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장은 정부"…돌봄노동자들, 복지부 등 교섭 요구
'노란봉투법' 시행…민주노총, 57개 원청에 공동 교섭 요구
"정부가 수가·인건비 기준 결정"…사용자성 인정 촉구 나서
노동부, 해석지침서 "법·예산 관련 지도·감독은 사용자 아냐"
부처 “법적 검토 필요”…공공부문 사용자성 판단 쟁점 부상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6.03.10.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10/NISI20260310_0021203185_web.jpg?rnd=20260310153436)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6.03.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요양보호사와 아이돌보미 등 우리 사회 '돌봄노동자'들이 정부 부처 장관들을 상대로 정식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수가를 결정하는 주체가 정부인 만큼 장관들이 '진짜 사장'이라는 취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돌봄노동자 진짜 사장 나와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건복지부·성평등가족부·교육부 장관을 포함해 57개 원청을 상대로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번 교섭 요구는 지난 10일 시행된 이른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에 따른 것이다. 개정법은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은 원청이라도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경우 하청 노동자와 교섭을 허용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 ▲사회복지사 및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노인생활지원사 ▲노인일자리 담당 ▲아동돌봄 ▲아이돌보미 ▲보육교사 및 보육대체교사 등 돌봄 관련 종사자들을 묶어 정부를 상대로 공동 단체교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돌봄노동자들은 정부가 수가를 통해 임금 수준과 인력 구조를 결정하고 있는 만큼 사용자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복지부·성평등부·교육부는 돌봄 및 사회서비스 현장의 지침 수립, 예산 배분, 인건비 가이드라인 결정 등을 통해 돌봄노동자들의 임금, 고용 형태 등 핵심 노동조건을 사실상 결정해왔다"며 "이들은 개정 노조법에 의거해 단체교섭에 응해야 할 실질적 사용자로서의 법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현욱 전국돌봄서비스노조 사무처장은 "정부가 고시를 통해 모든 장기요양기관의 인건비 비율을 정하고 있어, 요양보호사의 임금 관련 기준이 고시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며 "어르신 2.1명당 1명을 고용해야 하고, 간호사는 25명당 1명을 고용해야 하는 등 고용인원도 통제하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정부가 과연 본인들이 사용자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민간위탁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 소속 노동자인 박미진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부지부장도 "복지부가 인건비 기준과 시설 운영·보강 예산을 정하면 지자체는 이를 집행·관리하는 구조"라며 "노동조건 결정 구조의 정점에 있는 주체가 교섭에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3일 해석지침을 통해 공공부문에 대한 정부의 사용자성을 제한적으로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법률이나 국회가 확정한 예산 범위 내에서 근로조건을 집행하는 것은 공공정책의 결과"라며 "개별 노사 간 교섭의 직접 대상이 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전호일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돌봄노동자 처우개선 및 범정부 공동교섭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11.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11/NISI20260311_0021203995_web.jpg?rnd=20260311113237)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전호일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돌봄노동자 처우개선 및 범정부 공동교섭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11. [email protected]
교섭 요구 공문을 받은 부처들도 "면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호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10일에 복지부·성평등부·교육부를 상대로 공문을 보냈고, 이들은 사용자로서의 지위 인정 여부나 교섭 대상 내용 등에 대한 면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자신들이 진짜 사용자가 맞는지 자신들도 모르겠다는 취지다. 얘기를 들어보면 진짜 사용자인데, 노동부 해석지침을 보면 사용자가 아니라는 판단도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위원회든 판단지원위원회든 사용자성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이고, 이번 사안이 공공부문 전반의 사용자성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민주노총도 이에 대한 판단을 섣불리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출범한 노동부의와 노정협의체에서도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전 부위원장은 "원청 교섭 요구와 함께 노정협의체를 통한 논의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부처들의 회신 내용을 어떻게 판단할지내부 판단과 정부와의 협의 방향을 함께 조율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20일까지를 '돌봄노동자 집중행동 주간'으로 정해 공동투쟁 활성화를 추진하고, 21일에는 돌봄노동자 대회를 열어 여론화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어 4~5월에는 직종별·가맹별 원청교섭 기자회견 등 집중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경우 성실히 교섭에 임할 것이며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이 낮더라도 노동계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공공부문 근로조건 및 처우 개선 등을 위한 실효적인 방안을 협의·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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