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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 DJ가 뚫었던 '핫라인'···文대통령 재개통 '눈앞에'

등록 2018.04.04 14: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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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7일, 핫라인 위한 실무회담···회담 전 통화 이행 위해 속도전
 2000년 정상회담 합의 후 4일만에 설치·개통 전례도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18년 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남북 정상회담의 산물이었던 '핫라인'이 재개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세월이 흘러 핫라인 개통의 주역들이 모두 세상을 뜨고 없지만 남한과 북한의 대를 이은 정상들이 남북관계를 상징하는 '핫라인' 구축에 합의하면서 소통 채널을 하나 늘린 것이다.

 북한은 오는 7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남북 정상 간 핫라인 개설을 위한 실무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다. 정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북한이 제안한 7일 통신 실무회담을 수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통신 실무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였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면담 후 합의한 내용에 대한 이행방법을 논의하기 위한 차원이다.

 정 실장은 지난달 6일 기자회견을 통해 6가지 합의사항으로 요약된 방북 결과를 설명하면서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 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간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했으며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남북은 실무선에서 핫라인 설치에 필요한 사항을 조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산하 운영지원분과에서 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는 남북 정상간 세 번째 '대좌(對座)'를 앞두고 개통을 앞두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정상회담 결과물로 핫라인을 얻은 것이 아니라 핫라인 구축을 통해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할 수 있어 과거와 출발선부터 다르다 할 수 있다.

 구축된 핫라인을 통해 정상회담 이전에 언제든지 내밀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많은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진하게 묻어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특사 교환을 통해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큰 틀에서의 의견을 주고받은 적은 있지만 직접 의견을 나누지는 못했다. 27일 정상회담이라는 첫 대면의 자리를 앞두고 서로에 대한 탐색전 차원에서 핫라인 통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성사 전 당시 임동원 국정원장에게 방북을 지시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객관적 인물 평가를 확보하라는 임무를 부여한 것도 탐색의 성격이 짙었다.

 1년 전인 1999년 6월 금강산 관광객 억류사건을 겪으면서 정상간 비상연락망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느낀 것도 핫라인 구축 타진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우발적 상황을 예방하거나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정상간 소통채널이 절실했지만 긴급 메시지를 전달할 수단이 없어 아쉬웠다는 소회는 임동원 당시 국정원장이 시간이 지나 펴낸 회고록 '피스메이커'에 등장한다.

 임 전 원장은 "대단히 안타까운 것은 서해교전 때도 물론 그랬지만 긴급상황이 발생할 때 남북 당국간에 의사소통을 하고 사태 악화를 예방할 수 있는 핫라인이나 채널이 없었다는 점이었다"며 "그래서 이럴 때마다 우리 정부는 민간기업을 통하거나 라디오방송을 통해 긴급메시지를 전달하는 수 밖에 없었다"고 적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6월1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 말미에 핫라인 개설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김 위원장이 김 대통령의 제안에 동의하며 핫라인 개통이 이뤄졌다.

 김 대통령은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임 원장을 평양에 보내달라는 김 위원장의 요청이 있자 기다렸다는 듯 핫라인 개설 얘기를 꺼냈다.

 김 대통령은 "뭔가 중요한 문제가 생기면 우리 두 정상이 직접 의사소통합시다. 이 기회에 두 정상 사이의 비상연락망을 마련하는 게 어떻겠습니까"라고 제안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그렇게 합시다"라고 동의했고, 그로부터 나흘만에 핫라인 구축이 이뤄졌다.

 임동원 원장은 회고록에서 당시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만들어진 두 정상 사이의 비상연락망은 '국민의 정부' 마지막 날까지 계속유지되면서 남북문제 해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며 "개인적으로는 이 핫라인의 개설이야 말로 정상회담 최대의 성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이라고는 하지만 청와대에 내부에 직통 전화가 있어 두 정상이 직접 목소리를 주고 받은 형태로 운영됐던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노무현정부 당시 국정원장을 지낸 김만복 전 원장이 2015년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전화기는 국정원에 설치됐었고, 북측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김정일 위원장의 뜻으로 생각하고 당시 노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형태로 운용됐다.

 하지만 핫라인은 이명박정부 들어와서 천안함 사태 등을 거치면서 남북관계는 급경색됐고 이런 과정 속에 정상간 핫라인은 완전히 단절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이 이번에 개설하면 김대중-노무현 정부 이후 끊겼던 남북 정상간 핫라인의 맥을 잇게 된다.

 이미 27일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첫 정상통화를 하기로 합의한만큼 7일 통신 실무회담 이후 실제 설치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중 대통령 때는 남북 정상회담 후 나흘만에 개통을 끝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시기를 비롯한 청와대가 염두에 두고 있는 구체적인 정상 간 핫라인 구축방법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실무회담을 우선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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