 영향이 크게 줄었다"면서 "유가 상승은 연준의 금리 인하를 지연과 함께 국내 물가 우려도 높인다는 점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봤다.
한편, 지난 16일 한은 금통위는 경기 하강 우려에도 3회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서지 못했다. 한은은 국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고환율과 물가 우려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전망치(0.5%)보다 크게 낮은 0.2%를 하회하고, 올해 성장률이 1.9%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금리 인하에 계속 나설 것을 시사한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