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戰 그 후]핵·미사일·헤즈볼라 못 꺾었다…트럼프의 불완전한 종전
핵 제한만 얻어내…미사일·헤즈볼라 문제는 남겨
이란 억지력 재평가…트럼프, 실리 택해 분쟁 마무리
![[에비앙=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6.06.17](https://img1.newsis.com/2026/06/18/NISI20260618_0001346330_web.jpg?rnd=20260618020922)
[에비앙=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6.06.17
이번 합의는 미국이 군사적 목표를 전면적으로 달성하기보다 경제적·외교적 비용을 고려해 분쟁 종료를 우선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17일(현지 시간) AP통신,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초기에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거, 탄도미사일 역량 약화, 헤즈볼라·하마스를 포함한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차단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합의 내용은 당초 목표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은 이란으로부터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지 않고 추가 핵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약속을 확보했지만,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제한이나 폐기 조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역 무장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 역시 문서상 명확하게 담기지 않았다.
레바논 전선에서도 헤즈볼라는 휴전 이후 정치적 생존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이 남부 일부 지역을 완충지대로 유지하는 상황 속에서도 헤즈볼라 측은 이번 결과를 자신들의 성과로 해석하며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전쟁 과정에서 이란의 억지력을 당초 예상보다 높게 재평가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란의 핵심 자산이 핵시설 자체가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통제 능력이었다는 점이 전쟁 후반부 미국의 계산을 바꿨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다수의 전쟁 시뮬레이션에서는 분쟁 발생 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돼 왔다. 실제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국제 유가 급등과 세계 공급망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중동연구소의 바바라 리프 전 미국 국무부 근동 담당 차관보는 가디언에 "미국이 이란 정권의 회복력과 비대칭 전쟁 수행 능력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리프 전 차관보는 "미국이 압도적 군사력으로 단기간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실제로는 수십 년 동안 비대칭 전력을 축적한 상대와 마주했고 세계 경제 충격 가능성이 전쟁 지속의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미국이 더 큰 목표를 포기하거나 세계적 경기 충격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지 앞에 놓였고, 결국 조기 종전이라는 실용적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치적 부담은 남아 있다. MOU 문구를 놓고 공화당 내부에서 비판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루이지애나주 출신 빌 캐시디 전 상원의원은 이번 합의를 두고 "수십 년 만의 최악의 외교정책 실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의 핵 야망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고, 호르무즈 해협 위협이 전략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점만 확인해줬다"고 주장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공개된 조항만으로는 성공적인 합의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의 이란 핵합의(JCPOA)와도 비교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JCPOA가 이란에 과도한 경제적 혜택을 제공했다고 비판했지만, 이번에는 동결 자산과 경제 재건 논의를 포함한 보다 유연한 접근을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동결 자산과 관련해 "그것은 미국 돈이 아니라 이란 돈이며 특정 시점에 동결됐던 것"이라며 반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결국 이번 양해각서는 최대 압박과 완전한 승리를 내세웠던 초기 전쟁 목표가 현실의 비용과 충돌하면서, 위험 관리와 조기 종전으로 방향이 수정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핵 문제와 중동 내 세력 균형을 둘러싼 갈등이 근본적으로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향후 협상 과정에서 다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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