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넘어간 安 성폭력 혐의…'지위 이용 강제성' 인정될까
강제추행, 폭행·협박 입증 못해도 법원은 폭넓게 인정
대선 후보였던 安, 도지사 지위 '위력' 행사 여부 관건
법원, '다툼의 여지 있다'…安에게 유리해진 모양새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5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를 나선후 차량에 탑승해 있다. 2018.04.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안희정(53) 전 충남지사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두 차례 기각한 가운데 법조계 일각에선 안 전 지사가 실형을 받을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전 지사 사건의 핵심인 '업무상 위력'의 입증이 워낙 어려워서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11일 안 전 지사를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특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업무상 추행),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두 번째로 기각된 지 엿새 만이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박승혜 영장전담판사는 지난 5일 "범죄 혐의에 대해 다퉈 볼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영장 기각이 무죄 판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증거인멸 우려나 도주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만 했던 최초 기각 사유와 비교하면 상황이 한층 더 안 전 지사 쪽으로 유리하게 기운 모양새다.
강제추행은 폭행과 협박이 수반돼야 하지만 대체로 법원은 판례상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면 폭넓게 인정해주는 추세다.
관건은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업무상 간음)이다. '업무상 위력'은 사회·경제·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뜻해 정의와 범위가 포괄적이다. 업무상 간음의 법정형도 징역 5년 이하로 강제추행(징역 10년 이하)보다 낮다.
검찰은 대선 후보였던 안 전 지사의 사회적 지위에 초점을 맞춰 업무상 간음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정황상 안 전 지사가 폭행이나 협박을 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애초 피해자 김지은씨는 고소장에 업무상 간음과 추행만 적시했지만 검찰이 강제추행을 추가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의 진술이 일관되고 상세하고 피해 호소를 들었다는 참고인들의 진술이 있었다"며 "김씨가 마지막 피해 전 컴퓨터로 미투 관련 검색을 수십차례 했다는 기록, 마지막 피해 직후의 병원 진료 내역 등을 통해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봤다"고 기소 배경을 밝혔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5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18.04.05. [email protected]
김상균 태율 변호사는 "성폭행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상사 등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인 경우 어쩔 수 없이 사건 이후에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다"며 "아직까진 법정에서 이런 부분은 피해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 검찰에서 입증에 난항을 겪을 상황이고 결국 영장이 기각된 것도 안 전 지사에게 유리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법원이 업무상 간음을 무죄로 본다면 업무상 추행과 강제추행을 유죄로 볼 여지도 적어진다. 이미 안 전 지사는 성관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합의된 관계"라고 적극적인 방어 전략을 펼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건 발생) 일시가 다르면 여러 사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한 피해자에 대해 일련의 행위가 이뤄졌는데 업무상 간음은 무죄고 업무상 추행과 강제추행만 유죄로 보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으로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각성이 이뤄지는 분위기인 만큼 업무상 위력의 정의를 재판을 통해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은의법률사무소'의 이은의 변호사는 "현재 업무상 위력 행사 정도를 어떻게 봐야 할지 계속해서 담론화하는 과정에 있다"며 "피해자 쪽에서 적극적으로 재판을 공개해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이는 것도 좋은 방향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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