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금통위 '동결'했지만…이창용 "통화정책, 보수적이지 않아"(종합)

2.75% 동결에도 금통위원 전원 "3개월 내 인하"

한은 총재 "인하 계속, 인하 폭은 5월 전망에 달려"

시장의 높아진 5월 금리 인하 기대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4.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예상대로 한국은행은 결국 기준금리를 건드리지 못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등 정책 불확실성에 일단 숨 고르기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성장률 전망 대폭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현 통화정책이 보수적이지 않다고 강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은 금통위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2.75%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한·미 금리차는 1.75%포인트로 유지됐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선 후 올해 1월 한 템포 쉬고 2월에 다시 금리를 낮춘 바 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동결에 대해 금통위원들이 트럼프발 불확실성에 마지못해 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위원들이)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갑자기 어두운 터널로 들어온 느낌이라 스피드를 조절하며 밝아질 때까지 기다리는게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는) 이미 세 차례나 했고, 지금도 계속할 예정으로 보수적인 통화정책이 아니라 경기 상황에 따라 타이밍만 앞뒤로 조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잠시 금리 인하 숨고르기에 나섰지만 상황이 진정되면 다시 금리 완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총재가 간담회 내내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성장 하강 리스크에 대해 설명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도 추가 금리 인하가 머지 않았다고 읽힌다. 한은은 경제상황평가를 통해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통화정책방향문에서는 올해 성장률 1.5% 하회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인 숫자 언급은 피했다.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이 총재는 "향후 무역 협상 진행으로 국가별 최종 관세, 추경 규모, 정치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경제 심리 회복 등 불확실성이 커서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1분기 기저효과에 관세 효과까지 더해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의 추가 금리 시사에 시장의 5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내부 분위기가 상당히 비둘기파적인 분위기로 바꼈다"고 평가하면서 "5월 인하는 확보됐고, 성장률 하향 폭에 따라 추가 인하 횟수가 2회에서 3회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언급됐다"고 봤다.

금통위원 전원이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3개월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는 점도 5월 인하설에 설득력을 더한다. 이 총재가 6월 대선 직전에 열리는 5월 통방회의에 대해 "한은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라고 언급한 점도 다음달 인하 기대를 높이는 요소로 평가된다.

다만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선 발언을 자제했다는 점에서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폭에 대한 질문에 "5월 경제전망 때 (성장)폭이 얼마나 낮아질지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는 베이스라인도 못 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5월 금리를 2.50%로 인하하지만 추가 인하시점과 폭이 불명확하다는 점에서 연말 최종 금리 수준은 2.25%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내 한은의 최종 기준금리는 당초 예상(2.25%) 수준을 하회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