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슈즈 춘향-찰떡같은 차이콥스키 선율…편견 깬 '발레춘향'[객석에서]
2007년 초연된 유니버설발레단 두번째 창작발레
유병헌 예술감독, 차이콥스키에 맞춰 안무·연출 수정
춘향-몽룡 재회 장면, 새처럼 우아한 파드되 선보여
러 무용수 이고르 콘타레프 데뷔…한상이 고별 무대
![[서울=뉴시스]'발레 춘향'에서 춘향과 이몽룡의 파드되(2인무).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제공)](https://img1.newsis.com/2025/06/16/NISI20250616_0001868378_web.jpg?rnd=20250616153049)
[서울=뉴시스]'발레 춘향'에서 춘향과 이몽룡의 파드되(2인무).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제공)
1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 '발레 춘향'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 창작 프로그램으로 2007년 초연 후 수차례의 수정을 거쳤는데, 이날 선보인 무대는 서양의 발레·클래식과 한국의 아름다움이 그려낼 수 있는 최상의 수준에 도달한 수작으로 꼽을 만 하다.
'발레 춘향'의 유병헌 예술감독은 창단 30주년을 맞은 2014년, 초연에서 사용했던 음악을 차이콥스키 모음곡으로 전면 교체했다. 차이콥스키의 숨은 명곡을 선별하고 후미요 모토야마의 편곡을 거쳐 '사랑' '정절' '관능' 등 하나의 주제를 표현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든 후, 이에 맞게 안무와 연출을 수정했다.
![[서울=뉴시스]'발레 춘향' 공연 장면.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제공)](https://img1.newsis.com/2025/06/16/NISI20250616_0001868377_web.jpg?rnd=20250616153036)
[서울=뉴시스]'발레 춘향' 공연 장면.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차이콥스키를 만난 '발레 춘향'은 원전의 느낌을 살렸을 뿐 아니라,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발레 형식을 빌어 극대화했다.
1막 단오 축제에서 춘향이 그네를 타는 모습을 춤으로 표현한다. 남성 무용수 두 명이 춘향의 팔을 양쪽에서 잡고 들어올리면, 춘향이가 자전거 페달을 밟는 것처럼 양 다리를 부드럽게 움직인다. 또 남녀 무용수들이 꽃과 소고를 들고 강강 술래를 하듯 군무를 추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춘향과 몽룡이 사랑을 확인한 직후 헤어지는 장면에서는 이별 파드되와 함께 격정적인 여성 군무를 선보인다. LED 영상을 활용, 먹구름이 빠르게 움직이고 나무가 흔들리는 가운데 빠른 군무를 추며 이몽룡과 춘향의 심란한 마음을 표현한다.
![[서울=뉴시스]'발레 춘향'에서 춘향과 이몽룡의 파드되(2인무).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제공)](https://img1.newsis.com/2025/06/16/NISI20250616_0001868379_web.jpg?rnd=20250616153106)
[서울=뉴시스]'발레 춘향'에서 춘향과 이몽룡의 파드되(2인무).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몽룡이 마패를 들어보이며 마무리짓는 '장원급제춤'에서는 힘과 에너지가 느껴졌다.
해학적인 요소도 빠지지 않는다. 발레 공연이지만 이몽룡과 방자 간 케미가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이몽룡 아버지가 예고 없이 공부방에 들이닥치자 몽룡과 방자가 허둥지둥대는 모습, 방자가 술에 취한 채 거지꼴을 한 이몽룡을 못 알아보다가 뒤늦게 화들짝 놀라는 장면 등을 보고 관객석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서울=뉴시스]'발레 춘향'에서 춘향과 이몽룡의 파드되(2인무).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제공)](https://img1.newsis.com/2025/06/16/NISI20250616_0001868382_web.jpg?rnd=20250616153123)
[서울=뉴시스]'발레 춘향'에서 춘향과 이몽룡의 파드되(2인무). (사진=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두 무용수는 춘향과 몽룡이 재회하는 장면에서 아름다운 한 쌍의 새처럼 우아한 파드되를 보여줬다.
'러시아' 출신 이몽룡도 무대에 올랐다. 러시아인 솔리스트 이고르 콘타레프(31)는 지난 14일 공연에서 '몽룡'으로 데뷔했다. 그는 유니버설을 거쳐 볼쇼이 수석무용수가 된 세묜 추딘, 마린스키 수석 무용수 고(故) 블라디미르 시클랴로프, 유니버설의 수석무용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에 이어 4번째 서양인으로 '몽룡'을 맡았다. 반면 같은 날 유니버설에서 2010년부터 15년간 활동해 온 한상이(40) 솔리스트는 '춘향' 역으로 고별 무대를 가졌다.
발레 춘향은 2007년 초연된 유니버설발레단의 두 번째 창작발레로, 2015년 오만 로열 오페라하우스, 2018년 콜롬비아 마요르 극장 등 해외 무대에서도 호평받았다.
지난 15일 서울 공연에서 막을 내린 이 작품은 오는 20일과 21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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