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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엔 ‘체면’· 푸틴엔 ‘실리’ 챙겨준 시진핑…극명한 대조

등록 2026.05.21 14:43:13수정 2026.05.21 15: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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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중러 정상회담, 화려함과 실용성 사이 분명한 선택으로 극명한 대조”

“미중러 ‘정삼각형’ 구도 형성, 中 제도용 나침반의 중심축처럼 작용”

“중러, 무역·에너지와 전략·안보 상호의존적 비대칭 관계”


[베이징=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중국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2026.05.20.

[베이징=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중국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2026.05.20.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과 20일 잇따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는 실리,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체면을 챙겨주는 데 치중했으며 중·러는 미국에 대응하는 동맹을 굳히는 계기로 삼았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올해로 취임 이후 25번째 중국을 찾은 푸틴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40개 이상의 협정을 체결하며 ‘역사적 정점’을 찍었다.

중국의 한 분석가는 두 미러 정상 방문은 ‘화려함과 실용성 사이의 분명한 선택’으로 극명한 대조를 이룬 것으로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시 주석은 20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올해로 30년을 맞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대해 “지난 30년간 비바람을 헤치며 단련된 양국 관계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더욱 높은 수준으로 발전해 왔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 동안 정부 및 기업 차원에서 총 40건 이상의 협정이 체결되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두 정상은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노선 및 건설 세부 사항을 포함한 주요 항목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가격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더 노박 부총리는 양국이 거의 20년 동안 협상해 온 해당 프로젝트의 계약 체결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상하이 사회과학원 러시아·중앙아시아 전문가인 리리판은 이번 정상회담이 러시아산 연료 수입 가격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를 도출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리 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문은 중동 위기가 세계 에너지 시장을 뒤흔드는 상황에서 유리한 천연가스 가격을 확보하고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 대표단에 러시아 국영 기업 가스프롬의 최고경영자(CEO)가 포함되어 있다”며 “(이런 사람까지 참여한 것을 보면) 가격 흥정의 최종 단계”라고 덧붙였다.

SCMP는 가격과 노선을 둘러싼 수년간의 교착 상태 끝에 현재의 지정학적 위기가 ‘시베리아의 힘 2’ 프로젝트에 새로운 긴급성을 불어넣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가스 수입량을 대폭 줄여 대체 시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은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등의 상황에서 중동 의존도를 줄이고자 하기 때문에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실질적인 에너지 협력의 계기가 되고 있다.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은 연간 500억㎥ 가량을 공급하는 것을 러시아에서 서유럽으로 가는 ‘노르드 스트림 2’ 파이프라인의 설계 용량인 연간 550억㎥와 비슷하다.

리 연구원은 “중국은 푸틴에게는 실질적인 결과를 트럼프에게는 ‘체면’을 중시했다”며 “트럼프는 허영심과 과시욕을 좋아하는 반면, 푸틴은 상당히 실용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방문 이후 중국은 보잉 여객기 200대 구매 의사를 밝혔으나 이는 미국이 500대 구매 의사를 밝힌 것에 비하면 크게 적은 숫자다.

미중 정상회담은 화려한 의전에도 불구하고 양측에서 서로 크게 주고 받는 '빅딜'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 것도 SCMP의 분석과 궤를 같이 한다.

리 연구원은 트럼프와 푸틴 대통령의 연이은 중국 국빈 방문이 중국, 미국, 러시아간 삼각 구도를 ‘정삼각형’으로 바꾸고 있으며 중국이 마치 제도용 나침반의 중심축처럼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외국어대 유럽학과 학과장 추이훙젠은 러시아가 무역, 에너지, 민간 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더욱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은 전략 및 안보 차원에서 러시아를 진정으로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관계는 “상호 의존적인 비대칭적이고 광범위한 관계”라며 “미중 양측이 무모한 경쟁과 대립을 추구하기 위해 전략적, 안보적, 군사적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합의하지 않는 한, 중국은 전략적 안정과 군사적 균형을 위해 러시아에 계속 의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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