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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증시는 선진국, 제도는 신흥국…FT "외환위기 후유증이 발목"

등록 2026.07.09 15:05:11

역외 원화시장 개방 지연에 MSCI 선진국 편입 또 불발

코스피 2년 연속 세계 최고 수준 랠리에도 원화시장 규제는 그대로

FT "시장 성과보다 투자 환경이 문제"…구조개혁 필요성 지적

[서울=뉴시스] 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한국 코스피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세에 힘입어 지난해 초 이후 세 배 가까이 상승했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6.07.09.

[서울=뉴시스] 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한국 코스피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세에 힘입어 지난해 초 이후 세 배 가까이 상승했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6.07.09.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한국 증시가 2년 연속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30년 전 외환위기의 후유증이 선진국 시장 지위 회득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한국 코스피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세에 힘입어 지난해 초 이후 세 배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나 한국이 10년 넘게 추진해온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지난달에도 불발됐다.

MSCI는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이 여전히 부족하며 특히 역외 원화시장이 완전히 개방되지 않은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황세운 한국자본시장연구원의 연구위원은 "정부는 아직도 'IMF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있다"며 "역외 원화 거래를 허용하면 외환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원화 가치는 두 달 만에 절반 가까이 폭락했고, 외환 보유액은 수입 4~5일치를 충당할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한국은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외환시장 통제를 유지하며 거래 시간을 제한하고 원화 결제를 국내에서만 가능하도록 했다. 외환 보유액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늘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소수주주 권리 강화와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확대 등 자본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원화 가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외환시장을 전면 개방하는 데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정부는 옴니버스 계좌 도입과 24시간 원화 거래 허용 등 단계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결제는 역내로 제한하고 있다.

MSCI는 이 같은 개선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역외 원화 거래 부재와 공매도 결제 제도의 미비를 이유로 선진국 편입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역내 원화 거래만으로는 선진국 시장 수준의 유동성과 거래 환경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반도체 산업 성장에 힘입어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4조4000억달러로 독일과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8위 규모로 커졌다. 하지만 FT는 "문제는 시장 성과가 아니라 시장 접근성과 투자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규제 불확실성과 반복된 정책 번복이 선진국 지수 편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MSCI 결정 이후에도 외환시장과 자본시장 개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역외 원화 거래 허용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FT는 한국이 이미 FTSE러셀과 S&P다우존스에서는 선진시장으로 분류되고 있음에도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지연되는 것은 외환시장 개방과 투자 환경 개선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선진국 지위 획득만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지 않는다며, 배당소득세와 상속세 개편 등 기업의 주주친화 정책을 뒷받침할 보다 과감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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