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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국세청 '비주거용 부동산 감정평가' 사업은 적법"

등록 2026.06.17 06:00:00수정 2026.06.17 0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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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일대 토지 상속세 22억 놓고 분쟁

대법 "시가 '괴리' 문제 지속…불가피한 측면"

'가격변동 無' 요건 엄격히…"당국 입증 책임"

[그래픽=뉴시스] 국세청이 2020년부터 편법 증여를 막겠다며 실시한 '꼬마 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는 적법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다만 감정가를 과세의 잣대로 삼기 위해 충족해야 할 요건은 엄격하게 해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그래픽. 2026.06.17. *재판매 및 DB 금지.

[그래픽=뉴시스] 국세청이 2020년부터 편법 증여를 막겠다며 실시한 '꼬마 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는 적법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다만 감정가를 과세의 잣대로 삼기 위해 충족해야 할 요건은 엄격하게 해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그래픽. 2026.06.1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국세청이 2020년부터 편법 증여를 막겠다며 실시한 '꼬마 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는 적법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다만 감정가를 과세의 잣대로 삼기 위해 충족해야 할 요건은 엄격하게 해석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최근 토지 상속자 A씨가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상속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본 원심 판결을 이런 취지로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국세청은 2020년부터 비주거용 부동산의 상속·증여세 결정 과정에서 공신력을 갖춘 둘 이상의 감정기관에 평가를 의뢰한 뒤, 이들이 제시한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상속·증여세는 원칙적으로 상속이 개시될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책정하지만, 부동산의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개별공시지가(토지) 등을 활용한다.

과거 꼬마 빌딩과 같은 비주거용 부동산은 매물과 거래량이 적어 시가를 확인하기 어렵다보니 대부분 공시가격을 활용해 왔지만,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저평가 상태로 세금이 매겨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국세청이 2019년 2월 상증세법 시행령 49조 1항 등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듬해 착수한 게 이번 사업이다. 첫 대상은 꼬마 빌딩 등 비거주용 부동산과 나대지(지상 건축물이 없는 토지)였다.

공시가격으로 일단 상속세가 신고됐더라도 시가와 차이가 크다고 판단하면 최소 둘 이상의 기관에 감정평가를 맡기고,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감정가의 평균액 등을 시가로 간주한 뒤 세금을 매겼다.

A씨의 경우도 2019년 4월 모친의 사망으로 상속 받은 서울 서대문구 소재 366.3㎡ 상당 토지에 대해 그해 10월 상속세를 신고했지만, 서울지방국세청의 감정평가 사업에 따라 세금이 늘어난 사례다.

A씨는 신고 당시 상속받은 토지 가액을 74억3400만원 상당으로 평가했는데, 과세 당국이 판정한 감정가는 이보다 높은 약 115억5000만원이었다.

2020년 12월 상속세 및 가산세 약 22억원을 납부하라는 통지를 받은 A씨는 이듬해 2월 조세심판원에 불복 절차를 밟았고, 기각되자 이번 소송을 냈다.

A씨는 당국의 사업이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명확성의 원칙, 과세형평 내지 조세평등주의 원칙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1심은 "동일한 납세자들을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다르게 취급해 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볼 여지도 있다"면서 A씨 측 감정가에 기초해 시가를 낮춘 뒤 상속세 4억여원을 감액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뉴시스DB). 2026.06.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뉴시스DB). 2026.06.17. [email protected]

그러나 2심과 대법원은 적법한 사업이라고 봤다.

상속세는 재산 신고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과세 당국이 세액을 확정하는 '부과과세' 방식이므로, 당국이 적정한 재산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감정을 의뢰하는 권한 역시 허용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법원은 "비주거용 부동산은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현저히 낮아 시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종전부터 지속적으로 존재했다"며 "과세 형평성의 현저한 저해가 우려되는 경우 고가의 비주거용 부동산에 한정해 감정평가를 실시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심과 대법원은 A씨의 상속 토지에 대해 과세 당국이 판정한 시가는 적정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감정평가 사업의 근거가 되는 상증세법 시행령 49조 1항 단서 조항은 상속일로부터 감정가를 산정한 시점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때' 그 감정가를 시가로 간주할 수 있도록 정했다.

2심은 이 조항을 두고 "객관적인 교환가격의 변동이 있다고 인정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해석했다.

A씨가 토지를 상속 받은 이후 감정가를 산정한 시점까지 일대의 상업지역 지가가 3.6% 상승했고, A씨 토지 개별공시지가도 2021년까지 매년 높아진 만큼 가격변동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대법원은 이런 지적에 수긍한 데서 더 나아가 '가격산정기준일'보다 더 늦어질 수 있는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 그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봤다.

이어 "해당 기간 중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은 과세관청이 증명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2심은 자체 감정을 맡겨 A씨의 토지 시가를 113억5050여만원으로 산정하고, 부과된 상속세 중 9970여만원만 취소했다. 1심보다 불리한 결과를 받은 A씨는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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