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사일 쏜 날, 호주는 피지서 안보협정…"친구라면 위협하지 말라"
등록 2026.07.09 10:30:00수정 2026.07.09 10:50:25
中 SLBM 시험 발사에 태평양 섬나라 불안 커져
항로·해저광물·군사거점 걸린 남태평양, 미중 경쟁 새 전선으로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 해군이 6일 낮 전략 핵잠수함을 통해 태평양 공해상으로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발사 장면. 2026.07.07](https://img1.newsis.com/2026/07/06/NISI20260706_0021352565_web.jpg?rnd=20260707130022)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 해군이 6일 낮 전략 핵잠수함을 통해 태평양 공해상으로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발사 장면. 2026.07.07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중국의 군사적 존재감 확대와 이를 견제하려는 호주의 외교전이 남태평양에서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6일 피지 수도 수바에서 시티베니 람부카 피지 총리와 안보협정을 체결했다. 일주일 전에는 바누아투와 조약을 마무리했고, 다음 날에는 솔로몬제도에서 매슈 웨일 총리와 만나 교육·치안 지원을 발표했다.
호주의 이런 움직임은 태평양 섬나라들을 상대로 한 수년간의 외교전의 연장선이다. 개발 원조와 정상 간 친선 행보뿐 아니라 실제 효력을 갖는 방위조약과 안보동맹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겠다는 전략이다.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은 중국과의 태평양 경쟁을 “상시적 경쟁”이라고 표현해 왔다.
태평양의 14개 주권국은 인구와 면적은 작지만, 넓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갖고 있다. 이 지역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주요 전장이었고, 냉전기 핵실험 등 무기 시험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국제 화물이 오가는 주요 항로와 해저 광물도 걸려 있어 군사·경제적 가치가 크다.
호주는 역사적으로 남태평양 섬나라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호주가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본격적으로 경계하기 시작한 것은 2018년이다. 당시 중국이 바누아투에 군사기지를 세우려 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호주와 미국 등은 경계 수위를 높였다.
2022년에는 중국과 솔로몬제도 간 안보협정 초안이 유출되면서 중국 치안·안보 인력이 역내에 배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같은 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태평양 섬나라 여러 곳을 돌며 치안·해양협력·사이버안보 분야에서 중국의 역할을 넓히는 역내 포괄 안보협정을 추진했지만 각국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캔버라=AP/뉴시스] 호주 캔버라의 국회의사당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3.10.](https://img1.newsis.com/2026/03/10/NISI20260310_0001089920_web.jpg?rnd=20260707155344)
[캔버라=AP/뉴시스] 호주 캔버라의 국회의사당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3.10.
호주는 최근 2년 사이 나우루·바누아투와 조약을 체결했고, 파푸아뉴기니·피지와는 동맹 성격의 안보 협력을 맺었다. 피지와는 양자 협정 외에도 다른 국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평화의 바다 동맹’ 구상도 발표했다.
호주 로위연구소의 샘 로거빈 국제안보 프로그램 국장은 태평양 어디에든 중국 군사 거점이 생기는 것은 호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군의 작전 범위가 호주 해안 가까이까지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이들 협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중국의 태평양 영구 군사 주둔을 불가능하게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훨씬 어렵게 만들려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태평양 섬나라들과 동등한 협력을 추구할 뿐 군사기지 설치 의도는 없다는 입장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피지 협정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지정학적 경쟁을 하지 않으며 일방적인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태평양 섬나라 일부 지도자들은 그동안 강대국 경쟁을 원조와 투자를 끌어내는 기회로 활용해 왔다. 이런 외교 노선은 “모든 나라와 친구가 되되, 누구와도 적이 되지 않는다”는 말로 설명돼 왔다.
![[베이징=신화/뉴시스] 10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머내시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소가바레 총리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솔로몬제도가 양국 관계를 격상하고 경찰협력 등 9개분야에서의 협정을 체결했다. 2023.07.11](https://img1.newsis.com/2023/07/10/NISI20230710_0019952413_web.jpg?rnd=20230711085632)
[베이징=신화/뉴시스] 10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머내시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소가바레 총리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솔로몬제도가 양국 관계를 격상하고 경찰협력 등 9개분야에서의 협정을 체결했다. 2023.07.11
올리버 노베타우 로위연구소 태평양 섬 프로그램 국장은 이번 미사일 시험이 호주의 역내 외교에 힘을 실어줬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사일 시험은 태평양 국가들을 2차 세계대전 때처럼 자기 지역에서 벌어지는 강대국 경쟁의 구경꾼으로 밀어낸다”며 “앨버니지 총리는 그와 다른 선택지를 제시할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웡 장관은 “중국은 강대국답게 자기 이익을 계속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내 국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슈 웨일 솔로몬제도 총리는 더 이상의 미사일 시험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7일 “중국이든, 미국이든, 누구든 태평양 섬 지역에서 ICBM 시험을 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친구로 지내라. 하지만 우리를 위협하지는 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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