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품 논란에 환불 분쟁 지속…신뢰 없인 성장판 닫힌다[명품 중고시장③]
중고 명품 시장 급성장 속 가품·환불 분쟁 지속
플랫폼별 감정 기준 차이로 소비자 혼란 발생
중고업계 "공통된 신뢰 체계 구축 시급" 지적

중고명품. (사진=뉴시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경기 침체와 합리적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며 중고 명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가품 논란과 환불 분쟁 등 신뢰 문제는 계속해서 숙제로 남아 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에도 감정·검수·보상 체계는 플랫폼별 자율 운영에 머물고 있다. 중고 명품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표준화된 감정 기준과 분쟁 조정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리커머스(중고거래) 시장은 2008년 약 4조원 규모에서 올해 약 43조원 수준까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중고 명품 시장 규모는 약 3조원 수준으로 2019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과거 중고 명품은 일부 소비층 중심 시장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명품을 경험하거나 희소성 있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 향후 재판매까지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유입되며 시장 저변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다만 시장 확대 이면에서는 가품 논란과 환불 분쟁, 업체별 시세 차이 등 각종 부작용도 함께 커지고 있다. 거래 규모는 커졌지만 감정·검수·보상 체계는 여전히 업체별 자율 운영에 의존하고 있어 소비자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시스] 네이버 한 명품 관련 카페에서 중고 명품을 구매한 후 정가품에 대한 문의를 남긴 글. (사진=네이버 카페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22/NISI20260522_0002143176_web.jpg?rnd=20260522155624)
[서울=뉴시스] 네이버 한 명품 관련 카페에서 중고 명품을 구매한 후 정가품에 대한 문의를 남긴 글. (사진=네이버 카페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비자 민원 게시판에서는 중고 명품 거래 관련 피해 사례와 진위 여부를 묻는 문의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트렌비 등 중고 명품 플랫폼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을 올려 "정품이 맞느냐"는 질문을 남겼다. 플랫폼 검수를 거친 제품임에도 소비자 스스로 재차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것이다.
또 다른 소비자는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구매한 명품 가방을 사설 감정 업체에 맡겼다가 가품 의심 판정을 받았지만 판매처 측이 "자체 검수 결과 정품"이라며 환불을 거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매 당시에는 정품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다른 플랫폼에서 재판매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가품 가능성을 통보받아 거래가 취소됐다는 사례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2일 서울시내 백화점 티파니앤코 광고판 앞을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01.12.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12/NISI20260112_0021123664_web.jpg?rnd=20260112134254)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2일 서울시내 백화점 티파니앤코 광고판 앞을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01.12. [email protected]
중고 명품 거래 과정에서 업체마다 다른 감정 기준과 시세 정책이 적용되면서 소비자 혼란도 커지고 있다. 동일 제품임에도 플랫폼별 매입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고 감정 결과가 엇갈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가품 제조 수준이 높아진 점도 문제로 꼽는다. 이른바 '슈퍼카피' 제품은 로고와 부자재는 물론 시리얼 넘버와 보증서까지 정교하게 복제돼 일반 소비자는 물론 숙련 감정사도 단번에 판별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박음질이나 로고 마감 정도로 비교적 쉽게 구별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정품과 동일 공정 수준으로 제작된 제품도 적지 않다"며 "브랜드 본사 차원의 공식 감정 시스템이 제한적인 만큼 플랫폼별 검수 역량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주요 리셀 플랫폼들은 검수 인프라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크림은 서울 송파구에 대규모 자동화 물류·검수센터를 구축하고 상품별 전문 검수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스마트 3D CT와 전자현미경, UV 조명 등 정밀 장비를 활용해 로고와 폰트, 내부 구조까지 판독하는 방식이다.
검수 과정도 자체 애플리케이션 기반으로 표준화해 검수 결과를 데이터화하고 있다. 회사 측은 고도화된 검수 시스템을 통해 오류율을 낮추고 있으며 가품 판정 시 거래액의 300%를 보상하는 정책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번개장터 역시 명품 관련 거래가 확대하자 명품 검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트렌비 등 주요 명품 플랫폼들도 정품 보상제와 자체 검수 체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서울=뉴시스] 크림 내 중고명품 판매 페이지. (사진=크림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22/NISI20260522_0002143188_web.jpg?rnd=20260522160201)
[서울=뉴시스] 크림 내 중고명품 판매 페이지. (사진=크림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개별 플랫폼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수 기준과 책임 범위가 업체마다 달라 동일 제품을 두고도 플랫폼별 감정 결과가 엇갈리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고 명품 시장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거래 활성화뿐 아니라 신뢰 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감정 기준 표준화와 분쟁 조정 체계 마련, 소비자 보호 장치 강화 등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시장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 명품 시장은 결국 신뢰를 사고파는 산업"이라며 "가품·환불 논란이 반복되면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고 시장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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