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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만 일해요?"…명절마다 되풀이되는 며느리의 고통

등록 2025.10.06 09:50:58수정 2025.10.06 09: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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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명절이 되면 시부모님을 모시고 큰 집에 가는 며느리의 사연. 2025.10.06. (사진=JTBC '사건반장'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명절이 되면 시부모님을 모시고 큰 집에 가는 며느리의 사연. 2025.10.06. (사진=JTBC '사건반장'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하람 인턴 기자 = 명절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무거워진다는 며느리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매년 명절마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남편과 함께 큰집으로 향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단순한 귀성길이 아닌 매년 반복되는 정신적 고통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A씨의 시아버지는 과거 큰 사고로 운전을 할 수 없고 대중교통을 오래 이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차량 이동이 불가피해졌고 명절 정체로 인해 평소 2시간 거리도 4~5시간씩 걸린다.

운전은 남편이 맡고 시아버지는 조수석에 앉고 A씨와 시어머니는 뒷자리에 함께 탄다. A씨는 이 긴 시간 내내 시어머니의 끊임없는 질문 공세와 잔소리에 시달린다.

시어머니는 "아이는 언제 가질 거냐. 부부 사이는 괜찮냐" 등 질문했고 A씨는 휴게소에서 구토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아이를 출산한 이후 상황은 더 악화했다.

뒷좌석에 카시트와 기저귀 가방이 생기면서 A씨는 뒷좌석 중앙에 끼어 앉는 구조가 됐다.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시어머니와 부딪히는 상황이 반복됐고, 시어머니는 급기야 "카시트를 치우고 애를 안고 타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A씨가 안전 문제로 이를 거절하자 시어머니는 시종일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우유를 충분히 먹였어야지", "애 안아줘라", "기저귀 하나 가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렵냐"며 잔소리를 이어갔다.

결국 차 안에서 기저귀를 갈던 도중 남편의 급브레이크로 대변이 튀는 황당한 참사까지 벌어졌다.

이후 시어머니는 두통을 호소하며 앞좌석으로 이동했고 A씨는 말없이 헛기침만 하던 시아버지 옆에 앉아야 했다.

그러나 시아버지는 쩍 벌린 자세로 다리를 벌리고 연신 트림과 방귀까지 하는 등 A씨의 불편은 극에 달했다.

고생 끝에 큰집에 도착했지만 A씨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시부모는 피곤하다며 곧장 방으로 들어갔고 A씨는 쉬지도 못한 채 곧장 부엌일을 시작했다.

남편이 미안한 마음에 전 부치기를 도우려 하자 시어머니는 "운전한 애가 거기서 뭘 하냐"며 아들의 팔을 잡고 방으로 데려가려 했다.

결국 A씨는 "저도 4시간 내내 고생해서 왔다. 왜 저만 부엌일하냐"고 불만을 표했지만 시어머니는 "너는 젊지 않냐. 어른하고 똑같이 쉬겠다는 거냐"며 되레 타박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 또한 "며느리가 운전하거나 큰집이 아닌 시댁에서 만나기로 조율하는 등 조정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본인의 어려움을 용기 내어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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