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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시진핑, '한반도' '비핵화' 언급 없이 '北과 전략적 협조' 강조

등록 2026.06.08 10:58:46수정 2026.06.08 11: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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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방북 노동신문 기고 글에는 '조선반도 문제' 6차례 등장

이번 기고에는 북한의 '전략적 파트너' 역할에 초점

경제협력도 예고…"제재 문턱 넘는 협력 암시 가능성"

[베이징=신화/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북중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했다. 2026.06.08.

[베이징=신화/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북중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했다. 2026.06.08.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에 맞춰 노동신문에 실은 기고문은 북중관계를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시 주석이 8일 북한 노동신문 1면에 기고한 글에는 비핵화 문제 등 남북관계나 한반도 정세관리 관련 표현이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북중 간 전략적 협조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재확인하며 흔들림 없는 대미 공동전선 구축을 예고했다.

직전 방북인 2019년 6월 기고 글에는 '조선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는 것을 지지한다' 등 '조선반도(한반도)' 표현이 6차례 등장했다.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넉달 만에 이뤄진 당시 방북 때만 해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불씨가 남아 있을 때였다.

7년 사이 북한은 '핵보유국'을 자처하며 연일 핵무력을 고도화하고, 남북관계는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해 대화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남북대화에 비해 북미대화는 그나마 여지를 두고 있지만,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진전이 쉽지 않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듯 시 주석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대항하는 반미(反美) 전선을 공고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 주석은 북중 두 나라가 '사회주의 길을 함께 걷는 동행자'이자 '피로써 위대한 전투적 친선'을 맺은 관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쌍방은 호상(상호) 국가주권과 안전, 발전이익을 수호하는 것을 견결히 지지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녕, 국제적인 공평과 정의 그리고 전후 국제질서를 공동으로 수호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사회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국전쟁(6·25전쟁)을 매개로 한 혈맹관계를 유지하면서,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자는 논리 전개다.

북한이 단순한 우방국을 넘어 중국에 꼭 필요한 전략적 파트너임을 강조했다고 해석된다.

미중 경쟁 속 북중러 밀착이 심화하는 가운데, 북중관계가 한반도 차원을 넘어 대미 견제 전략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보여준다.

중국 주도의 다극질서 구축을 위한 구상인 글로벌 안보 구상(GSI), 글로벌 발전 구상(GDI), 글로벌 문명 구상(GCI), 글로벌 거버넌스 구상(GGI)을 소개하며 북한의 역할을 부각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의 다극화와 보편적 혜택과 포용적인 경제 세계화를 공동으로 추진하며 4가지 전지구 발기를 실천에 구현하고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을 함께 손잡고 추동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의 핵보유와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을 우회적으로 용인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시 주석은 "서로가 자기 나라의 실정에 맞는 사회주의 길을 따라 나아가는 데 대해 지지해줌으로써 두 나라의 정치적 안전을 확고히 수호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은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가 인정하는 공식 핵보유국인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북핵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제스처를 취할지 주목된다. 시 주석이 공개적인 북핵 '용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일정 부분 묵인하는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역대급 합의'라고 부를 만한 파격적인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중국은 적어도 상당 기간 비핵화가 아니라 핵을 가진 북한을 대미 견제 등에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하느냐로 초점을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경제협력을 시사하는 내용도 담겼다.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행사해 제재 통과를 저지할 수 있다. 국제사회는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에 협조하지 않고, 추가 제재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시 주석은 "두 나라의 발전전략을 결합하고 각 분야의 협조 잠재력을 동원하며 기회를 함께 나누고 공동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에서 접경지역 경제개발·협력, 중국인의 북한 단체 관광, 중국의 두만강 출해권(바다로 나갈 권리), 교역 확대 등이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 대교 개통이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순 교역 확대를 넘어 북한의 국가발전계획과 중국의 5개년계획·현대화 노선을 제도적으로 연계하겠다는 한 단계 높은 협력 의향을 시사한다"며 "제재의 회색지대나 제재의 문턱을 넘는 북중 경제협력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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