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리는 엘리엇…삼성 때와 차이는?
약한 고리 파고드는 기습공격 같아
적은 지분·모호한 요구는 다른 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공개적으로 반대, 삼성그룹을 뒤흔든 후 3년만에 엘리엇이 다시 등장하면서 현대차그룹은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허점을 파고들어 이익을 취하는 성향, 기습적 공격, 수익률 극대화라는 분명한 목표 등은 3년 전 삼성 때와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1%대의 적은 지분율,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평가, 구체적이지 않은 요구조건 등은 그 때와 다르다.
3년전 삼성과의 전쟁을 벌였던 때와 '같은 점', '다른 점'을 정리해봤다.
◇같은 점…약한 고리 파고드는 수법
엘리엇은 이번에도 현대차그룹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현대모비스의 인적분할 주주총회,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모비스의 외국인 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47.94%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의 없이는 통과가 쉽지 않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에게 모비스 주식을 양도하고, 기아차는 정 회장 부자로부터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매입해야 하는데 현대차와 기아차의 외국인 지분율 역시 45.17%, 37.47%로, 외국인 주주들의 반발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 주요 계열사들은 지배구조 개선을 앞두고 5월 주주총회를 예정하고 있다. 엘리엇이 주총을 앞둔 절묘한 시점에 목소리를 낸 것은 현대차그룹의 약점을 최대한 파고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같은 점…기습공격·수익률 극대화 의도
엘리엇은 4일 홍보대행사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언론을 통해 현대차그룹 3형제(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지분 10억달러(약 1조50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음을 밝혔다. 3년 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반대할 당시 보도자료를 냈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엘리엇의 현대차 그룹 지분은 1%대로, 주주명부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율이 아니었고, 엘리엇의 존재를 알지 못했던 투자자들은 화들짝 놀랐다.
엘리엇의 최대목적이 '수익률 극대화'라는 것도 3년 전과 같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은 '지배구조 개선', '주주가치 제고' 등 명분을 내걸지만 목적은 하나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엘리엇이 주가 차익이든 배당이든 자신들이 확보한 지분으로 최대한 많은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그것이 바로 '행동주의 투자'다.
◇다른 점…적은 지분·더 커진 운용자산
3년 전 삼성 때와 다른 점은 엘리엇이 보유한 지분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에는 너무 적다는 점이다. 엘리엇이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현대차그룹 3형제(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지분 10억달러(약 1조500억원) 지분은 현대차 3사 시가총액의 1.4% 수준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할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을 7% 넘게 보유해 국민연금, 삼성SDI에 이은 3대주주였다. 당시 엘리엇은 소송을 불사하며 판을 엎으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당히 낮은 수준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는 만큼 파괴력이 당시보다 낮을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엘리엇은 훌쩍 더 컸고 두 개의 다중 투자전략 펀드를 통해 미화 39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다. 현대차로서는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다른 점…긍정평가·모호한 요구
3년 전과 가장 다른 점은 엘리엇이 현대차에 대해 "출자구조 개편안이 고무적이다. 회사와 주주를 포함한 이해 관계인들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소 긍정적 표현을 썼다는 것이다.
현대차에 ▲계열사별 기업경영구조 개선 ▲자본관리 최적화 ▲주주환원 정책 등을 세부적으로 밝혀줄 것을 요구한 것도 그 때와 다르다.
삼성 때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 했을 뿐 아니라 합병 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다.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고 믿는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반대 여론전을 위해 홈페이지까지 개설했다.
또 삼성전자 분할, 30조원 현금 배당, 미국 상장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엘리엇이 당시에 비해 노회해졌다고 평가한다. 각 단계별로 치밀한 시나리오를 짜두고, 현대차가 제대로 응답하지 않을 경우 태세를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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