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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직 근로자 '징계'라며 생산직 보낸 회사…法 "근거 없는 보직이동, 위법"

등록 2026.04.27 07:00:00수정 2026.04.27 0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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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로 정직 1개월·사무직→현장생산직 보직 변경

法 "규칙에 없는 보직이동은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서울=뉴시스] 사내 징계 규칙에 규정돼있지 않다면 회사가 근무자를 징계 차원에서 보직 이동시키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 서울행정법원 로고. (사진=뉴시스DB) 2026.04.2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내 징계 규칙에 규정돼있지 않다면 회사가 근무자를 징계 차원에서 보직 이동시키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 서울행정법원 로고. (사진=뉴시스DB) 2026.04.2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징계를 이유로 사무직 근로자를 생산직으로 보직 이동시킨 회사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징계는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조치인 만큼 내규에 근거를 둬야 하는데, 내규에 없는 종류의 징계를 내린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진현섭)는 최근 근로자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징계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B 회사에서 생산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사무직 근로자였다.

B사는 2024년 5월 ▲문서 조작 및 허위 보고 ▲사문서 누설 및 유출 ▲월권 ▲정당 업무지시 거부 등을 사유로 A씨에게 정직 1개월 및 보직변경 징계를 처분했다.

징계 처분에 따라 B사는 2024년 6월 보직변경 사유를 '징계통보서에 따른 징계양정'으로 해서 A씨의 보직을 '사무직(생산관리)'에서 '현장 생산직(조립/시험반)'으로 변경하는 인사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A씨는 해당 징계는 "부당 징계 및 부당노동행위"라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구제 및 재심을 신청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번 소송을 냈다.

지노위는 당초 "(A씨의) 보직 변경은 인사명령에 불과해 징계라 볼 수 없다"며 구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중노위도 같은 이유로 기각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과장 직책을 상실했고 고정적인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지 못하게 되는 등 실질적인 불이익을 입었다고 판단, B사의 처분을 "징계 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징계 규칙에 보직 이동이 규정돼 있지 않아 해당 징계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사의 취업규칙은 징계의 종류로 견책, 감급(급여를 줄임), 출근정지, 징계해고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내부 규정상 보직변경을 징계의 종류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징계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므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징계종류로 명시돼 있지 않은 징계처분을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봐야 한다"며 "아무런 근거 규정 없이 징계하면서 보직변경을 징계 처분에 포함한 것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A씨의 징계 사유 중 '사문서 누설 및 유출', '월권 행위'만 정당한 징계 사유로 인정하고, '문서 조작 및 허위 보고'와 '정당 업무지시 거부'는 정당한 징계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보직 변경이 위법할 뿐 아니라, 일부 징계 사유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B사가 다시 징계 처분을 한다고 해도 정직 1개월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보직변경이 위법한 이상 B사의 A씨에 대한 징계는 전부 위법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노동조합의 간부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기 위해 B사가 징계했기 때문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징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본다"며 "재심 판정 중 부당징계에 관한 부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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