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미사일 발사에 대미 비난 담화…김정은, 트럼프와 기싸움
북, 25일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김정은 참관
외무성, 한미 쌍매훈련 반발…"미국에 초강경 대응"
ICBM 발사 신중, 담화에 괴뢰 등 격한 표현도 없어
![[리원=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4일 공개한 사진에 지난 22일 함경남도 리원군 해안에서 북한의 전략순항미사일 '화살'이 시험 발사되고 있다. 2023.03.24.](https://img1.newsis.com/2023/03/24/NISI20230324_0000069855_web.jpg?rnd=20230324110634)
[리원=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4일 공개한 사진에 지난 22일 함경남도 리원군 해안에서 북한의 전략순항미사일 '화살'이 시험 발사되고 있다. 2023.03.24.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밝힌 가운데, 북한은 순항미사일과 대미 비난담화로 이에 맞섰다.
다만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여전히 발사하지 않고 있고, 대미 담화에서도 격한 표현은 담겨 있지 않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기싸움에 돌입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전날(25일) 해상(수중)대지상 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26일 보도했다. 통신은 또한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쌍매훈련에 반발하는 북한 외무성 대외보도실장 담화도 함께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공화국 무력의 전쟁억제 수단들은 더욱 철저히 완비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보다 강력히 진화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이며 영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자기의 중대한 사명과 본분에 항상 책임적으로 분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를 사전에 포착, 감시·추적해왔다.
북한이 설 연휴 첫날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 21~24일 한미가 실시한 연합공중훈련 '쌍매훈련'의 반발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대외보도실장 명의의 담화에서 쌍매훈련 등을 언급하며 "미한이 매일과 같이 우리 국가를 정조준한 각종 전쟁연습들을 벌려놓고 있는 것은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보장에 대한 엄중한 도전행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과 안전이익을 거부하는 이상 미국과는 철두철미 초강경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것만이 미국을 상대하는 최상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통상적으로 북한은 한미가 연합훈련을 실시할 때 미사일 도발을 반복해 왔다. 그러한 점에서 북한의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는 우리 군이 충분히 예측 가능한 도발이었다.
실제로 합참은 지난 24일 발표한 북한군 동향 자료에서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는다"면서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및 순항미사일(CM) 등은 상시 기습발사가 가능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 한미 공군 대대급 연합공중훈련인 '쌍매훈련'에 참가한 한미 항공기들이 지난 22일 훈련을 위해 공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 KA-1, 미 공군 A-10, 한 FA-50. (사진=공군 제공) 2025.01.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1/24/NISI20250124_0020674381_web.jpg?rnd=20250124110805)
[서울=뉴시스] 한미 공군 대대급 연합공중훈련인 '쌍매훈련'에 참가한 한미 항공기들이 지난 22일 훈련을 위해 공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 KA-1, 미 공군 A-10, 한 FA-50. (사진=공군 제공) 2025.01.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주목할 만한 점은 북한이 지난 연말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지속 준비하고 있지만, 여전히 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ICBM은 최대 사거리가 1만5000k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이 위치한 워싱턴을 포함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ICBM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발언과 함께 대화를 제안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발사 준비만 하고 있을 뿐 실제 발사는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북한의 조심스러운 분위기는 외무성 대외보도실장 담화에서도 드러난다. 한미 연합훈련을 실시하면 괴뢰 등 격한 표현으로 반발했던 예전과 달리 이번 담화에서는 미국, 한국 등 정제된 표현만을 썼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했음에도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연합훈련인 쌍매훈련 등 한미 군사협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반응하려는지 살펴보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통상적 대응 형식에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로우키(low-key·절제된 방식)로 떠보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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