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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전합 "운전자 바꿔치기 응한 음주운전범, '범인도피방조죄' 맞아"

등록 2026.06.18 14:57:10수정 2026.06.18 15: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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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방어권 과잉 행사로 처벌' 판례 고수해

조희대 등 8명 다수 "기존 법리 타당하므로 유지"

"방조 처벌 못 하면 자칫 형사사법체계 교란 우려"

반대 5인 "방조까지 '방어권 남용'으로 보면 과해"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해 눈을 감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운전자 바꿔치기 제안에 응해 음주 측정을 피한 운전자(전직 경찰)의 범인도피방조 혐의 사건에 대한 선고를 내린다. 2026.06.18.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해 눈을 감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운전자 바꿔치기 제안에 응해 음주 측정을 피한 운전자(전직 경찰)의 범인도피방조 혐의 사건에 대한 선고를 내린다. 2026.06.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동승자의 '운전자 바꿔치기' 제안에 동의해 음주 측정을 피해간 음주운전 범인은 범인도피방조로 처벌해야 한다는 판례를 유지했다. 방어권의 과잉 행사라는 태도를 고수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8일 오후 2시 전직 경찰 A씨의 범인도피방조,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 상고심에서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3년 5월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서 차를 몰다 신호 대기 중인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동승했던 B씨가 '내가 운전한 것으로 해 주겠다'고 제안하자, A씨는 이에 응해 B씨와 자리를 바꿨다. A씨는 보험회사에 전화해 'B씨가 운전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내가 운전했다'고 말하며 음주측정을 받았다.

이들의 범행은 경찰이 복귀한 뒤 이상함을 느낀 보험회사 직원의 신고로 결국 발각됐다. A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97%였다.

검찰은 B씨를 범인도피 혐의로 재판에 넘기고, A씨에게는 범인도피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교통단속 경찰관이던 A씨는 이 사건으로 해임됐다.

1심에서 A씨는 범인도피방조 등 모든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 B씨는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A씨만 홀로 항소했으나 2심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대법원에서는 음주운전 당사자인 A씨를 상대로 동승자의 제안을 수락해 허위 진술을 방조했다는 '범인도피방조죄'를 적용하는 게 맞는지 쟁점이 됐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조희대(가운데)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해 있다. 대법원은 이날 운전자 바꿔치기 제안에 응해 음주 측정을 피한 운전자(전직 경찰)의 범인도피방조 혐의 사건에 대한 선고를 내린다. 2026.06.18.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조희대(가운데)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해 있다. 대법원은 이날 운전자 바꿔치기 제안에 응해 음주 측정을 피한 운전자(전직 경찰)의 범인도피방조 혐의 사건에 대한 선고를 내린다. 2026.06.18. [email protected]

전원합의체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 전원 등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8명의 다수 의견으로 기존의 법리를 유지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조 대법원장 등은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는 방어권 남용에 해당해 범인도피교사 및 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봤다.

운전자 바꿔치기와 같은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는 진범의 존재를 감추고 수사 방향을 왜곡할 수 있으며, 처벌이 불가능해지는 위험을 야기하는 만큼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를 용인하는 게 국민 법감정에도 어긋나 법질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대법원 다수는 "교사와 방조를 구분해 방조만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며 "가벌성(처벌 가능성)이 높은 '범인도피교사' 행위까지 처벌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주심 오경미 대법관, 이흥구·서경환·권영준·박영재 대법관 등 5인은 처벌할 수 없다는 반대론을 폈다.

이들은 "범인의 방조행위는 교사행위와 달리 타인을 타락시키거나 새로운 범죄자를 창출하는 행위반가치가 없다"며 "범인이 자신을 도피시키는 범인도피죄 본범 행위를 돕는 건 본질적으로 자기방어와 이익을 위한 인간의 본성에 따른 행위"라고 봤다.

이어 "범인의 방조행위까지 예외적인 방어권 남용 법리를 확대 적용해 범인도피죄의 처벌 영역을 넓히는 것은 형법상 문언이나 법리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고 죄형법정주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범인도피죄의 정범이나 공동정범으로도 처벌되지 않음에도 방조로 처벌하는 것은 형법 체계와 모순되고 처벌의 균형성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고 부연했다.

앞서 대법원은 2008년 11월 뺑소니 사고를 일으키고 도주한 뒤, 자신을 대신해 경찰에 허위 진술한 아내에게 사고 경위를 알려준 남편의 행위를 '방어권 남용'이라고 보고 범인도피방조죄를 인정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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