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F1]법학도에서 '레이스 카툰' 작가된 박지연씨

등록 2013.10.04 08:00:00수정 2016.12.28 08:09:0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영암=뉴시스】송창헌 기자 = 전남 영암 F1 경주장 내 팀별 피트(Pit)에 설치된 배너판을 제작한 카툰 작가 박지연씨가 3일 레드불 팀 피트 앞에서 완성된 작품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 2013.10.04.   goodchang@newsis.com

【영암=뉴시스】송창헌 기자 =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리는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서킷에 가면 피트(Pit)라는 공간이 있다.

 메인그랜드스탠드 앞 그리드(스타트 장소)와 VIP공간인 패독(Paddock) 클럽 사이에 설치된 일종의 정비소로 각 F1 팀들이 머신을 점검하고 드라이버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곳이다. 경기 중 닳아진 타이어도 이 곳에서 교체한다.

 각 피트 입구에는 드라이버 22명의 출신국 국기와 드라이버 이름, 얼굴과 엔트리 넘버가 새겨진 길다란 배너판이 부착돼 있다. 길이 4m 높이 60㎝ 크기의 이 문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드라이버 캐리커쳐.

 포털 인터넷만화(웹툰)와 모터스포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른 박지연(28)씨가 손수 제작한 작품들이다.

 한국 대회에서 'F1의 꽃'인 드라이버들의 캐리커쳐가 제작되기는 이번이 처음. "모 포털사이트에 F1 웹툰을 연재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F1 조직위원회 관계자가 그걸 보고 연락을 주고받은 게 계기가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제작 과정은 꼬박 한 달이 걸렸다.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한 뒤 디지털상으로 작화하고 액자 크기로 출력하기까지 적잖은 땀을 흘려야 했다.

 드라이버 개개인의 특징을 콕콕 집어내는 작업도 쉽진 않았다.

 "마크 웨버는 디테일이 많고 강한 인상 덕에 그리기가 편한 반면 로즈버그와 같은 미남형은 오히려 까다로웠어요. 그로장은 항상 웃는 낯이고, 키미 라이코넨은 독특하고 카리스마가 있어요."

 미술이나 디자인을 전공했을 법 하지만, 박씨는 성균관대 법대를 나온 법학도였다. "그림 그리는 것을 워낙 좋아해 더 늦기 전에 진로를 틀었다"고 했다.

 그런 박씨의 F1 사랑은 코리아 그랑프리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광고 콘티와 일러스트 작가로 생활하던 그가 레이싱에 눈을 뜬 것은 지난 2010년. 한국에서의 첫 F1을 우연히 TV로 지켜보던 그녀는 단숨에 시속 300㎞로 질주하는 F1 머신의 매력에 푹 빠졌고, 이후 1년동안 빠짐없이 F1 그랑프리를 애청했다.

【영암=뉴시스】송창헌 기자 = 전남 영암 F1 경주장 내 팀별 피트(Pit)에 설치된 배너판을 직접 제작한 카툰 작가 박지연씨가 3일 '디펜딩 챔피언' 세바스찬 베텔에게 자신이 제작한 캐리커쳐를 선물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3.10.04. (사진=F1 조직위원회 제공)  goodchang@newsis.com

 "베텔이 어린 나이에, 또 그토록 짧은 기간에 말도 안되는 기록을 세우는 것을 보고 너무나 놀랐다"는 그는 그 길로 F1 웹툰을 그리기 시작했다.

 반픽션 다큐멘터리 형태의 '일요과속극장'이라는 작품으로, F1의 역사와 상식, 숨은 뒷얘기를 사실적이면서도 위트 넘치게 묘사해 금새 마니아 독자층까지 형성됐다. 독자 후원 방식의 클라우드 펀드를 통해 어느덧 60회 가까이 제작됐다.

 최근에는 국내 최정상급 레이싱팀인 'CJ 레이싱팀'의 일상을 재미나게 묘사한 연재만화 '개러지툰'으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F1에 빠져서, 레이싱에 미쳐서 뒤늦게 뛰어든 '레이싱 카툰'이지만 이제 모터스포츠는 그녀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동반자가 됐다.

 TV로 F1을 처음 만났던 그녀는 이듬해 직접 갤러리가 됐고 지난해에는 미디어 운영요원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올해는 당당히 조직위원회 스태프로 꿈의 레이스를 뒷받치고 있다.

 "레이싱 카툰의 1인자가 되고 싶다"는 그녀는 4일 "전문가적인 시각이 아니고서도 누구나가 F1과 모터스포츠를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작업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림과 글을 접목하고, 웹툰과 비(非) 컴퓨터 분야를 혼용하는 이른바 '융복합식 카툰'도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고 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