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트럼프 일방 독주에도 집단방위 재확인…유럽은 '脫미국' 시동
등록 2026.07.09 14:22:55수정 2026.07.09 14:38:45
트럼프 냉온탕 행보 지속…그린란드 통제권·스페인 무역관계 단절 압박
나토, 우크라 지원 확인…트럼프, '우크라 카드 없다…→전쟁 잘해" 선회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7.09.](https://img1.newsis.com/2026/07/09/NISI20260709_0001417910_web.jpg?rnd=20260709025918)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7.09.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32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7~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나토 근간으로 꼽히는 '집단 방위' 약속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유럽은 장거리 정밀 타격 미사일을 독자 개발하기로 하는 등 '유럽 중심 나토'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5% 증액을 거부한 스페인과 무역관계 중단을 선언하고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의 통제권을 주장하는 등 유럽 동맹국을 향한 일방 행보를 이어갔다.
나토, 집단방위 약속 재확인…"불필요 하지만 트럼프 행보에 필요"
이어 "하나에 대한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이다. 우리의 단결, 연대, 집단적 힘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들로 이뤄진 우리 동맹의 10억 시민을 위한 평화, 안보, 번영의 기초로 남아 있다"며 "우리는 억제와 방어를 위한 전방위적 접근 방식을 계속해서 고수할 것"이라고 했다.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는 1949년 수립된 집단방위 합의에 대한 재확인은 불필요해 보일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나토와 유럽 동맹국, 캐나다에 대한 약속에 의문을 제기해온 것을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타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를 시대에 뒤떨어진 조직이라고 비판하면서 집단방위 조항을 지키겠다는 명시적인 확약을 하지 않았다. 미국의 방위비 부담이 과도하다면서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는 회원국을 보호하지 않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유럽은 미국의 집단방위 의지가 약화된 것 아니냐고 우려해왔다.
유럽과 캐나다는 앙카라 정상회의에서 방위비 증액 이행 실적과 지출 목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했다. 앙카라 정상회의 공동 선언문에는 유럽과 캐나다가 지난해까지 핵심 방위 수요 투자를 1390억 달러 이상 증액했고 500억 달러 이상의 방위비를 신규 조달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했다.
프리드리히 메츠르 독일 총리는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사람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들었고 마지막에 '회의장에 사랑이 넘치고 있다(feeling of love in the air)'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유럽인들의 무임승차는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그들은 '각하,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고 말했다. 그 방에는 엄청난 단결이 있었다. 사랑이 있었다"며 "이번 정상회의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유럽, 트럼프 나토 흔들기에 '탈미' 고민…마크롱 "미국 대체할 것"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12개국은 앙카라 정상회의 기간 독자적인 '장거리 정밀 타격(Deep Precision Strike)' 미사일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500억 달러(약 88조원)을 투입해 향후 10년 이내 최대 2000㎞ 거리의 목표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공동 개발 프로젝트는 영국이 주도하며 미국은 참여하지 않는다. 미국제 군사 체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구상 중 하나로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토마호크 미사일의 독일 배치 계획을 취소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일부 국가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 시스템에 대한 지출을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8일 기자들에게 "우리가 더 많은 돈을 지출한다면 그것은 비(非)유럽 시스템에 쓰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프랑스와 유럽 이웃 국가들은 미국이 나토에서 철수하는 군사자산을 대체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냉온탕 발언 지속…그린란드 통제권·스페인 무역관계 단절 압박
그는 앙카라 도착 첫날 레지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담에서 "그린란드는 덴마크가 아니라 미국이 통제해야 한다"며 "동맹국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국이 러시아 대응을 위해 유럽 방어에 돈을 쓸 필요도 없다. 유럽 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토에 매우 실망했다. 친구이자 강력한 지도자가 있는 튀르키예에서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면 불참했을 수도 있다"며 "이탈리아도, 독일도, 프랑스도 우리를 거절했다.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쓰고 있는데 그들은 우리를 위해 그 자리에 없었나. 우리는 항상 그들을 위해 그 자리에 있었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군은 유럽 전역에 8만명 가량을 주둔하고 있다. 나토 동맹국들은 미군을 유럽 방위의 핵심 축이자 공격에 대한 억지력,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이 원조에 나서겠다는 약속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9일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기자들에게 "스페인은 나토에서 형편없는 파트너다. 참여하지도 않고 비용도 지불하지 않는다"며 "나는 스페인과 아무 관계도 맺고 싶지 않다. (서로 간의)방문을 포함한 모든 스페인과 무역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5%를 국방 관련 비용으로 지출한다는 목표 이행을 거부하고 있는 유일한 나토 회원국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란전쟁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고 미군의 스페인 기지 사용도 불허했다.
유럽은 발끈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8일 나토 정상회의 전 기자들에게 "그린란드는 물론 팔 대상이 아니다"며 "우리는 주권국가이며, 모두가 우리의 영토 보전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로프 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통상 담당 대변인은 "EU는 회원국들의 이익이 완전히 보호되도록 언제나 보장할 것"이라며 "그린란드의 미래에 관한 결정은 그린란드인들과 덴마크인들이 내릴 문제"라고 비판했다.
나토, 우크라이나 지원 확인…트럼프, 젤렌스키에 '카드 없다→전쟁 잘해' 입장 선회
트럼프 대통령은 앙카라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 생산 면허를 내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전쟁을 매우 효율적으로 해내고 있다"고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는 더 이상 가진 카드가 없다"고 조롱한 바 있다.
![[앙카라=뉴시스] 조성봉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7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주최 환영 만찬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나토 제공) 2026.07.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08/NISI20260708_0021354900_web.jpg?rnd=20260708103837)
[앙카라=뉴시스] 조성봉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7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주최 환영 만찬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나토 제공) 2026.07.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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