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아이디 "M&A·신사업 기반 기업가치 재평가 올인"
박기범 유아이디 부사장…2세 경영 본격화
"소재社 인수 진행 중…비에스에스 정상화"

박기범 유아이디 부사장. (사진=유아이디)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상장폐지 위기라는 엄중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 점에 대해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는 임원으로서 주주들께 고개 숙여 깊이 사죄드립니다. 하지만 회사는 본질적 가치를 지키며 재도약을 위한 신사업을 내실 있게 준비해 왔습니다. 올해를 실질적인 성과로 가치를 증명하는 반전의 원년으로 만들겠습니다."
박기범 유아이디 부사장(사진)은 지난 12일 뉴시스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박 부사장은 유아이디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박종수 회장의 아들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2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다음 달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강화에 따른 증시 퇴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으로. 현재 진행 중인 인수합병(M&A)을 비롯해 신사업 등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올인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990년 설립된 유아이디는 디스플레이 가공 전문 기업이다. 사업은 크게 ▲ITO(인듐주석산화물) 코팅 ▲라미네이션(Lamination) ▲식각(Slimming) 등 3가지로 나뉜다.
주력 사업은 ITO 코팅이다. LCD 디스플레이 패널 전면에는 얇고 투명한 금속이 씌워져 있다. 이를 통해 미세한 전류가 흐르는데 손으로 이를 만지면 전류 흐름이 바뀌고 어느 위치가 터치됐는지 분석할 수 있다. 이 표면에 씌워진 금속이 보통 ITO다.
라미네이션은 디스플레이 패널, 터치스크린, 커버글라스를 겹쳐 붙이는(합지) 공정을 말한다. 충북 청주 오창 공장에서 해당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또 식각 사업은 디스플레이 패널을 얇게 재가공하는 공정으로 지난 2019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지디(GD)를 통해 내재화했다.
박기범 부사장은 "본업은 꾸준히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가장 큰 리스크는 주력사업의 한 부분이 결국 끝자락으로 다가오면서 성장에 한계를 직면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디스플레이 시장이 결국 OLED로 넘어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회사는 기존 사업을 바탕으로 신사업 및 다른 분야를 계속해서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아이디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3개 축을 중심으로 신사업을 본격화한다. 그 첫 단추는 인수합병(M&A)이다. 박 부사장은 "현재 자동차 내장재용 폴리프로필렌(PP) 소재 전문 기업 인수를 진행 중"이라며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로, 현재 딜(Deal)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유아이디가 PP 소재 인수에 나선 것은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부품의 '경량화'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주행거리 확보를 위한 차량 무게 감량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차량 부품에 플라스틱 계열인 PP 소재를 적용하면 기존 금속 소재 대비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어 향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전장 경량화 수혜가 기대된다.
박 부사장은 "해당 업체는 연 매출 100억원을 웃돌며 영업이익은 7~8% 수준으로, 인수 이후 매년 2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하반기부터 사업이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인수한 ESS(에너지저장장치) 전문기업 비에스에스의 정상화도 회사의 새로운 성장 축 중 하나다. 유아이디는 지난해 12월 ESS 기업 비에스에스를 인수했다. 지난 2023년 매출액 292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하던 비에스에스는 사업을 확장하던 중 유동성이 악화하며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법정관리에 돌입한 비에스에스를 인수했는데, 아직까지 내부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조만간 내부 정리를 끝내고 회사 정상화를 통해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에스에스는 ESS 전용 컨테이너인 인클로저 전문기업"이라면서 "국내 배터리 제조사에 맞춤형 컨테이너를 공급했었고 빠른 정상화 준비과정을 통해 하반기부터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신사업은 화학 소재 사업이다. 그는 "지디의 인수를 통해 식각 사업을 영위하면서 불산 등 여러가지 화학소재를 다루고 있다"며 "반도체 공정과 식각 공정 등에 사용되는 위험 화학 소재 처리에 관련한 소재 공급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현재 사업모델 구상은 마무리됐고 실행 초기 단계이지만, 회사 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롭게 도전할 계획"이라며 "최종적으로는 자체 생산한 제품을 시장에 직접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까지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아이디의 시가총액은 150억원 안팎에 형성돼 있으며 주가는 900원을 밑돌고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시가총액 200억원 및 주가 1000원 커트라인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회사가 2세 경영 및 승계 작업을 위해 '주가 누르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부사장은 "항간에서 제기되고 있는 '주가 누르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회사의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직원이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지분 승계의 경우 빠른 시일 내 개시할 예정이며 관련해서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 강화 조치를 앞두고 예상을 뛰어넘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혹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규제가 회사가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단행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촉매제가 됐다고도 전했다.
박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기존의 ITO 코팅 사업에만 안주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보여드리지 못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하지만 이번 정부의 상장폐지 규제 강화는 오히려 우리 회사가 체질 개선을 위해 강력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결정적인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다소 안일하게 대처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 됐지만, 지금은 한시가 급한 만큼 신속하게 움직여 위기를 돌파해 내겠다"며 "이번 신사업 추진을 계기로 IR을 통한 시장 소통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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