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상선 공격에 중동 위기 재확산…美, 공습·제재로 맞대응(종합)
등록 2026.07.08 10:17:53
미 고위관계자 "휴전 후 4~5배 규모 공습"…이란에 경고
방공망·미사일 기지 타격…제재 완화 철회에 유가 급등
휴전 흔들리며 에너지 공급망 비상…핵협상도 시험대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사진은 2026년 5월2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 해상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2026.07.01.](https://img1.newsis.com/2026/07/01/NISI20260701_0002175751_web.jpg?rnd=20260701204749)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사진은 2026년 5월2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 해상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2026.07.01.
국제 유가도 상승세로 돌아섰고, 지난달 성사된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및 핵협상도 다시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7일(현지 시간)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국제 수로에서 민간인들이 탑승한 상업 선박을 표적으로 삼고 공격한 데 대응해 일련의 강력한 타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란의 공격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휴전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밝혔다.
미 재무부도 지난달 22일부터 60일간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이란산 원유 판매 제재 면제를 철회했다. 이미 승인된 거래에 대해서만 오는 17일까지 유예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공습이 지난달 휴전 이후 실시된 다른 어떤 공격보다 4~5배 큰 규모로 이뤄졌으며, 이란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계획됐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다만 미국은 이번 군사 대응에도 불구하고 휴전 자체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최종 핵 합의를 위한 협상도 계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비공식 소통 채널을 구축하려 했지만 혁명수비대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고 전했다.
미국 당국에 따르면 미군은 시리크, 케슘, 반다르아바스 등 호르무즈 해협 인근 지역의 방공망과 해안 감시시설, 지대공 및 대함 순항미사일 기지, 드론 발사기지, 항만시설 등을 집중 타격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요충지인 아부무사섬과 툼브 제도도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공격은 전날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유조선 3척이 이란으로부터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은 데 대한 보복 조치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공격을 받은 선박 가운데 하나는 카타르 소속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알 레카얏'호로, 당시 오만 연안 해역을 운항 중이었다.
영국 해상무역작전국(UKMTO)은 오만 연안에서 한 선박이 미확인 발사체에 맞아 화재가 발생했고, 두 번째 유조선은 발사체 공격으로 선체가 손상됐으며, 세 번째 선박은 드론 공격으로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미국 관리들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대함 순항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이용해 오만 측 항로를 이용하던 선박들을 공격했으며, 미군이 일부 드론을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당국은 세 차례 공격 모두 인명 피해나 환경오염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국제 해상 항행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란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란은 미국의 조항 위반에 따른 결과를 엄중히 경고하며, 국익과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무부는 특히 석유 수출 제재에 대해 종전 양해각서 위반이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미국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란에서는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이 진행 중이며, 미국과 이란 간 핵협상도 장례 절차가 끝날 때까지 중단된 상태다.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교전 중단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가장 심각한 긴장 고조 사례로 평가된다.
당시 양측은 미국이 이란 항만 봉쇄를 완화하고 제한적으로 원유 판매를 허용하는 대신, 이란은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고 핵 프로그램을 현 상태로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 미국은 이를 바탕으로 60일간의 외교 협상을 통해 최종 핵 합의를 추진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상선 공격으로 미국이 제재 완화 조치를 철회하면서 이란이 얻었던 가장 큰 경제적 유인도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미국 관리들은 하메네이 장례식과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란이 상선을 공격한 데 대해 예상보다 훨씬 강경한 행동이었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고 WSJ는 전했다.
국제 해운업계도 우려를 표했다.
해양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는 "이번 사건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가장 중대한 안보 사건"이라며 "지역 안정성과 해상 무역, 글로벌 LNG 공급망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합동해상정보센터(JMIC)는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도를 '상당함'에서 '심각함'으로 상향 조정하며 추가 공격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해양정보업체 윈드워드(Windward)의 아미 다니엘 최고경영자는 이란이 선박들을 자국 해역 가까이 유도한 뒤 통행료를 부과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뉴욕타임즈(NYT)에 "선박들이 이란 해협 가까이 항해하도록 유도한 다음 통행료를 부과하려는 매우 치밀하게 계획된 전략"이라고 밝혔다.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량은 휴전 이후 점차 회복돼 하루 30~60척 수준까지 늘어났지만, 최근 공격으로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쟁 이전에는 하루 100척 이상이 이 해협을 통과했다.
국제 유가도 즉각 반응했다. 브렌트유는 7일 종가 기준 배럴당 74.16달러로 약 3% 상승한 데 이어 미국의 제재 면제 철회 발표 이후 한때 배럴당 76달러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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